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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강연회]“당신의 맞수는 누구입니까?”

『맞수 기업 열전』 정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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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불황과 위기의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위기는 결코 끝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거듭 강조하는 그가 묻는다. “당신의 맞수는 누구입니까?”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기자가 되었다는 시사주간지 <한겨레21> 경제팀장 정혁준. 소설처럼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경제학 책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그가 ‘국내 최강 기업의 라이벌전 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맞수 기업 열전』을 내어놓았다.



 

‘대한민국 52개 최강 기업들의 생존 전략백서’라는 제법 묵직한 수식어를 달았음에도 일반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맞수 기업 열전』. 우리에게 익숙한 대규모의 기업에서부터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같은 다소 낯선 기업들이 각 분야의 1위를 놓고 벌이는 맞수들의 한판 승부를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려고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맞수는 거꾸러뜨려야 할 상대만이 아니라 협력하고 전략적으로 게임해야 하는 상대자이기도 합니다. 맞수는 자신을 더욱 강하게 단련시키고 성장시켜주는 한없이 고마운 존재인 것이죠. 이 책은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사람을 위한 책입니다.”라는 책 속의 ‘인사말’을 통해 성공과 승리를 위한 맞수들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한판 대결이나 세상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숨겨진 기사거리가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침부터 예보된 빗줄기가 가늘게 내리던 수요일 저녁, 신촌에 위치한 한겨레문화센터에서 만난 소탈한 모습으로 나타난 저자 정혁준. 우리나라에는 많은 기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맞수기업하면 삼성이나 LG전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그래서 시간이 흐르고 문화가 바뀌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맞수기업들을 이야기하고, 더불어 기업가 정신과 경쟁자, 전략이라는 세 가지는 비단 기업만이 아닌 개인에게도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들려주고자 책을 내게 되었다며 동기를 먼저 밝히는(?) 저자로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대결의 끈을 놓지 않는 맞수기업들의 정상을 향한 경영/마케팅 전략을 생생하게 들어보았다.


제1법칙: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창업의 비밀 (기업가 정신의 법칙)

한국전쟁의 흔적이 채 가시지도 않은 1950년대 말 ‘골드스타’ 왕관 모양 마크로 라디오를 만들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한 LG전자(금성사). 그리고 한 발 늦게 진출했지만 현재는 반도체, LCD, 휴대폰에서 맞수를 벌이며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삼성. 남들이 인터넷을 정보망으로 여길 때 엔터테인먼트방으로 발상을 전환하여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로 도전한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이 바로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도전하고 노력하는 마음과 행동력을 핵심으로 하는 기업가 정신의 법칙을 잘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제2법칙: 불황 탈출 이렇게 돌파하라 (위기 극복의 법칙)

만능 리모컨과 뻐꾸기시계로 동시에 우리나라 홈쇼핑 시대를 연 GS홈쇼핑과 CJ오쇼핑. 첫 방송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사람들은 TV화면을 보고 전화 주문하는 방식을 낯설어했다. 경쟁 업체들의 등장과 신용카드 사태 같은 위기를 겪으면서도 다양한 상품과 반품, 환불, 덤 서비스와 화려한 화면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풍부한 다양한 방송 포맷으로 13년이 흐른 2008년, 매출 규모에서 세계3, 4위를 다투고 있는 두 회사. 또 순하고 부드러운 소주, 다양한 제품의 이미지 전쟁을 벌이며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발 빠른 리뉴얼 작업으로 서로에게 강력한 도전자가 되고 있는 롯데주류와 진로 등은 맞수 경쟁으로 불황을 이겨내는 예라 할 수 있다.

제3법칙: 게임의 룰 전환 이렇게 하라 (게임의 룰 전환 법칙)

선발자를 따라잡기 위한 후발자의 도전과 후발자의 도전에 맞서는 선발자의 응전. 그 속에 담긴 전략적인 마인드는 과연 무엇일까? 지난 10년 동안 이동통신 시장을 놓고 공중전을 벌이며 도전과 응전으로 맞서온 SKT와 KT. 어렵사리 따낸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일주일 만에 반납하고 전략을 바꿔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고 1999년에는 신세기통신을 인수 합병한 SKT. 하지만 KT와 KTF가 얼마 전 합병함으로써 지상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03년 신용대란의 광풍을 겪으며 적자와 손실을 타결하기 위해 합병과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1위의 신한카드에 맞서고 있는 현대카드와 KB카드 등은 상대적인 전략으로 게임을 룰을 적용함으로써 살아남은 경우일 것이다.


제4법칙: 자신만의 강점을 갖춰라 (경쟁 우위의 법칙)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무엇, 바로 그것이 자신만의 강점일 것이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넘어서기 힘든 경쟁우위를 갖고 있을 때 맞수기업들은 과연 어떻게 자신만의 경쟁우위를 높이며 경쟁할까? 1997년 한방 화장품 설화수를 선보인 아모레퍼시픽은 2008년에는 매출 5천억 원을 돌파하며 단일 브랜드 하나로 화장품 시장의 10퍼센트를 차지한다. 1945년 ‘바다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 아모레는 무리한 사업 다각화로 인한 부채를 과감한 계열사 매각 또는 청산으로 해결하고 ‘화장품’으로 우뚝 섰다. LG생활건강은 고객의 니즈needs를 분석하며 탄생한 엘라스틴으로 시장을 선점하면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로 경쟁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고 상위 개념으로의 제품 발전으로 위기에 대처하며 아모레와 경쟁하고 있다. 또 유통업계의 맞수이지만 백화점 부문은 롯데쇼핑이, 할인마트 부문은 신세계가 서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글로벌 전략에서도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의 ‘병행’에, 신세계는 할인마트의 ‘올인’에 제각각 차별화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제5법칙: 다윈을 넘어 진화하라 (진화의 법칙)

올해로 출간 150돌을 맞는 『종의 기원』의 저자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아니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라고 하였다. 기업 역시 생물과 마찬가지로 진화하거나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되어 사라져 버린다. 과연 맞수기업들은 어떻게 진화 또는 변화하고 있을까?

설탕 만드는 기술이 지금의 반도체 만드는 것과 같은 첨단 기술이었던 그 시절, 오리온과 CJ의 창업주는 동업을 맺고 특수를 누리며 제당사업의 양대 축을 형성하며 맞수로 성장한다. 그 후 식품과 제과라는 서로 다른 두 길을 걷던 CJ와 오리온은 IMF를 기회로 잡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화 배급과 케이블TV에서 치열한 1,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과거의 설탕에서 현재의 은막과 TV로의 첨단 사업의 진화인 셈이다.

제6법칙: 자신만의 콘텐츠를 입혀라 (스토리텔링의 법칙)

스토리텔링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이야기하다’라는 의미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포장해 광고와 판촉에 활용하는 브랜드 전략으로 이야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제품보다 제품이 갖고 있는 가치와 꿈을 소비하고픈 사람들의 욕구를 파고드는 스토리텔링으로 승부에 맞서는 기업은?

2009년 스키니진과 티셔츠로 소녀의 풋풋한 매력을 강조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녀시대는 「지Gee」로 2007년 가을 「텔 미Tell Me」로 대한민국을 휩쓴 원더걸스를 물리친다. 이름 하여 SM엔터테인먼트의 소녀시대의 ‘성공시대’가 JYP엔터테인먼트의 원더걸스의 ‘원더풀 신화’를 앞지른 것이다. 그러나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는 친구 같고, 동생 같고, 가족 같은 이미지로 특정 세대나 집단을 넘어 다가오고 있는 여성그룹의 맞수다.

제7법칙: 감성 파워로 무장하라 (여성의 법칙)

이제 기업경영은 더 이상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들이 주도했던 마케팅 분야에서도 여성 임직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과연 ‘위미노믹스Womenomics가 되돌아오고 있다’는 2007년 4월 <이코노미스트>의 예언(?)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맞수 호텔인 웨스틴조선호텔과 신라호텔. 여행자들의 안식처로서의 단순 기능에만 만족하지 않고, ‘집을 떠난 또 하나의 집 Home Away From Home’과 같은 편안함을 지향하며 고객과 만나는 매순간 만족과 감동을 끌어내기 위해 문화와 감성까지 제공하며 정상을 노리고 있다.

어렵게 얻은 차관으로 제작했으나 오일쇼크로 선주가 인수를 거부한 세 척의 유조선으로 해운업에 진출한 현대상선과 항공사업에 이어 컨테이너 전용 해운사를 설립한 한진해운. 국내 1, 2위 해운업체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남편 사후 주부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한 ‘여성 선장’이 이끌고 있는 닮은꼴 맞수기업이다.


당신의 맞수는 누구입니까?

끝으로 저자는 그가 참 좋아한다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을 낭송하였다. ‘나는 한 길을 택했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시의 마지막 구절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조건에서 무엇을 버리고 또 무엇을 취하여 성공에 도전할 것인지……. 또 다른 포기를 의미하는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새삼 고민하게 된다고.

The Road not Taken(가지 않은 길)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And be one traveller, long I stood(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거였죠)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그 길을 걸으므로)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그날 아침 두 길에는)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두었습니다)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h way(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겠지요)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I took the one less travelled by,(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선택하였다고)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기업들의 라이벌을 상대로 한 흥미진진한 승부사에 더하여 양념처럼 들려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다보니 어느새 예정된 두 시간 반이 훌쩍 지나버렸다. 모두가 나가 떨어져 가는 불황 속에서도 서로 경쟁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성공한 맞수기업들의 맞수의 경제학Rival Nomics를 통해 어느 때보다 불황과 위기의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위기는 결코 끝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거듭 강조하는 그가 묻는다. “당신의 맞수는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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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 기업 열전

<정혁준> 저13,500원(10% + 5%)

맞수, 경쟁자는 동반자라는 진리를 보이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힘을 ‘라이벌노믹스rival-nomics’라는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개별 기업이 성장하면서 반드시 부딪칠 수밖에 없는 맞수들과의 경쟁을 통해서 자신만의 경쟁우위가 탄생하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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