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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시나리오 작가의 아재미 넘치는 유쾌한 에세이

『천공의 섬 아저씨』 정윤섭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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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섬 아저씨』는 영화 <공공의 적> 시나리오 작가 정윤섭의 첫 번째 그림 에세이입니다. 40대 이후 남성의 삶이 진솔하고 위트 있게 담긴 작품입니다. (2022.04.21)

정윤섭 저자 (촬영장에서)

『천공의 섬 아저씨』는 영화 <공공의 적> 시나리오 작가 정윤섭의 첫 번째 그림 에세이다. 작가의 아재 감성 유머와 애수, 삶에 대한 시선이 담긴 근 10년간 모아온 글과 그림, 페북에 올린 글들로 엮은 책이다. 각 챕터별로 정윤섭 자신에 관한 이야기,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 아빠라는 정체성을 지닌 남자 사람 이야기, 시나리오 작가로 사는 것에 관한 이야기 들이 솔직하고, 대담하고, 찌질하고, 위트있게 펼쳐진다. 



이 책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30대에는 시나리오 작가를 발판 삼아 영화감독이 되려고 했습니다. 그사이 딸아이가 태어났고, 실패를 거듭하는 사이 아이가 자랐습니다. 그렇게 마흔을 넘기면서 실패를 받아들였고, 이를 인정하는 시간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즈음을 돌이켜 보면 제 또래의 많은 친구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던 시건방진 20대, 30대를 보내고 40대가 되면서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그냥 아저씨’로 남게 되는 과정 말입니다. 이런 제 이야기를 쓴다면 공감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고마운 분을 만나 운 좋게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독자층이 있을까요?

혁오의 ‘와리가리’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어릴 때 몰래 훔쳐봤던 아빠의 수첩 같은 일기장에 오늘의 걱정이 적혀있던 게 이제야 생각나네.” 사실 엄마 아빠라는 존재는 그냥 거기 있는 존재들입니다. 집이나 자가용, 부엌의 냉장고와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엄마는 조금 다릅니다. 엄마는 자녀들과 이런저런 대화도 되고 정서적 교감도 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말도 없고 교감도 덜해서 훨씬 정물에 가까운 존재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생각해 보십시오. 갑자기 냉장고나 소파가 말을 걸면 무섭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우리는 아빠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종종 까먹습니다. 책 『천공의 섬 아저씨』는 “아빠의 수첩 같은 일기장”입니다. 우리 아빠, 내 남편의 모습을 훔쳐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래서 “아하, 우리 아빠가 소파가 아니었구나, 아차, 우리 남편이 냉장고가 아니지.”라는 것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입니다.

아제세이라는 장르명을 쓰셨어요. 새롭기도 하고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기도 해요. 다른 에세이와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아제세이는 출판사 대표님의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출판사 대표님의 대답을 그대로 옮겨오겠습니다. “(출판사 핌 대표) ‘아저씨’와 ‘에세이’를 조합한 장르 명칭 ‘아제세이(ajaes-say)’는 이 책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조어라고 생각해요. 40대 이후 노년 전까지의 세대 중 남성이 아저씨죠. 여성은 아줌마고요. 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찬란하고, 의욕이 넘치고, 기고만장했던 젊은 시절을 살아내고 지금의 나이에 있어요. 나이는 그냥 먹는 건데, 이 나이대가 되면 희화화되기도 하고, 무시를 당하기도 해요. 그렇지만 뭐 어때요? 아줌마인 저는 그런 현상도 재미있더라고요. ‘아저씨’로 발현될 수 있는 이 세대의 생각, 말을 담은 책은 어떤 책일까에 대한 답이에요.”


자화상

각 챕터의 구성이 재밌어요. 음식점 메뉴로 되어 있더군요. 네 번째 챕터는 딸을 키우는 아빠의 모습이 있네요. 아이가 있는 중년의 아저씨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어느 날 쇼핑을 하는데 판매하는 직원이 저를 이렇게 부르더군요. “아버님.” 순간, 저는 잡고 있던 어린 딸의 손을 놓았습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아버님이라는 꼬리표가 사라지지 않더군요. 친절하게 부를 때는 아버님이지만, 하대할 땐 아저씨죠. 그래서 만일 당신이 어느 순간 아저씨라고 불린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걸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손녀, 엄마, 할머니로 이루어진 세 사람이 길거리를 지나가는 모습을요. 이 모습에는 화목한 대화, 행복, 아름다움, 신선한 향기 같은 게 느껴집니다. 완벽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손자, 아빠, 할아버지로 이루어진 세 사람을 상상해 봅시다. 정적, 뭔가 모를 불편함, 약간의 불결함과 아슬아슬함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여기에는 아저씨가 둘이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저씨로 산다는 건 상대도 어딘가 불편하고 나도 왠지 불편한 상태로 사는 것입니다.

책에 보면 “이 모든 것은 딸이 시작이다.”라는 대목이 있어요. 어떤 의미일까요?

네, 이 모든 것은 딸이 시작이고 다 딸 때문입니다. 딸을 보면서 나라는 인간은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고민하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남 탓을 했기 때문에 몰랐던 것 같습니다. 내가 화난 건, 내가 이런 행동을 한 건 “저 사람이 이렇게 했기 때문이야. 내 탓이 아니야.” 하고요. 하지만 아이와 부딪히면서는 아이 탓으로 돌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림과 글로 변명을 남긴 겁니다. “사실은 딸, 니 탓이야. 내 탓이 아니야. 그래서 니가 너무너무 미워!” 이게 시작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작가들은 아름답습니다. 인텔리적입니다. 입을 열면 아름다운 말이 뚝뚝 떨어집니다. 작가들이란 그렇게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저에게 시나리오 작업은 어마어마하게 넓은 펄밭에서 같은 사이즈, 같은 색깔 등껍질을 가진 게를 잡는 일입니다. 펄을 뒤지면서 맞춤한 상황과 대사가 나올 때까지 적당하지 않은 게들을 무수히 버리는 일입니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영화화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비록 내가 똑같은 크기와 색을 가진 게 100마리를 잡았다고 해도 촬영에 들어가고, 극장에 걸리지 않으면 다 버려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보기에 쟤는 맨날 시나리오 쓴다면서 되는 것도 없고, “저 인간 그냥 뻘짓 하는 거 아니야?” 하는 겁니다. 네 맞습니다. 시나리오 작가로 산다는 것은, 뻘짓입니다.

제목이 재밌어요. 무슨 의미로 쓰신 것일까요? 

제목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이 책을 내겠다고 생각했을 때, 시나리오 작가가 쓴 책이라는 게 보였으면 했습니다. 거기에 착안해서 떠올린 게 천공의 ‘섬’이었습니다. 사실 아저씨라는 호칭을 가지게 되면, 뭘 해도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피하려다가 점점 고립되는 경향도 있습니다. 게다가 혼자 뻘짓이나 하는 시나리오 작가로 살고 있으니… 이건 마치 저 하늘 위에 외로운 섬 같은 존재가 된 것은 아닐까. 그렇습니다. 우리 아저씨들은 모두 천공의 섬이랍니다.



*정윤섭

방송PD를 시작으로 지금은 시나리오 작가로 활약 중이다. <SBS 출발 모닝와이드>, <MBC 현장 다큐 출동 6mm>, <KBS 웰컴 투 코리아> 등 방송PD를 했다. <공공의 적>, <이중간첩>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으로 <순애보>, <하루>, <에어리언 밴드>, <가족 시네마>, <빙상의 신> 외 다수의 영화에 각본, 각색, 편집자로 뼈를 굳혔다. 영화 <망명>을 연출했으며, 2011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글로벌 콘텐츠 공모전 대상, 2013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단막극 스토리 공모전 수상, 2020년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 기획개발지원을 받았다.




천공의 섬 아저씨
천공의 섬 아저씨
정윤섭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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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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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섬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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