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예스24 소설/시 PD 박형욱 추천] 사랑의 생애를 읽는 기분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시인 진은영이 10년 만에 내놓은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는 그 세월만큼이나 짙고 묵직하다. (2022.09.16)

언스플래쉬

시인 진은영이 10년 만에 내놓은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는 그 세월만큼이나 짙고 묵직하다. 그리 두껍지 않은 시집 안에 그의 시간이, 지난 우리의 10년이 꼬박 담겼다. 함께 나누어 온 이야기와 여전히 숙제같이 남은 질문들이 겹겹이 두텁게 쌓여 매 장마다 고개를 내밀고, 그것들은 이제 새롭게 활기를 찾는다. 그의 시 속에서 우리는 뜨겁고 차가운 감각의 부활을 맞는다.

시가 하는 말은, 시에게 듣는 말은 저마다 다르겠으나 이곳에서 그 모두는 마침내 사랑으로 남는다.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흘러갔다'고 말하는, 시집의 문을 여는 「시인의 말」부터, '나이 먹었는데 절망해도 되나' 묻는 마지막 시 「빨간 네잎클로버 들판」, '사랑의 윤회를 믿는 것 같다' 밝히는 뒤표지의 시인의 글까지.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사람이, 문학이, 시가 하는 사랑의 방식을 절실하게 체감한다.

첫 시 「청혼」으로 시작한 그의 이야기는 「그러니까 시는」에서 '그러니까 시는 / 시여 네가 좋다 / 너와 함께 있으면 / 나는 나를 안을 수 있으니까 // 그러니까 시는 / 여기 있다'하는 고백에 닿고 「사랑의 전문가」에 이르러 바다의 일종인 나는 '네가 흰 발가락을 담그자 기름처럼 타올랐'다. 이어지는 시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만난다. 노랗고 검은 빛의 시들은 손끝에 방울방울 맺혔다가 툭툭, 그리고 다시 으쌰 일어나도록 툭툭.

푸른 슬픔과 붉은 분노와 노란 그리움, 모두를 담아내는 하얀 사랑이 여기에 있다. 온갖 예쁜 마음들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반짝이고, 빛나는 것들이 손에 손을 잡고 서로를 잇는, 청명하게 까맣고 고요한 지지가 있다.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진은영 저
문학과지성사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박형욱(도서 PD)

책을 읽고 고르고 사고 팝니다. 아직은 ‘역시’ 보다는 ‘정말?’을 많이 듣고 싶은데 이번 생에는 글렀습니다. 그것대로의 좋은 점을 찾으며 삽니다.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진은영> 저10,800원(10% + 5%)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흘러갔다.” 우리 삶 속에 상실과 슬픔을 끌어안는 사랑의 공통감각 십 년을 기다려온 단 하나의 온전한 고백 누추한 현실에서 불현듯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시인 진은영 10년 만의 신작 시집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한 이후 시집 『일곱..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구병모의 소설을 읽을 권리

어떤 분량으로도 자신의 색을 가지고 소설을 써낼 수 있는 작가, 구병모. 구병모가 가진 날카로운 메시지와 심미적인 색채를 미니픽션 13편으로 표현해냈다. 현실보다 더 예리한 환상은 물론, 소설과 세계에 관한 고찰 과정을 섬세한 스케치들을 보듯 다양하게 엿볼 수 있는 소설집.

우리는 결국 만나게 된다

바이러스로 폐쇄된 도서관에 남겨져,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두 로봇의 이야기. 영문을 모른 채 오지 않을 사람들을 기다리던 둘 앞에, 한 아이가 등장한다. 닫힌 문 너머 “괜찮아?” 라고 묻는 아이의 한 마디가 어쩐지 그들의 가슴을 울리는데… 제2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우리가 만들 사랑스러운 지구를 위해

기후위기라는 말만 들으면 우리가 손쓸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거대한 문제 같지만, 구희 작가의 귀여운 그림과 쉬운 이야기와 함께라면 당장 무언가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사랑스레 손 내미는 책.

행복을 위한 재테크

주도적인 삶과 행복을 위해 재테크를 시작한 유튜버 뿅글이가 건강하게 돈을 모으고 불리는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무조건 아끼고 쓰지 않는 소비가 아닌 효율적으로 쓰고 저축하는 방법부터 N잡, 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재테크 비법을 20대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고 있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