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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기자의 농업과 기후변화를 함께 말하는 대중서

『탄소로운 식탁』 윤지로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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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로운 식탁』은 탄소중립을 외치지만 지구온난화는 더 악화되는 때, 먹거리와 온실가스 문제를 엮어 취재·연구한 책으로서 국내최초이다. (2022.05.24)

윤지로 저자

“우리의 한 끼가 지구의 1도를 낮출 수 있다!” 다수의 환경 저술상을 받은 대한민국 대표 환경 기자인 윤지로 작가는 『탄소로운 식탁』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해 새로운 메시지를 던진다. 『탄소로운 식탁』은 탄소중립을 외치지만 지구온난화는 더 악화되는 때, 먹거리와 온실가스 문제를 엮어 취재·연구한 책으로서 국내최초이다. 기후위기 시대, 우리의 먹거리가 무엇이 문제이고 우리의 식탁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알아가 보자.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책을 쓰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요즘에 기후변화에 관한 책들이 정말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요? 환경 담당 기자로 저도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지만 기후변화 원인이나 결과를 다룬 순수한 과학도서는 너무나 많아서 ‘틈새 시장’을 찾다가 먹거리로 눈을 돌렸어요. 요즘 비건, 채식에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데 이게 출발점이 된 것 같아요. 식품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이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렇지만 농업과 기후변화를 함께 엮은 대중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어요.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아마 제 책이 국내 1호가 아닐까 싶네요. 

‘탄소로운 식탁’이라는 제목이 주제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탄소롭다는 단어는 사전에 없는, 새롭게 만든 단어예요. 제가 신문기자여서 그런지 몰라도 글을 쓸 때면 ‘여기에 이런 편집이 들어가면 좋겠다’하면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어요.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 떠올린 이미지는 식탁 위에 푸짐하게 올려진 음식에서 탄소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림이었어요. 우리가 먹는 쇠고기, 채소, 생선들은 모두 탄소발자국을 찍으며 우리 밥상까지 올랐잖아요. 이걸 한 단어로 표현할 말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그러하다’, ‘그런 속성이 충분하다’라는 뜻을 가진 ‘롭다’라는 단어를 탄소에 붙여 탄소롭다는 단어를 만들게 됐고, 출판사와 함께 탄소로운 식탁이라는 제목을 붙이게 됐습니다.

기후위기와 먹거리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에게 ‘농사’라고 하면 목가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죠. 황금빛 들녘이라든가 음메~하고 우는 소라든가 뭐 이런 모습 말이죠. 그런데 사실 조금만 살펴보면 현대 농업은 전기와 기름에 엄청나게 의존하고 있어요. 논밭에선 경운기, 트랙터가 굴러가고, 하우스나 양식장에선 어마어마한 양의 전기가 사용되죠. 또, 소 트림이 온난화를 일으킨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죠? 소는 존재 그 자체로 온실가스 배출원입니다. 돼지 분뇨도 마찬가지고요.

‘기후위기와 먹거리의 관련성을 왜 몰랐지?’란 생각이 든다면 그건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먹거리 생산업(농업, 어업)에 대한 관심이 낮기 때문일 거예요. 먹거리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21~37%나 된답니다.

탄소가 온실가스의 주범이 되고, 기후위기를 야기하는 이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정확히 말하면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의 주범인데요, 온실가스가 공기 중에 많아지면 지구에서 배출되는 열이 우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돼서 지구가 뜨거워지는 겁니다. 원래 세상만사 ‘기브 앤 테이크’잖아요? 지구와 우주의 관계도 그래요.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만큼 지구가 다시 우주로 내보내야 지구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돼요. 그런데 이산화탄소같은 온실가스는 지구 주변에서 건들거리면서 지구가 내보내야 할 열을 중간에 빼앗아 자기들이 가져가 버리죠. 그래서 지구가 자꾸 더워지는 거예요.

코로나19가 발생한 것도 환경파괴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우리가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2016년에 러시아 시베리아의 영구동토가 녹아 순록 수 천 마리가 떼죽음한 적이 있어요. 옛날에 탄저병으로 죽은 순록이 동토층에 묻혀 있었는데 얼음이 녹으면서 이 순록 사체가 노출됐고, 이로 인해 탄저균이 번진 거예요. 기후변화로 서식지를 잃은 동물이 이동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이 확산할 가능성도 높아졌어요. 폭염 그 자체도 건강을 위협할 수 있죠. 환경파괴, 기후변화와 질병은 관련이 깊습니다.

지금 기후위기 상황은 우리가 하고 싶은 대책 몇 가지만 골라서 이행해도 되는 수준이 아닙니다. 국가는 에너지, 산업 시스템 전환이라는 큰 그림을 그려야하고, 개인은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야 합니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일,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가전제품은 에너지 효율등급을 보고 고르는 일 모두 중요해요.

제 책이 먹거리에 관한 책이니까 먹거리에 관해서도 말씀드리자면 못생겼지만 비료와 농약을 덜 쓴 식재료를 사는 것, 지역사회에서 난 식품을 고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육식 섭취를 줄이는 게 필요해요. 소 때문에 기후변화가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고기를 덜 먹으면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건 사실이에요.



탄소 소비가 줄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라 예상하시나요?

미래를 전망할 때 가장 믿을만한 인용 자료는 IPCC라는 기관에서 내는 보고서입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IPCC 보고서를 보면 각국이 지금까지 발표한 기후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 2100년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3.2도나 오를 거라고 해요. 지금 현재 1.09도 오른 상태인데 요새 우리가 느끼는 기후변화와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 되는 거죠. 한 마디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거라는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가 정말 열심히 배출량을 줄인다면 1.5도 이내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것 역시 IPCC 보고서의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탄소를 발생시키는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개인은 시스템을 바꾸기 어렵지만, 개인의 목소리가 모이면 바꿀 수 있습니다. 소비자로서 기업이 환경문제에 신경 쓰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겠죠. 이케아 가보셨나요? 커다란 매장 여기저기에 자기들이 얼마나 환경을 신경 쓰는지 강조하는 문구가 붙어있어요. 왜 그럴까요? 저는 그게 이케아 회장이 남달리 ‘착해서’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그 회사가 성장한 스웨덴이라는 나라, 유럽이라는 곳에서는 환경 이슈에 민감한 소비자가 많은 게 주된 이유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업은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를 가져가는 것이고요. (물론 정말 이케아가 친환경이냐 아니냐를 감시하는 건 시민단체나 언론의 몫이겠죠) 

우리도 소비자로서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다든가 항의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국민으로서 할 일도 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시민단체나 언론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고요, 무엇보다 선거를 할 때 한 번쯤 후보의 기후환경 공약을 살펴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지로

다수의 환경 저술상을 받은 대한민국 대표 환경 기자.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지만 경제학에는 취미도 재능도 없었다. 이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진학한 서울대대학원에서 앙상블 엘니뇨 예측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교육부, 서울시 교육청, 보건복지부 등 여러 출입처를 전전하면서 늘 환경을 전문으로 이야기하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2017년 환경부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세계일보>에서 환경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환경에 대 한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취재와 저술 활동을 인정받아 2019년 유럽연합EU 기후변화기자상대상과 한국기후변화학회가 수여하는 기후변화언론인상을, 2020년에는 국회기후변화포럼의 대한민국 녹색기후상을 받았다. 2022년 세계일보 환경팀의 팀장을 맡아 더 많은 사람이 환경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활동 중이다.




탄소로운 식탁
탄소로운 식탁
윤지로 저
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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