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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연회]최진기가 보는 2010년 경제전망? 그야말로 ‘가계의 위기’다!? - 『최진기의 생존경제』 최진기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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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때라고 말한다. 경제나 돈벌이에 직접 뛰어든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금이 어려운 때라는 걸 안다. 집에서 TV만 틀어놓고 있어도 지금의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것쯤은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나쁘다는 건가, 그걸 알아야 해결책을 강구하든 계획을 세울 텐데, 그런 정보는 절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최진기, 라는 이름은 사실 경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보다 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알려져 있다. 그의 본업은 학원 강사다. 유명해진 것은 경제 강의 때문이었고,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사회 문화, 그리고 본인이 가장 가르치고 싶어 하는 것은 철학이다. 경제 강의가 그에게 유명세를 안기고 많은 기회들을 주었지만, 그는 그것보다 본업인 강의를, 그보다 학생들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그저, 강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것, 쉽게 강의하는 것을 경제 분야에 도입, 사람들에게 쉽게 경제를 설명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2010년 1월 15일, 이 자리, 『최진기의 생존경제』 출간 기념 독자와의 만남이 있기 며칠 전, 그는 주부 대상으로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경제 강의를 하고 왔단다. “야학 7년에 학원 강의 10년 경력이기 때문에 눈높이를 잘 맞춘다.” 눈높이 강의의 비결, 이뿐 아니다. “대학원 다니며 좋은 선생님들 아래서 원서 공부를 많이 했다, 체계적으로 공부한 것이 바탕이 되었고, 무엇보다 강사 이전에 증권 회사에 다니며 실물경제를 익힌 것들이 합해져 시너지를 내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최진기만의 장점이고,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까닭이다.

어려운 때라고 말한다. 경제나 돈벌이에 직접 뛰어든 사람이 아니더라도, 지금이 어려운 때라는 걸 안다. 집에서 TV만 틀어놓고 있어도 지금의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것쯤은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나쁘다는 건가, 그걸 알아야 해결책을 강구하든 계획을 세울 텐데, 그런 정보는 절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의 말대로 이제 “경제를 알지 않으면 안 되는 때”이고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잘 알기 어려운 때”다. 최진기라고 경제를 독자의 입에 떠먹여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씹기도 어려웠던 경제를, 부드럽게 넘길 수 있게 웃으면서 들을 수 있게 설명 정도는 해줄 수 있다는 거다. 올해의 경제 전망, 최진기에게 들어보자.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고 외치던 최진기, 이번엔 『최진기의 생존경제』로 독자들을 찾았다.


가계와 정부, 기업을 대한민국 3주체라고 한다. 한국 경제를 분석하는 단위이기도 한데, 이게 과연 ‘한국’ 경제를 말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작년에 대기업 사정 나쁘지 않았다. 최대 매출 달성 소식이 간간이 들린다. 대기업이 좋아지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딱 하나다.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하기 좋아졌다. 환율이 높으니 물가는 올랐고 가계 사정은 당연히 나빠진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통합해서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대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IMF 사태 때다. 당시 대기업 부채비율이 400퍼센트를 넘었는데 지금은 200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재무가 가장 건전한 게 대기업이다. 그리고 산업이 좋다. 5대 산업이 뭔가? 철강, 반도체, 조선, 자동차, 석유 화학이다. 다섯 가지가 모두 기본 산업에 첨단 산업이 결부된 형태다. 이 중에 올해 나빠질 산업이 뭐가 있을까. 혹시나 조선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대기업의 가치는 나빠질 이유가 없다.

혹시 이 중에 주식 하는 사람이 있나?
(몇 명이 손을 들었다.) 대부분 주식을 하는 사람들? 30대 초중반 남성들이다. 이분들,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활발한 경제 활동을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주식을 제일 많이 한다. 40대 후반, 50대 초반쯤 되면 채권 투자, 부동산 투자로 넘어간다. IMF 당시, 30대 후반의 경제력은 더 좋아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노동시장이 유연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30대가 제일 선호하는 재테크 수단이 바로 주식이다. 수요가 있으니 당분간 주식은 불안하지 않은 거다.

이태백? 오륙도는 같은 말이 아닐까? 이태백, 20대 망가졌다. 오륙도? 50대 망가졌다. 이거 아닌가. 거꾸로 30대는 좋아졌다고도 볼 수 있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가 일도 잘하고, 인건비도 부담되지 않는 30대인 거다. 50대는 일은 잘하지만 인건비가 비싸고, 20대는 인건비는 싸지만 일을 못한다. 종신고용제도 없어졌으니, 공채는 줄이고, 30대를 스카우트하면 된다고 보는 거다.
“한 나라의 경제를 받치는 것은 제조업이고, 제조업을 받치는 것은 노동의 숙련화이다. 청년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짊어진 사람들이다. 10년, 20년 뒤에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될 그들이 어떤 노동의 질을 가졌느냐 하는 것은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20대의 숙련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방치되기만 한다면 10년, 20년이 지난 30대, 40대에는 전문 인력으로 나갈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결국 대한민국 경제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p.327)”

The crisis of the 가계

올해 상황에 대해 틀림없이 말할 수 있는 건 이거다. ‘The crisis of the 가계’. 요즘 정말 뼈저리게 느낀다. 내가 홈페이지로 학생들에게 상담 글을 받는데, 요즘 10개 글 가운데 하나가 집안이 어렵다는 얘기다. 가계는 급속도로 힘들어지고 있다. 몇 가지 지표를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엥겔 지수가 높아졌단다. 경제가 발전하는 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총 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는 건데,
(저소득 가계에서 높고, 고소득 가계에서 낮다는 통계적 법칙이 엥겔의 법칙이다.) 얼마나 경제 활동이 힘들어졌는지 보여 주는 거다. 또 가계 가처분 소득이 감소했다. 총 소득에서 세금과 이자(금융 비용)를 뺀 값이 가계 가처분 소득이다. 작년에 마이너스를 찍었다. 이뿐이랴. 더 끔찍한 뉴스는 사실상 실업자가 3백만 명이라는 소식이다. 경제활동인구가 3천만 명인데, 실업자가 12.5퍼센트다. 길 가다 만난 여덟 명 중에 한 명이 실업자라는 건데, 끔찍한 수치다. 그중 노동 강도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높다. 일하는 사람이 적으니까 그나마도 일하는 사람들은 뼈 빠지게 일해야 하는 거다.

올해 금리가 올라가고 나면, 빚을 많이 낸 기업들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바로 중소기업이 힘들다는 말이고, 이는 실업자의 증가로 이어진다. 금리 상승은 금융 비용이 커진다는 말인데, 곧 가계 가처분 소득의 하락을 의미한다. 빚은 늘고, 이자 부담이 커지는 거다. 가계 소득이 평균 500조인데, 가계 빚은 730조라는 통계가 나왔다. 결국, 전체적으로 가계 빚이 늘어나는 쪽으로 진행된다.


“GDP는 그 나라의 경제 규모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우리나라 GDP가 대략 1,000조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1년에 1,000조 원 정도 되는구나 하고 생각하면 된다.(p.277)” 작년에 GDP 성장률 1퍼센트를 달성했지만, 이것이 착시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GDP 구성을 살펴보자.

GDP = 민간 소비 민간 투자 정부 지출 순수출

이 중에 민간 소비와 민간 투자 비용이 하락했다. 작년의 경제 성장은 정부 지출과 순수출(수출비용에서 수입비용을 뺀 값)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값이 허상인 까닭이 바로 이거다. 정상적인 경제 발전이라면, 민간 소비와 민간 투자로 GDP가 늘어나야 한다. 그런데 정부 지출이 커졌다는 것은 세금을 많이 걷어 빚을 냈다는 것인데, 세금은 걷은 만큼 민간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니까, 작년의 정부 지출은 정부가 빚을 많이 졌다는 뜻이다. 올해 정부의 재정은 위기인가, 아닌가? GDP 대비 정부 부채가 40퍼센트라고 한다. 공기업 부채는 빠진 값이다. 엄밀히 말해 국민 연금 또한 부채가 아닌가. 나중에 돌려줘야 하니까 말이다. 그것까지 치면 부채는 100퍼센트를 넘는다.

정부의 재정이 빈약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단적인 예가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보자. 경영 부실로 민영화네, 자율성 차원이네 하며 매각한다고 했다.
“경영이 부실해서 민영화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인천 공항은 영업 이익 4,600억, 순이익 2,000억을 달성했다. 이 정도면 굉장히 우량한 회사이다. 인사 관리가 방만하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인천공항은 직원이 900명이고 6천 명은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일반 사기업도 그렇게는 못 한다. 사실 이러한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방만하다고 평가받을 기업은 아니다.(p.234)” 결국 고백한 셈이다. 돈 없어서 팔았다고.

이해하기도, 납득하기도 어려웠던 경제 이야기였지만, 저자는 쉽고, 유쾌하게 전달해 주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민간 소비다. 가계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기업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생존 경제’라는 건, 슬픈 제목이다. 경제의 메커니즘이 바뀌고 있고, 그걸 모르면 힘들어진다. 돈 벌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 나?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나도 이렇게 똑똑한 척하지만, 작년에 돈 벌었을까?(웃음) 내가 작년에 금을 사자고 소개했다. 내가 그 말을 할 때 금값이 31g당 700, 800불 할 때였다. 지금? 1,200불에 가깝다. 내가 샀을까, 안 샀을까?(웃음)

내가 분산투자를 하라고 말하지만, 나도 좋은 것 있으면 ‘몰빵’한다.(좌중 웃음) 농담이고, 당시 금을 샀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해서 어제 금을 다 팔았다. 금을 사서 돈을 벌었을까? 내가 살 때 환율이 1,500원이었는데, 지금은 환율이 1,100원이다. 금값은 올랐는데 환율이 떨어지는 바람에, 그야말로 본전치기였다.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와 연동해 가기 때문에, 원화와 달러화가 연동될 거라고 생각했다. 원화가 나빠지면 나빠졌지, 달러가 먼저 떨어질 줄은 생각 못했다. 그래서 달러로 샀다. 금값이 오르는 순간, 달러가 떨어졌다. 매일 똔똔!(좌중 웃음) ‘금 먹고 달러 깨지고’를 반복했다.

그럼 땅을 사면 어떨까? 땅은 더 위험하다. 아파트는 정보가 공개된 경쟁 시장인 데 비해, 토지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어 있지 않다. 일반인이 토지 정보 입수하기가 어렵다. 땅하고 아파트 중 어느 것이 사기 쉬운가? 아파트는 사고팔기 쉽고, 교환 비용도 적고, 정보도 얻기 쉽지만, 토지 시장은 어떤가. 어디 가서 무슨 땅을 살 건가.

그럼 채권시장은 어떨까? 10억이 없으면 못 들어간다. CD를 사겠나, 뭘 하겠나. 여러분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주식시장뿐인데, 그만큼 불공평한 시장은 또 어디 있나 싶다. 체급이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가진 정보와 우리가 가진 정보가 비교가 될까? 벤처기업 내부 정보와 우리 정보가 겨뤄지는가? 우리에게 내부 정보라는 게 있나? 이러니 싸움이 안 된다. 초급, 고급이 붙어 싸우는 게 주식시장이다. 이만큼 이제 돈 벌기가 어려워졌다는 거다.


기업의 부를 가계의 부로 돌려야 한다

결국 세계 경제의 어려움은 모두 빚 때문이다. 두바이가 왜 망했나. 두바이가 30만 명이다. 면목동인 셈인데,(좌중 웃음) 빚이 800억 불이다. 100조를 빚진 거다. 즉, 30만 명이 삼성전자 일 년 매출을 빚진 셈이다. 이걸 어떻게 갚나? 한 가구당 12억씩 빚을 지고 사는 꼴이다. 아이슬란드는 30만 명인데, 가구당 빚이 25억이다. 망할 수밖에 없는 거다.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도 가계 소비를 살펴보면 자명해진다. 소득보다 소비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20년을 살았다. 일본 경제는 왜 힘든가? 정부의 빚이 1년 GDP의 네 배다. 사태가 언제 터질지는 모르겠지만, 예견되지 않은 경제 위기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빚을 줄여야 한다. 허나 말처럼 쉽지가 않다. 가계 지출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부분은 세금과 금융 비용이다. 그다음으로 오는 것이 사교육비다. 무엇보다 공공에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개인이 감당하고 있는 게 많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비가 아닌가. 주부들에게 물어보자. 더 아낄 것이 있는지 말이다. 두바이는 무분별하게 호텔 짓다가 망하고, 아이슬란드는 선물 때문에 망하고, 미국은 아파트를 마구잡이로 사다 망했는데, 우리는 뭔가.

IMF 때를 생각해보자. 우리가 어떻게 극복했나. 그때 IMF 빚은 갚았다. 정작 누구 돈을 안 갚았나? 국민 돈은 안 갚았다.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지금 140퍼센트다. 그때는 가계가 건전했다. 0.7퍼센트 정도였다. 그랬기에 금 모으기가 가능한 거지, 이번 경제 난국에는 금 모으자는 얘기는 전혀 없다. 거꾸로 사 모으자는 소리는 들려도.(좌중 웃음)


IMF 위기는 대기업에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마땅히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대기업은 이를 회피했고,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어마어마한 공적 자금을 투여하며 죽어가는 대기업을 살렸다. 또한 IMF측의 요구에 따라 대기업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그것이 대량 해고로 이어지면서 서민의 가계는 더욱 힘들어졌다. 즉 대기업의 위기가 가계의 위기로 이어진 것이다. 바로 IMF를 ‘위로부터의 위기’로 정의하는 이유이다.(p.103)

IMF를 기점으로 가계의 부가 기업의 부로 넘어갔다. 그러므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그 부를 다시 가계로 돌리는 수밖에 없다. 이런 과정이 없이는 결국 기업도 쓰러진다. ‘포드주의적’ 시스템이 들어오고,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가 깔렸을 때를 보자. 포드 자동차는 값이 떨어지고, 노동자의 월급은 세 배로 늘었다. 고임금 저물가. 지금의 논리로 따지면, 망해버릴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노동자가 충분한 소비 여력을 가지고 자동차를 샀다. 노동자 집단 숙소인 사택을 사고, 대량 슈퍼마켓을 운영하면서 엄청난 소비 기반을 마련했다. 그래서 당시 미국 경제가 살아난 거다.

지금으로서는, 기업이 완전 수출 기업으로 돌아서든지, 해외로 이전해서 세계화, 현지화해야 한다. 이것이 일부 기업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의 전체 경제 사정으로 봤을 때 바람직한 풍경은 아니지 않은가. 기업의 부를 가계로 옮겨야 한다. 그래야 가계가 버틸 수 있고, 결국 그것이 기업이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여기에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사회적 합일을 만들어야 한다. 나 역시 강연하면서 늘 가계 빚을 줄이자고 하지만, 아무리 합리적 소비를 한다고 해도 여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경제가 얼마나 정치와 민감한지, 이번 아이티 사태에서도 볼 수 있다. 아이티와 도미니카는 같은 섬이다.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지만, 집권층이 달랐다. 아이티는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정권에서 나무를 베어 팔아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는 바람에, 국민들이 진흙 쿠키를 구워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나무가 없으니 태풍이 올 때마다 허리케인이 되어 피해가 극심한 최빈국이 되었다. 도미니카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도 별 문제가 들려오지 않는다. 비슷한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누가 집권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어느 당이 집권해야 한다기보다는, 누가 집권하든 지금은 사회적 합일을 이루어야 할 때다.


열강이 끝나고, 사인회가 이어졌다.

경제 특집 기사를 읽어라

화이트보드 위로 펼쳐진 화려한 필기와 열강에 심취한 독자들, 경제 강의를 이렇게 유쾌하게 들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웃다가 끄덕이다가, 방청객처럼 “오호”라고 중얼거렸을 정도로 현란하게 반응했더랬다. 실제 그의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는 학생들이 참석을 했고, 몇 사람은 연방 필기를 하기도 했다. 명확한 공식과 인과관계가 살아있는 강의. 예전 인터넷 강의를 듣던 시절이 생각나, 저자라기보다는 ‘쌤’이라고 부르고 싶어졌다. 재미있는 인터넷 강의는 가끔 치명적인 맹점을 지니고 있는데, 강의를 끄고 나면, 웃은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는 거다. 허나, 이날의 강의, 더 크라이시스 오브 더 가계! 머릿속에 확실히 저장되었다. 그가 오늘 설명한 모든 것이 하나로 수렴되었기 때문에, 경제가 어째서, 어떻게 어렵게 돌아가는지 감은 잡을 수 있겠다. 그의 설명 방식에 웃음을 터뜨리다가도, 마치 수학 공식처럼 도출되는 가계 위기라는 현실에 흠칫하며 허리를 곧추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경제의 위기는 알았는데,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해결책이 없다는 거다. 저자의 말대로 합리적인 소비도 한계가 있을뿐더러, 사회적 합일이라는 것, 글쎄, 조만간 들을 수 있는 소식은 아닌 것 같다.

오늘의 강의로 전체적인 경제의 상을 그릴 수 있었다면, 혹은 조금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그것만으로도 하나의 수확일 테다. 그가 하고 있는 일의 취지도 이러한 것이니. 경제, 결국 아는 것이 힘이고, 지금은 그 힘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반인이 쉽게 경제를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저자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십 년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제는 그 습관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모든 철학은 시대에 공헌하는 것이다. 그땐 그게 중요했고, 아마 그때 내가 지금의 얘기를 꺼냈다면 아무도 듣지 않았을 거다. 요즘의 대중들은 경제 공부에 대한 욕구가 많아졌다. 아쉽게도 현재 그런 시스템이 전무한 상태다.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꾸준히 경제 소식에 관심을 갖는 거다. 경제 신문보다 일간지를 추천한다. 일간지의 경제 기사 중에서도 특집 기사가 있을 거다. 그런 걸 모아서 읽는 게 경제를 배울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인터넷에 쳐보면 된다. 그렇게 몇 개월만 훈련해보라. 나라고 고급 정보를 받는 것은 없다. 매일 신문 보고 스크랩하고, 경제학 책을 읽으면서 공부하는 거다.”

번영을 꿈꾸든 생존을 걱정하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냉정한 관찰과 우리 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일 것이다. (…) 허황된 종말론에 휩싸여 공포심에 짓눌리지도 말아야 할 것이고, 과장된 희망으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공포와 희망, 그것은 험난한 경제 현실 속에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다. 또한 그것은 언제나 경제를 극단으로 치닫게 만드는 한 요소겠지만, 그 안에서 균형을 찾아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남겨진 의무일 것이다.(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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