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책읽아웃] 우리가 비건 에세이를 쓴 이유 (G. 손수현, 신승은)

책읽아웃 - 황정은의 야심한 책 (249회)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계속하는 모습을 누군가 보면 관심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지잖아요. 제가 스스로 계속해 나가는 것도 너무 중요하고, 한 명씩 같이 지향해 나가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2022.04.21)


“안타깝게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목표를 완벽으로 삼았을 때 매 순간 불행했다. 지금의 목표는 '계속'이다. 가끔 완벽하지 못하다는 자책감이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계속하는 데에 집중하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도 그랬으면 좋겠다. 느리더라도, 가끔 멈춰 서더라도, 심지어 넘어지더라도 계속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따금 주변을 둘러보면서, 혼자 걷는 것이 아니라 같이 걷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손수현 배우와 신승은 감독이 쓴 비건 에세이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에서 읽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소설 쓰는 황정은입니다. 사람은 식물처럼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남의 에너지를 먹어서 목숨을 이어갑니다. 오늘은 매일 우리가 그렇게 밥, 이라는 이름으로 먹고 있는 목숨들을 생각해 보자고 요청하는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황정은의 야심한책>, 시작하겠습니다. 



<인터뷰 – 손수현, 신승은 편>

오늘은 손님 두 분을 모셨습니다. 비건으로, 여성으로, 인간 동물로, 프리랜서 창작자로 살아가는 두 사람.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를 낸 두 분의 저자. 배우 손수현 님과 뮤지션 신승은 님을 모셨습니다.

황정은 : 우선, 두 분이 같이 책을 쓴 과정이 궁금한데요. 신승은 감독님과 손수현 배우님이 함께 낸 책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손수현 : 저한테 먼저 책 제안이 왔었는데요. 비건을 지향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시던 편집자님이 비건 책을 한번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는데, 제가 비건 이야기로 분량을 다 과연 채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승은과 같이 쓰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 흔쾌히 좋다고 해주셔서 같이 쓰게 됐는데요. 처음에는 승은 작가님이 거절을 해서 난처했었답니다. (웃음) 왜 거절했어요?

신승은 : 글 쓰는 게 어려웠어요.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제가 감히 책을 내는 데에 이름을 올려도 될지 고민이 많아가지고 거절을 했는데, 어떤 글을 읽어봤는데 글에 힘이 굉장히 있구나 생각이 들면서 저도 막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저도 누군가한테 힘을 좀 주고 싶어서, 결국에는 계약금을 나눠 갖게 됐습니다. (웃음)

황정은 : 어떤 글을 읽으셨어요?

신승은 : 이자람 님이 블로그 같은 공간에 쓰신 글이 있는데, 그걸 읽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요. 정의감이 들 때랑 좀 비슷한 마음이 들면서 좀 울렁거리면서 ‘나도 뭔가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정은 :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는 ‘A side’와 ‘B side’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음반 구성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느 분의 아이디어였는지요?

신승은 : 최고라 편집자님 아이디어였습니다.

황정은 : 네, 편집을 담당하시는 분의 아이디어였군요.

손수현 : 저희는 파트가 나눠지기를 막연하게만 바랐었는데, 1부 2부처럼 나눠지기를 바랐었는데, 재미있는 구성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어주셔 가지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황정은 : 두 파트의 어조가 약간 다르더라고요. ‘A side’는 비건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주로 일상의 이야기가 쓰여진 글이고, ‘B side’는 그보다 조금 더 정치적이면서 직설적인 이야기들이 실려 있더라고요. 그래서 ‘A side’로 살살 사람을 좀 꼬드겨서 ‘B side’를 읽게 하려고 이런 구성을 하셨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웃음)

손수현 : 완전 정확합니다. (웃음)

신승은 : <전국노래자랑>에 보면 참가자 분들이 가끔 지역 특산물을 가지고 오셔서 송해 분에게 한 입을 드린 다음에 노래를 하실 때가 있잖아요. 그런 방식입니다. (웃음)

황정은 : 그렇군요. ‘A side’ 떠먹임이었군요. 되게 유효했던 것 같아요.

손수현 : 뭔가 비건이라고 얘기를 하면 너무 공격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별로 그렇게 어렵지 않고 이렇게 재밌게 잘 먹으면서 살 수 있다는 걸 좀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황정은 : 에세이라는 장르가 나를 내세우면서 또 본의든 아니든 자신을 들키는 일이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글을 쓰는 동안에 내가 이걸 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 혹은 해도 되는 이야기인지 이런 고민들을 하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손수현 : 사실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책의 어떤 주제라든지 이 책을 쓰는 애초의 목적이 정확하게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것을 르포처럼 제가 한 책을 다 완성할 수 없고, 에세이 형식으로밖에 할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계속 들었던 의문은 사람들이 이걸 궁금해 할까, 내 얘기를 궁금해 할까, 이거 그냥 일기장에 쓰면 되는 거 아닐까, 막 그런 것들을 계속 의심했던 것 같고. 친구들 얘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까 친구들한테 써도 되냐고 계속 물어보는 과정들이 있었고. 사실 제 얘기보다 친구들하고 같이 사는 얘기가 조금 우려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미화를 시켜야 되는 건가. (웃음)

황정은 : 그러면 미화가 어느 정도 들어갔을까요?

손수현 : 음... 싸우는 얘기는 안 들어갔으니까 미화가 좀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웃음)

신승은 : 선별이죠. 미화라기보다. (웃음)

황정은 : 신승은 감독님은 어떠셨어요?

신승은 : 저는 가사를 쓸 때 보통 제 얘기로 많이 쓰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가사는 좀 줄여서 써도 되고 축약을 할 수 있고 좀 두루뭉술하게 써도 되는데, 에세이는 숨을 데가 없더라고요. 행간에 숨을 수도 없고. 그래서 좀... 저도 그 걱정 많이 했어요. 누가 이걸 궁금해 할까, 그리고 과연 나라는 사람을 이렇게 얘기했을 때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저의 원가족은 저에 대해서 잘 모르거든요. 이제 책을 보면 나에 대해서 좀 알게 될 텐데, 그게 좀 많이 두려웠어요.

황정은 : “비거니즘에 대한 벽을 조금이라도 허물 수 있길 바라며” 이 글을 썼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목표는 ‘완벽’이 아니라 ‘계속’이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두 분은 비건으로 계속 살아가는데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신승은 : 쓴 대로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다가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예를 들어서) 식당에서 김치에 젓갈이 안 들어간다고 그랬는데 사장님이 주셔놓고서는 조금밖에 안 들어간다고 말씀하실 때가 있거든요. (웃음) 그리고 비건으로 유명한 카레가 있었는데 거기에 탄화골분이라는 동물 뼈 성분이 들어갔는데, 거기에서도 공식 입장이 진짜 미량 함유되어 있다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트러플이 진짜 조금 들어가도 다 트러플 과자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한번 시키거나 내 잘못이 아닌데 먹었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

손수현 : 정말 승은 말대로 계속해 나가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계속하는 모습을 누군가 보면 ‘저 사람은 왜 하지?’라든지 ‘뭐 하는 거지?’라든지 어떤 관심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지잖아요. 제가 스스로 계속해 나가는 것도 너무 중요하고, 한 명씩 같이 지향해 나가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약간 비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완벽히 비거니즘인 세상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너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황정은 : 이런 걸 해보아요, 라거나 이런 걸 해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도 되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도 두 분이 책으로 그 작업을 하신 거죠. 

손수현 : 그렇죠. 



*손수현

연기를 하고 간간이 글을 쓴다. 2013년에 데뷔해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2017년 단계적 채식을 시작으로 현재 비건을 지향한다. 고양이 셋과 주변의 개, 여러 인간 들과 어울리며 잘 살기 위해 고민한다.



*신승은


뮤지션이자 영화감독. <마더 인 로>, <프론트맨> 등의 영화를 연출했고, 정규 앨범 <넌 별로 날 안 좋아해>, <사랑의 경로>, EP <인간관계> 등을 발표했다. 2019년부터 비건을 지향했으며 농담을 좋아한다.




* 책읽아웃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손수현,신승은 공저
열린책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손수현>,<신승은> 공저13,320원(10% + 5%)

배우 손수현, 뮤지션 신승은 두 여성 창작자의 밥상 일기 독자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손수현과 개성 강한 표현력을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 신승은. 두 여성 창작자가 번갈아 쓴 비거니즘 에세이. 두 사람은 다세대 주택의 위아래 층에 모여 살면서 자주 밥을 나누어 먹는 친구 사이다. 30대 여성,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ebook
밥을 먹다가 생각이 났어

<손수현>,<신승은> 공저10,500원(0% + 5%)

배우 손수현, 뮤지션 신승은 두 여성 창작자의 밥상 일기 독자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손수현과 개성 강한 표현력을 인정받고 있는 뮤지션 신승은. 두 여성 창작자가 번갈아 쓴 비거니즘 에세이. 두 사람은 다세대 주택의 위아래 층에 모여 살면서 자주 밥을 나누어 먹는 친구 사이다. 30..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작가 23인이 말하는 소설가의 일, 소설의 일

창립 35주년을 맞는 출판사 작가정신이 소설가에게 소설을 묻는다. 소설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소설을 쓰고 또 읽는가, 소설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소설이 있는 쪽으로’ 삶을 선택한 작가 23인의 이야기를 통해, 역시 소설과 함께하기를 택한 우리를 만난다.

인류학자가 동행한 빈곤의 과정

빈곤 연구가인 조문영 인류학 교수는 빈곤이 부단한 과정이자 고된 분투라고 말한다. 저자는 공장 노동자, 수급 대상자, 청년, 이주자 등과 동행하며 빈곤 과정을 기록했다. 인류가 착취해온 비인간까지 분석 대상을 넓히며 현재 구조를 넘어설 가능성을 모색했다.

천 원으로 이룬 기적

1997년 13평 남짓한 천호동 1호점을 시작으로 1,500여 매장, 3조 매출의 기업을 일군 다이소 박정부 회장의 이야기를 담았다. 원가가 올라도 가격을 지키는 '균일가' 정책부터 가격 이상을 품질을 지키기 위한 노력 등 25년간 기본을 지키며 성장한 다이소만의 경영 철학을 만나보자.

만성 염증, 음식으로 다스리자

모든 병의 근원에는 염증이 존재한다. 저자는 염증으로 고생한 경험을 계기로, 우리 몸 곳곳에 병을 키우는 염증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음식으로 몸을 다스리는 식치 방법을 책에 담았다. 음식의 고유한 효능을 기반으로 염증을 해방하는 식치 전문 한의사의 치유 비책을 살펴보자.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