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인터폴, 나른한 여름 오후에 감도는 아스라한 희망

인터폴(Interpol) <The Other Side Of Make-Believe>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고유의 사운드스케이프에 아스라한 긍정성을 덧댄 <The Other Side of Make-Believe>는 일련의 젊은 포스트 펑크 밴드들에 귀감이 되어준다. (2022.08.03)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을 대표하는 데뷔작 <Turn On The Bright Lights>은 '바우하우스(Bauhaus)'나 '더 큐어' 같은 선배들에 모자라지 않았다. 초기의 번뜩임은 옅어졌으나 이 쿨한 뉴욕 출신 밴드는 사반세기 전 영국 포스트 펑크를 체현하며 장르의 명맥을 이어왔다. 1세대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 밴드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중심을 지킨 이들은 만장일치 찬사를 받은 데뷔작으로부터 20년 후에 나온 6집 앨범 <The Other Side Of Make-Believe>로 역사성을 확립했다.

데뷔작의 아성에 못 미친 2집 <Antic>이지만 'Slow hands', 'Evil'이 흡인력을 보여줬다. 확장된 사운드의 <Our Love To Admire>와 1집의 활기를 재생한 <El Pintor>를 거쳐 준수한 곡들을 생산했고, 페달 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기타 사운드와 조이 디비전의 구심점 이언 커티스의 후계자로 불리는 폴 뱅크스의 보컬로 어둡고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점차 줄어든 원초성을 연륜으로 채웠다.

초반부가 특히 개성적이다. 피아노와 베이스, 드럼이 쌓은 층위에 몽환적 가사를 실은 'Toni',애상적인 곡조에 기타 서스테인이 두드러진 'Fables' 모두 후반부 보컬 이펙트가 독특하다. 강렬한 도입부의 'Mr. credit'는 지치지 않은 채 곡을 끌고 가는 힘이 상당하다.

앨범의 전체적인 톤은 전작들에 비해 밝다. 나른한 여름 오후가 감도는 'Regenade hearts'나 '자연의 품으로 날갯짓하며 항해하네'라는 가사를 담은 'Greenwich'로 희망적 분위기를 모색했다. 일관적 흐름에 소소한 실험을 더했던 기조의 연장선상 혹은 팬데믹을 거친 심경 변화일 수 있다.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 변색하는 밴드들에 비해 차분했던 인터폴의 20년은 1970년대 말 포스트 펑크가 전달했던 음울한 정서를 21세기에 소환하는 교두보가 되었다. 폴 뱅크스, 다니엘 케슬러, 샘 포가리노 3인의 조화는 25년의 역사를 증명하듯 탄탄하고 소리를 향한 이해도가 더욱 깊어졌다. 고유의 사운드스케이프에 아스라한 긍정성을 덧댄 <The Other Side of Make-Believe>는 일련의 젊은 포스트 펑크 밴드들에 귀감이 되어준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슬프지만, 아름다운 스물여덟 편의 시극(詩劇)

『시와 산책』으로 사랑을 받은 한정원 작가의 시집. 한 소녀와 소년이 만나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며 시가 시작된다. 그렇게 그들이 만난 여러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마침내 ‘가장 아름다운 꿈’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아름답지만 처연한, 스물여덟 막의 연극 무대를 상상하게 만드는 시집.

2022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대한민국 치킨 판매 1위 ‘냠냠 치킨’에서 개최한 황금 닭 선발대회, 천하제일 치킨쇼. 이곳에 시골 허름한 양계장에서 스타를 꿈꾸며 상경한 주홍 닭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1호팬이자, ‘장래희망=치킨왕’ 인 어린이 염유이. 꿈을 꾸기에, 결코 후지지 않은 그들의 일생일대 멋진 쇼가 지금 시작된다.

모든 경계를 허물어버린 가상 역사 SF 소설

휴고상 후보에 한국계 최초 3회 연속 오른 이윤하 작가의 신작 소설. 식민 피지배국의 국민인 주인공이 제국을 위해 일하게 되면서, 역사 속 격변에 휘말리게 된다. 가상 역사지만 일제강점기가 떠오르는 요소들을 SF라는 틀에 훌륭하게 녹여냈다. 주인공의 성장과 사랑 이야기도 놓치지 마시길.

지나보니 좋았고, 앞으로는 두렵다

출간한 책마다 화제를 모은 지정학 전문가 피터 자이한. 그가 그리는 미래는 밝지 않다.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에서 밝힌 전망은 어둡다. 세계는 가난해진다. 부족한 자원을 둘러싼 분쟁도 늘어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시작일 뿐, 더 나쁜 소식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