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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국내 최초 백스테이지 투어 - 『오페라의 유령, 감동은 이렇게 완성된다』 설도윤

오페라의 유령… 백스테이지에는 무엇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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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을 사랑하는 오페라의 유령, 팬텀은 그녀에게 아름다운 노래와 명성을 안겨 주지만,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다. 크리스틴을 지키려는 라울은 사람들과 함께 팬텀과 맞서고자 한다. 이 삼각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사랑의 기쁨과 슬픔, 노래와 사랑에 눈먼 팬텀의 비극적인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오페라의 유령>, 이 뮤지컬을 보지 못한 사람이라도 메인 테마가 되는 「The Phantom of Opera」는 들어본 적이 있을 터. 소름 끼치게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볼거리로 세계 4대 뮤지컬 중에서도 첫 번째로 손꼽히는 뮤지컬이다. 오리엔테이션 겸, 일단 오페라의 유령이 갈아 치운 세계 기록을 살펴보자면,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 공연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전 세계 25개국 124개 도시에서 약 1억 명이 관람했다.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오페라의 유령, 팬텀은 그녀에게 아름다운 노래와 명성을 안겨 주지만,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다. 크리스틴을 지키려는 라울은 사람들과 함께 팬텀과 맞서고자 한다. 이 삼각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사랑의 기쁨과 슬픔, 노래와 사랑에 눈먼 팬텀의 비극적인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가장 먼저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아름다운 노래들이다. 오페라에 기반을 두어 높고 낮은 음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면서도, 뮤지컬 특유의 친숙한 멜로디까지 겸비하고 있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들은 그야말로 아름답다. 때론 다정하고, 때론 폭풍 같은 음악이 드라마틱한 극의 분위기를 한껏 달궈 놓는다. 각각의 역할로 완벽하게 분한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감동적이었다. 특히 팬텀 역의 윤영석이 메인 테마 곡을 부르며 크리스틴을 지하 세계로 데려가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팬텀은 크리스틴을 자신만의 세계로 이끌고 간다.
아름다운 음악과 무대배경이 화려하게 어우러지는 장면.


소문대로 화려한 무대와 특수 효과는 공연 내내 눈을 사로잡았다. 팬텀이 사는 어둠의 세계가 열리며 무대 위는 지하의 강물이 흐르고, 그 물길을 따라 팬텀과 크리스틴은 배를 저으며 무대로 나아왔다. 바닥에서는 수십 개의 촛불이 돋아나 빛을 밝히고, 오르간 트랙이 등장해 지하 세계를 완성했다. 그뿐이랴. 파티 장면에서 절정을 이루는 화려한 의상이 공연 내내 무대 위를 수놓았고, 20만 개의 유리구슬로 치장한 1톤 무게의 샹들리에는 객석 위에 매달려 있다가 무대로 낙하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관객은 소리 없는 아우성, 아니 탄성을 질렀을 테다. 물론 무대를 뒤흔들고, 객석까지 휘몰아치는 고음과 극적 분위기에 묻혀 들리진 않았겠지만, 매번 신비한 혹은 신기한 풍경들이 펼쳐졌으니까 말이다. 모든 일이 우연처럼 혹은 필연처럼 맞아떨어져 움직이고 발생하는 갖가지 효과들을 보고 있노라면, 무대 위는 차라리 스스로 운동하는 하나의 세계 같다. 130분 동안 객석에 앉아, 옆 사람의 얼굴도 채 보이지 않는 암전을 몇 번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무대가 바뀌는 것은 마치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문득 깜깜한 암전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무대 뒤의 풍경을 상상해보았다. 무대 너머, 백스테이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음악 연기 조명 디자인 …… 뮤지컬은 ‘종합 예술’

과연 화려한 무대 뒤의 풍경은 어떠할까? 2010년 1월 28일, 설도윤 프로듀서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감동은 이렇게 완성된다』 출간 기념으로 <오페라의 유령> 백스테이지 투어가 진행되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있는 일’이었던 만큼 독자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었고, 금단(?) 구역을 개방하는 만큼 진행하는 스태프들 역시 많은 준비와 긴장감 속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 편의 무대 막이 오르듯, 샤롯데 시어터 공연장의 문이 열렸다. 설도윤 프로듀서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한국에 오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들려주며 행사의 서막을 담당했다. “공연계가 <오페라의 유령>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이 작품이 초연된, “2001년 이후부터 국내 뮤지컬 시장이 크게 발전하고, 인력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뮤지컬은 특히나 장르의 벽이 높았다. 오페라 배우들이 뮤지컬을 하면 퇴출하겠다고 오페라단에서 엄포를 놓기도 했다. 내가 찾아가서 이 작품의 규모가 어떻고, 내가 이제껏 어떤 작품을 해 왔는지 설명하며 노여움을 풀어 드렸다. 그런데도 뮤지컬에 출연한다는 자체를 마음에 안 들어 했다. 그래서 오프닝 때 초대했는데, 보고 나서야 ‘뮤지컬이 이런 것이었어?’라더라.(웃음)” 이후 인정받는 음악계 사람들이 속속 뮤지컬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되려 이제는 “실력을 인정받고 스타로 거듭나는 등용문”으로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클래식컬한 공연 성격이 취향에 맞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이다. 뮤지컬 초보 관객에게는 입문용이나 마찬가지다. 오페라의 유령을 보지 않고는 뮤지컬을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설도윤 프로듀서는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투어 전 설도윤 프로듀서(왼쪽)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수헌 무대 감독.


현재 샤롯데 시어터에서 상영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은 오리지널 크리에이브팀이 참여하여, 한국어 대사를 제외하고는 오리지널 무대와 거의 흡사하게 연출하고 있다. “미국, 영국 공연과 한국 공연이 다른 것은 딱 한 가지다. 팬텀이 크리스틴을 데리고 지하 세계로 들어갈 때, 영?미 무대에서는 촛불이 아래에서 올라오는데, 한국에서는 양쪽에서 밀려나온다. 어려운 기술은 아닌데, 세계 투어 작품이다 보니 각 극장마다 바닥을 뚫어낼 수 없어 그렇다. 이것 말고는 100퍼센트 똑같다.”

백스테이지 투어에 앞서 설도윤 대표는,
“무대 뒤를 보고 나서, ‘이게 어떻게 세계적 공연이 된단 말이야?’ 하고 의아해 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무대가 화려하게 빛나는 만큼 무대 뒤는 어두울 테고, 각종 기계와 장치들로 즐비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92년 5월에 러시아를 방문했다. 막 개방을 시작했을 즈음이었는데, 볼쇼이 극장에 가 볼 기회가 있었다. 볼쇼이 발레단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는데, 무대 뒤를 보니 우리나라 70년대나 볼 법한 낙후된 조명기와 무대 재질에 뜨악한 적이 있다.(웃음) 뮤지컬은 종합 예술이다. 디자인, 조명, 음향 등이 어우러져서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뒤에 가 보면 멀쩡한 게 없을 거다.(웃음) 그것들이 과연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음악에 맞춰 조합이 되고 움직일까 상상해 보길 바란다.”


팬텀 손에 이끌려 지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크리스틴처럼!

“무대 감독은 현장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시하고 큐 사인을 보낸다. 공연이 시작되면 이 감독님이 극장 전체를 책임진다. 감독님의 사인이 없이는 막도 오르지 않고, 배우도 나오지 못한다.”는 소개를 받으며 이수헌 무대 감독님이 등장하셨다. 이날 백스테지의 안내를 맡아 주셨다. 이날의 백스테이지 투어는 아래와 같은 루트로 진행되었다.

백스테이지 투어 루트: 무대 앞 오케스트라 피트 → 무대 뒤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 막을 올리고 내리는 카운트 웨이트 시스템 → 간이 분장실인 퀵체인지룸 → 무대 위 → 분장실 라인 → 2층 객석

오호, 명칭만 들어서는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고? 이날의 감독님을 대신해 활자로 한 걸음 한 걸음 이끌어 보고자 한다. 눈을 번쩍 뜨고, 렛츠 고우!

<오페라의 유령>이 올라가는 샤롯데 시어터는 무대가 앞으로 돌출돼 있는 프로시니엄 극장이다. “객석과 무대를 너무 분리해 놓는다고 해서 20세기 연출가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던 극장이지만, 스펙터클한 효과를 주고, 관객에게 환상을 보여주기 좋은 극장의 형태다. 원근법을 기초로 디자인되어 깊이감을 표현해 내고, 극의 몰입도를 높여 준다.” 상설로 장치되어 있는 무대는, 구조물로 올려서 바닥 없이 떠 있는 상태다. 무대 아래에는 오케스트라 피트가 마련되어 있다. 웅장한 연주들이 바로 이곳에서 울려 퍼진다.

무대를 등지고 객석을 바라보며 이수헌 감독님이 설명했다.
“맞은편에 TV 모니터 두 개가 있다. 저 TV로 배우들이 지휘자를 보면서 노래의 타이밍을 맞춘다.” 더 흥미로운 것은 객석 중앙에 달린 적외선램프다. “암전되면 객석은 어둠뿐이지만, 무대 감독은 적외선램프를 통해 대낮처럼 환하게 공연장을 들여다볼 수 있다.” 무대 감독은 적외선램프를 통해 무대 전환과 배우들의 등?퇴장을 확인한다. 자, 이제 무대 뒤편으로 들어가 보자. 마치 오페라 공연이 끝나고, 거울 속으로, 지하 세계로 팬텀의 손에 이끌려가는 크리스틴처럼(!) 관객들은 이수헌 감독님의 안내를 따라 무대 뒤 속으로 총총 걸어 들어갔다.

배우들과 전 스태프들의 얼굴이 담겨 있는
Introduction board.


무대 뒤편은 무대 장치와 소품들로 빼곡하게 차 있었다. 극 중 소품으로 쓰이는, 드레스 입은 인형이 관절이 뒤틀린 채로 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고풍스러운 건물, 소품들이 풍겨 내는 으스스한 분위기와는 달리 미리 온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다음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무대로 향하는 통로 가까이에 바깥 상황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여러 대 설치되어 있었다. 스태프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인터컴 시스템, 분장실 배우들에게 상황을 알리는 모니터, 말 대신 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큐라이트 등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한쪽에 마련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극 중 사고가 났을 경우, 대처 방안을 일러주는 가이드도 걸려 있었다.

가장 무대 안쪽에는 막을 전환하는 카운트 웨이트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었다.
“무대 전환은 시소의 원리를 생각하면 된다. 무대 장치의 무게와 가까운 무게 추를 달아놓고, 스태프들이 당겨 적은 마찰력을 주는 식이다. 천장에 장치된 봉을 통해 무대가 오르락내리락 한다. 카운트 웨이트 시스템이라고 하는데, 이 극장에는 99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 중 <오페라의 유령>은 50개 정도가 사용된다.” 장치가 설치된 벽을 따라 걸어 퀵체인지룸으로 안내되었다. “여기는 간이 분장실이다. 배우가 들어오면, 의상팀, 분장팀, 가발팀, 음향팀 스태프 네 명이 달려들어 금세 배우의 옷을 갈아입힌다.”

무대 위로 걸어가는 길목에 드라이아이스를 만드는 LSG 스모그 머신이 보인다. 팬텀과 크리스틴이 무대 위에 배를 타고 등장할 때 아래에 깔리는 강물 효과 혹은 짙은 안개를 만들어낸다.
“공연 중에, 출연하지 않는 배우들은 무대 뒤에서 무얼 할까? 여기 마이크가 달려있다. 무대 뒤에 있는 배우들은, 화려한 군중 신에서 함께 노래를 불러준다.” 무대 위에서는 각종 장치가 밀려들어 오는 트랙을 살펴보고, 바닥에 난 구멍을 통해 촛불들이 솟아오르는 것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매 공연 엄청난 양의 가발이 손질된다.

무대 뒤 복도로 빠져나가면 분장실 라인이다. 드라이클리닝 룸, 의상실 등 배우가 변신(?)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공간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복도에 놓여 있는 거대한 오븐!
“가발을 쓸 때 왁스나 스프레이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오븐에 넣고 굽는다. 공연이 끝나면 세척을 하고, 가발팀이 펌을 말고, 찜통에 넣기를 매일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한쪽에서는 공연 의상을 수선하고 있기도 하고, 세탁기도 부지런히 좌우로 몸을 돌려 가며 움직이고 있었다.

배우 대기실 앞에는 공지사항 보드가 마련되어 있다. 스케줄, 행사 일정이 체크되어 있고, 배우들의 건강관리에 관련된 메모도 적혀 있다. 출퇴근을 체크하는 카드가 눈에 띈다. 종합 예술을 위해서는 서로에게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 설도윤 프로듀서가 처음 출퇴근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배우들에게 항의를 듣기도 했단다. “배우들은 공연하다 보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설앤컴퍼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배우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선의 공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거다. 그래서 출근기록시스템을 만들었다. 나를 위해 공연하는 게 아니라, 매번 처음 오는 관객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공연해야 하기 때문에 세 시간 전에 도착해야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세 시간은 분장을 하고 워밍업을 하는 시간이다. 공연 전 워밍업은 배우가 긴 일정의 공연을 다치지 않고 끝마치기 위해선 필수적이다. 이것 외에도 공지사항 보드에는 매월 생일자 명단이 적혀 있고, 찜질용 얼음도 상시 마련되어 있었다.

피아노가 마련된 발성실, 일정 조정과 회의가 진행되는 사무실을 지나 복도를 빠져나왔다. 객석 2층으로 올라가 전체적으로 공연장을 조망해 보기로 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두 시간 전, 스태프들이 막 장치를 내려두고, 조명기를 세팅하고 있었다.
<오페라의 유령>은 배우들을 포함해 매 공연 140명의 인력이 움직인다. 거대한 무대 장치를 보는 것만큼이나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분주한 스태프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것으로 이날의 투어 일정을 마무리했다.


좋은 관객이 좋은 공연을 본다

피르맹 역할의 김봉환 배우(왼쪽)와 설도윤 대표.


극 중 피르맹 배우 역할을 맡은 김봉환 배우를 만날 수 있었다. 김봉환 씨를 가장 대중적으로 설명하자면,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주제가(“우~아~”)를 불렀다고 하면 다들 알 테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이 초연되었을 때도 피르팽 역을 맡았던 분이다. 다시 같은 역을 맡을 만큼 이 작품의 어떤 점이 매력인가 물었더니, 여러 가지 요소가 이루어 내는 완성도를 꼽았다. “작품을 할 때 옷의 맵시가 참 중요한데, 이 작품의 의상은 정교하게 시대를 복원해 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러브 스토리를 음악으로 풀어낸 웨버의 음악성이 좋았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대중성과 완성도가 갖춰진 음악이라, 우리나라 사람들 정서에도 참 잘 맞는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이 작품을 몇십 번이나 보았다는 관객들이 있다. 실제로 가끔 무대에 섰을 때, 유난히 보이는 얼굴들이 있다.(웃음) 그럴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로비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설도윤 프로듀서와의 이야기는 두런두런 계속되었다. 그는 참석한 독자들에게 즐길 수 있는 관객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공연 제작뿐 아니라 관람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극장에서 어떻게 공연을 봐야 한다는 건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즐기겠다는 마음은 필요하다. 최선을 다해 즐기려면, 조금 더 시간을 할애해서 여유 있게 극장에 와야 한다. 좋은 관객이 좋은 공연을 본다. 일찍 와서 차라도 한잔 마시면서 기대도 하고, 마음도 열고, 인터미션 때는 공연에 대해 얘기하고, 공연 후에는 함께 온 사람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면서 충분히 즐길 수 있길 바란다. 늦게 도착하면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생기기 쉽다.(웃음) 서두르다 잘못 주차를 해서 차가 끌려가고, 늦어서 공연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배우들이 준비하듯 관객들도 여유 있고 즐거운 마음을 준비해 주셨으면 좋겠다.”

백스테이지 투어를 마치고, 질의응답 겸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백스테이지에는 무엇이 있었나? 백스테이지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각종 기계와 통신 장비들로 빼곡한 무대 뒤의 풍경 역시 놀라웠지만, 무대 뒤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하나의 공연을 올리기 위해 일분일초를 공유하는 스태프들의 풍경이었다. 막이 오르고, 커튼이 내려지는 그 순간까지 대부분의 모든 과정은 스태프들의 손을 거치고, 재빠른 사인과 민첩한 발동작을 요구하는 것들이었다. 뮤지컬이란 자고로 종합 예술이니까, 이들의 노고 역시 예술에 포함되는 게 아닐까. 공연의 완성도와 몰입도는 그들이 주고받는 큐 사인과 소리 없는 움직임에서 시작되는 것일 테니까. 이날 내가 백스테이지에서 본 것은 이런 것들이었다. 저녁 8시, 예정대로 모든 것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공연이 시작되었다. 공연이 끝나고, 열연한 배우들에게 감동에 겨워 박수를 높이 쳤지만, 이날만큼은 백스테이지의 스태프들을 향해 박수를 띄워 보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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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설도윤> 저11,400원(5% + 2%)

뮤지컬의 감동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뮤지컬 산업은 이제 영화 산업 못지않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 전세계에서 총 1억여 명의 관객이 관람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이미 블록버스터 영화보다 월등히 뛰어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뮤지컬 시장의 구매력을 확인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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