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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마주한 마법 같은 순간을 담은 그림책

『혼자 갈 수 있어』 현이지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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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혼자 갈 수 있어』는 혼자이기 때문에 긴장되고 두렵지만, 온전히 혼자라서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을 그렸다. (2022.06.24)


처음으로 집에 혼자 가는 길, 아이는 어떤 풍경을 마주하게 될까. 매일 다니는 길이지만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들. 그림책 『혼자 갈 수 있어』는 혼자이기 때문에 긴장되고 두렵지만, 온전히 혼자라서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을 그렸다. 

2019년부터 이 작업을 고민한 현이지 작가는 다양한 시도와 고민을 통해 2022년 자신이 품고 있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혼자 갈 수 있어』는 작가가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이다.



『혼자 갈 수 있어』는 처음으로 혼자 집에 가 보는 아이의 상황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첫 번째 그림책으로 이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으로 무언가를 혼자서 해 보는 건 특별한 경험입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가 처음으로 혼자 집에 가는 상황은 아이뿐 아니라,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에게도 잊지 못할 순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시간이 흘러 익숙해지면서 잊혀져 갈, 이런 단 한 번뿐인 특별한 순간의 기억을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책을 출간한다는 지금의 이 느낌도 잘 기억해 놓아야겠어요.

출판사와 출간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나눈 것이 2019년인데요, 2022년 6월에 출간되었습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작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처음으로 집에 혼자 간다’는 씨앗 같은 설정을 가지고 작은 스토리보드를 구성했었는데, 출간을 논의하고 그것을 구체화 시키는 과정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어요. 특히 고민한 건 시작과 끝의 설정이었어요.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출발하고, 도착할 땐 어떤 상황과 감정을 맞이하게 되는지 정하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매일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오는 할아버지가 조금 늦은 날, 아이가 먼저 앞서 나가는 현재의 설정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더미 작업 때와 그림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의 그림체와 재료를 발견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다양한 재료를 써서 실험적으로 작업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독특한 스타일에 의미를 두기보다 현실의 일상적인 이야기인 만큼 담담하게 그림으로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크릴 물감으로 재료를 정하고, 그림 안에서 미묘한 변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도심 풍경이 등장하다 보니 세부적으로 묘사하다 보면 이미지가 경직되는 면이 있었기 때문에 정리된 것과 풀어진 느낌 사이를 조절하려고 노력했어요.

작업을 진행하면서 혼자 집에 가는 아이에게 예기치 못한 길동무(고양이, 비둘기)가 생겼는데요, 이들을 등장시킨 의도가 궁금합니다. 

아이가 외로울까 봐요.(웃음) '혼자'라는 설정이 동시에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잖아요. 양육자의 시야에서 벗어난 아이는 의도하든 안 하든, 외부를 받아들이며 자기만의 세계를 형성해 나가죠. 이런 과정을 고양이와 비둘기와의 만남으로 상징하고 싶었습니다. 잠시 구경도 하고, 놀다 가고 싶기도 한 아이의 솔직한 내면을 보여주는 역할도 해요. 한편으로는 인간은 혼자이고 싶어 하지만 완전히 혼자일 수 없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싶었어요. 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이 책에서 어디서부터가 현실이고 상상인지, 현실과 판타지의 모호한 경계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혹은 아쉬운 장면을 꼽으라면요?

아이가 달 가까이 날아가는 장면이요! 두려움과 설렘과 같은 감정들을 잊고 온전히 즐기고 있는 순간을 그린 것이거든요. 훨훨 날아 서울의 야경을 보고 싶은 저의 개인적인 욕망이 담긴 장면이라 애착이 많이 갑니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담고자 배경색을 여러 가지로 시도했다가, 저녁 노을 후의 시간대인 현재 버전으로 재작업을 했어요. 장면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도했던 여러 가지 밤 풍경들이 있는데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장면은 하나뿐이라는 점에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쉬움을 끝까지 채우려고 했다면 아직도 작업이 끝나지 않았을지 몰라요. 

『혼자 갈 수 있어』는 어린이 독자와 성인 독자의 반응이 각각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작가 입장에서 ‘이 책이 이렇게 읽히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을까요? 

어디든 혼자 가고 싶은 어린이 독자에게는 이 책이 힘이 되면 좋겠고, 아이를 혼자 보내기가 두렵고 벌써 다 큰 것 같아 서운한 어른 독자에게는 자녀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는 위안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 망설이는 모든 독자에게 힘이 되길 바라요.

공들여 작업한 첫 번째 그림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림책 작가로 첫걸음을 뗀 것인데요, 앞으로 어떤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나요?

저 역시 그림책 속 아이를 통해서 무언가를 처음 해 보는 용기를 갖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시작보다 마무리하는 과정이 더 어렵다는 것을 아는 어른이죠. 첫 책의 출간을 통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시간에 처음으로 끝을 맺어 보았는데, 이를 도와주고 함께하는 과정을 알게 해 준 편집자님에게 감사해요. 이 특별한 순간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현이지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현재 아이들을 가르치며, 마음을 치유하는 그림의 힘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아이는 부모로부터, 부모는 아이로부터 거리를 둬야 할 때가 온다. 모든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어 이 책을 만들었다.




혼자 갈 수 있어
혼자 갈 수 있어
현이지 글그림
키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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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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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갈 수 있어

<현이지> 글그림 12,6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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