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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높은 배우 송용진이 선택한 뮤지컬 <셜록홈즈>

파트너 왓슨이 여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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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겸 제작자로 작품에 있어서는 한껏 눈 높은 송용진이 선택한 뮤지컬 <셜록홈즈>. 실제로 그는 완벽한 콘텐츠와 황홀한 음악, 실력 있는 스태프와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오랜만에 불평불만 없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하는 일이 더 많아졌죠. 하반기에 저를 비롯해서 저희 기획사 가수들의 앨범이 잇따라 나올 예정이라서 한창 녹음 중이고, 녹음실도 운영하고 있고요. 또 며칠 전에 제가 기획하고 직접 제작, 연출한 구로 인디록페스티벌이 끝났어요. 그것 때문에도 정신없었죠. 지금은 뮤지컬 < 셜록홈즈 > 연습하고 있고, 가을에는 영화 한 편 들어갈 것 같고(첫 영화도 동성애를 다뤘단다!), 뉴욕과 한국 스태프가 함께 공연을 만드는 일이 있어서 뉴욕에도 가야하고, 내년 2월에는 제 작품도 무대에 올려야 하고요.”

배우, 뮤지션, 제작자, 연출가. 송용진의 직함은 지난 16개월 동안 더욱 견고해지며 뿌리도 가지도 커졌다. 그런데 이렇게 바쁜 와중에 배우로서 심신이 고달플 게 당연한 국내 창작 초연작품에까지 발을 담그다니.

“셜록홈즈? 일단은 제목 듣고 솔깃했죠. 사실 창작인 데다 스태프도 모두 처음 들어보는 분들이라서 조금은 갈등했어요. 하지만 ‘셜록홈즈’라는 콘텐츠가 마음에 들었고, 시리즈로 가면서 2편, 3편에는 다른 사건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리고 연습이 시작되면서는 연출님에 대한 완벽한 신뢰감이 생겼어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셜록홈즈. 원작이 너무 강하면 관객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죠. 듣는 사람마다 ‘우와, 재밌겠다’라고 해요. 그런데 셜록홈즈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은 별로 없으면서 각자 만들어 놓은 이미지는 제각각이죠.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서 무대에 올라도 관객들마다 생각하는 이미지와 다를 게 뻔해서 부담이 커요. 하지만 배우로서 감이 있잖아요. 작품에 대한 믿음도 있고, 잘 될 것 같아요.”

관객들의 마음은 다분히 이중적이다. 원작과 많이 틀어지면 실망하면서도 뮤지컬만의 색다른 면을 기대할 것이다.

“그렇겠죠. 사실 1960년대쯤에 셜록홈즈를 콘텐츠로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만든 적이 있는데 며칠 만에 망했대요. 장르는 추리인데 노래가 들어가면서 발랄한 이미지가 돼버렸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뮤지컬이 여느 장르와 다른 건 음악이 있는 거니까, 결국 음악의 힘으로 추리가 되면 작품이 성공하겠죠. 저희는 처음 음악을 듣는 순간 모두 기립박수를 쳤어요. 실제로 오프닝 곡이 15분인데 그 안에서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까지 됩니다.”

소설, 영화, 드라마까지 수많은 셜록홈즈가 있지만, 뮤지컬은 초연인 만큼 송용진이 만든 홈즈가 하나의 지침이 될 것이다. 항상 기발하고 독특하고 강한 캐릭터만 맡아 왔던 송용진이 만들어가고 있는 홈즈는 어떤 모습인가?

“인물을 새롭게 만들어간다는 게 창작 공연의 큰 매력인데, 지금까지 했던 어떤 작품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캐릭터 때문에 이렇게 머리를 싸매 보기는 처음이에요. 연기도 스타일이 생기잖아요. 지난 한 달간 저만의 스타일을 고집해봤는데 아니더라고요. 새로 캐릭터 잡은 지 사흘째라서, 저도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하네요(웃음).”

함께 캐스팅된 김원준 씨는 어떤가?

“원준이 형과는 연속 더블 캐스팅이에요. < 라디오스타 > 때도 같이 했거든요. 그래서 바로 전화가 왔더라고요. ‘너 한다며, 나도 해? 말아?’ 그래서 형이 잘 생각해보라고 했어요, 쉽지는 않을 거라고(웃음). 원준이 형이 뮤지컬 경력이 많지 않은데 너무 어려운 작품을 만난 것 같다며 굉장히 열심히 해요. 그런데 받아들이는 속도가 무척 빨라서 놀랐어요. 저와는 많이 다른 홈즈겠죠.”





원작에서는 남자인 홈즈의 파트너 왓슨이 여자다.

“저는 끝까지 반대했어요. 사실 책에서는 홈즈와 왓슨 사이에 동성애적인 면이 살짝 깔려 있어요. 그게 또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인데, 연출님 생각은 좀 다르더라고요. 홈즈, 왓슨, 경찰에 범인까지 모두 남자면 음악이 너무 칙칙해진다는 거죠. 끝까지 반대했는데, 막상 여배우가 있으니까 확실히 음악적으로 풍성하더라고요. 게다가 워낙 연기를 잘하는 친구들이라서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송용진은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배우로서는 셜록홈즈에 몰입해 있지만, 또 다른 세포들은 자신의 작품을 생각하고 있다.

“이상한 뮤지컬 시리즈를 해마다 공연할 생각이에요. 올해는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내년 2월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데, 제목은 < 노래 불러주는 남자 >, 남자 모놀로그죠. 음악 하는 남자가 여자 친구에게 노래불러주는 내용인데, 로맨틱하고 예쁜 작품이에요. 그런데 이상해요. 제가 만든 건 평범하지 않잖아요, 예쁜데 이상하긴 해요(웃음).”

올해 나이 36살. 그 많은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지치고 힘들 때도 있죠. 며칠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 뭘 먹다 울었어요. 잠도 많이 못 자고 몸은 힘들고 ‘내가 뭐하고 있나’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다 제가 저지른 일이잖아요. 그래서 또 쿡쿡 웃었어요(웃음). 일단 저한테 딸린 식구들이 많아서 놀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어요? 다행히 결과물이 안 돌아오면 속상할 텐데, 금전적인 부분을 떠나서 했던 일들이 좋은 결과물로 돌아오니까 만족감과 성취감도 있고요. 그래서 항상 열심히 하자고 다짐하죠.”

인터뷰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내년에 송용진 씨를 다시 만나면 그는 얼마나 이뤄내고 또 무엇을 추진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배우 겸 제작자로 작품에 있어서는 한껏 눈 높은 송용진이 선택한 뮤지컬 < 셜록홈즈 >. 실제로 그는 완벽한 콘텐츠와 황홀한 음악, 실력 있는 스태프와 연기파 배우들이 뭉쳐, 오랜만에 불평불만 없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아서 코난 도일 이후 100년을 훌쩍 넘도록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셜록홈즈. 올 여름에는 언제나 열정과 자신감이 넘치는 배우 송용진이 만들어낸 홈즈를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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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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