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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나의 최선이면 된 거죠 (G. 가수 이소은)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247회)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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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옆에 스스로를 ‘스토리텔러’라고 말하는, 에세이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를 출간한 이소은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2022.04.14)


변호사라고 해서 일부러 차갑고 냉정한 분위기를 풍기려고 할 이유도, 센 언니일 이유도, 모노톤의 의상을 입어야 할 이유도 없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직업이 가지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에 나 자신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만의 옷을 입을 때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최대의 결과물이 나온다. 가장 나다운 것이 가장 강렬한 힘이다.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이소은의 에세이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에서 한 대목을 읽어드렸습니다. 가수, 변호사, 작가. 이렇게 화려하고, 멋진 타이틀을 가지고 사는 이소은이라는 사람은 사실 많이 흔들리고, 불안해하는 사람입니다. 동시에 변화와 도전을 즐기고, ‘나다움’을 깊이 성찰하는 사람이죠. 오늘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에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를 출간하신 이소은 작가님을 모셔서 지금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거듭해서 자신을 갱신하는 작가님의 멋진 삶을 들여다볼게요.



<인터뷰 - 이소은 편> 

오은 : 지금 일시 귀국하신 상태죠.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고 계신 것 같아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이소은 : 3-4주 정도 출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왔어요. 예전에 음반 활동할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해요. 우선 엄청 바빠요. 하루에 스케줄을 3-4개씩 소화를 하고 있거든요. 다른 점은 그때보다 나이를 먹어서 체력이 많이 달려요.(웃음) 그렇지만 너무 재밌고, 즐거워요. 

오은 : 책과 음반이 다를 것도 같아요. 음반은 보통 타이틀곡이 주목을 받게 마련이고, 그 곡 위주로 공연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책은 한 권을 통째로 이야기하잖아요. 개인적인 소회도 남다를 것 같거든요. 어떠세요? 

이소은 : 우선 설렘은 비슷한데요. 특히 이 책은 저의 지난 10년 동안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말씀처럼 음반을 냈을 때 타이틀곡 하나를 주로 공연하고 얘기하는 것과 달리 책은 다양한 스토리를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요. 그런 면에서 좀 더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오은 : 한국에서 지낼 때면 꼭 하는 것이 있으세요? 

이소은 : 서점 가는 거요. 더욱이 이번에는 중요한 일이 있었죠.(웃음) 다행히 책이 잘 보이는 곳에 있더라고요. 사실 저는 경제경영 서적도 꽤 좋아해요. 일을 할 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이번에 와서 처음으로 기웃거리게 된 곳은 아동도서 쪽이었어요. 아기가 생기니까 어떤 이야기들이 있는지 관심이 확장이 되더라고요. 

오은 : 이제 작가님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가수, 변호사, 작가. 겁이 없는 편이 아닌데 겁이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 꿈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면 늘 "유명해질 거야"라고 답하던 어린이였다. 운동을 좋아하고, 책 낭독하기를 좋아하던, 툭하면 TV 속 앵커 흉내도 잘 내던 이소은. 그 시절,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다 시도하곤 했는데 도시에서 열리는 공모전에도 죄다 응모하고, 베이비시터스 클럽을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했다. 영화 <필라델피아>의 대사를 달달 외울 정도였고, 톰 행크스 같은 변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이던 1996년, EBS 창작가요제에 참가했다. 얼마 뒤, 그 모습을 본 가수 윤상에게 전화를 받았고, 자신이 누군지 아느냐는 윤상의 물음에 이소은은 “디제이시죠?”라고 반응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윤상을 잘 몰랐고, 패닉의 광팬이었다. 1998년 1집 '소녀'로 데뷔했고, 수능시험이 끝나자마자 스케줄이 3개나 있었을 정도로 바쁜 가수 활동을 했다. 그러나 큰 행운도 주체적인 성찰 없이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았다. 이소은은 고민 끝에 연예계 생활을 뒤로 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로스쿨에 진학했고, 로스쿨 첫 시험에서는 꼴찌 성적표를 받기도 했지만 이후 실패 없이 한 번에 변호사가 되었다. 열정과 에너지 많은 성격은 어떤 식으로든 불의에 목소리를 내는 방향으로 그를 이끌었다. 사실 2002년,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 때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을 정도.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오롯이 스스로 다짐하는 2분의 시간을 꼭 가져야 하는 스타일이고 어색한 분위기는 자신이 깨야 한다는 이상한 강박을 가지고 있다. 위키피디아 마니아, 바이올린과 연극, 뮤지컬을 좋아한다. 음악을 들으면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스타일. ‘실패 이력서’를 써본 적이 있을 정도로 불확실한 미래를 뛰어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그는 그러니까 늘 시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도 ‘변화는 언제나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아가려 한다.” 늘 유명해질 거라고 말하던 어린이었는데 꿈을 이루셨네요. 그것도 어린 나이에 말이에요. 

이소은 : 어떻게 보면 좋은 꿈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웃음) 어떤 상태를 얘기하는 거잖아요. 근데 나름대로 그때는 열망이 컸기 때문에 에너지가 작용했던 것도 같아요. 그런 쪽에 관심이 늘 있었으니까요. 

오은 : 책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누기에 앞서 작가님께서 직접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가 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시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소은 : 이 책은 지난 10년 동안 제가 미국이라는 나라, 뉴욕이라는 치열한 도시에서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뒤로 하고 변호사로 살며 겪은 여러 경험들과 그 경험을 통해 얻게 된 저만의 삶을 바라보는 자세, 철학을 에세이로 풀어낸 책인데요. 가장 공통된 줄기는 어떻게 하면 ‘나다움’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이었던 것 같아요. 나다움에 충실할 방식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요. 

오은 : 저는 거기에 더해 어쩌면 나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편견과 싸운 이야기처럼도 읽었어요. 

이소은 : 게다가 스스로에 대한 편견도 있잖아요. 나를 제한하기도 하고요. ‘나는 이런 사람이었어’ 하면서 나 자신을 발전하지 못하게,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부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때문에 생각해보면 스스로에 대한 편견에 맞서서 싸운 이야기도 될 것 같아요. 

오은 : 그나저나 책 제목이 역설적이지 않나요.(웃음) 이소은 작가님은 나로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변신을 시도하고 계시니까요. 

이소은 : 사실 제목을 정할 때 그런 느낌으로 다가가면 어떡하나, 고민이 좀 있었어요. 저는 ‘나로 충분하니까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라는 말을 하려던 건 아니었거든요. 계속 나아가고 싶어요. 그런데 저의 중요한 테마 중 하나는 ‘결과’보다 ‘현재까지의 내 노력을 인정해 주면서 앞으로 나가는 것’이거든요. 지난 10년 동안 제가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고요. 스스로를 많이 억압하고 다그치고 살아왔던 게 스스로한테 미안했어요. 그래서 나에게 잘해주면서, 친절하고 너그러우면서도 나아가는 원동력은 충분히 찾을 수 있으니까 건강하게 나아가자는 의미로 제목을 지은 거예요. 사실 많은 독자 분들이 제목에 위로를 많이 받는다는 말씀을 해주셨거든요. 우리가 이런 말이 많이 고팠다는 생각도 했어요. 

오은 : 작가님은 새로운 일을 앞둔 두려운 상황에서 자기 최면처럼 “언제 이런 일을 또 해보겠어”라고 생각하신다고 해요. 그게 연습으로 되는 걸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저는 그 글을 읽으면서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나라면 과연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거든요. 

이소은 : 그럴 때는 눈 감고 확 뛰어내리는 것처럼 그냥 저지르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일생에 한 번 있을 법한 굉장히 특별한 기회가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다른 건 안 따지고 그냥 저지르는 거죠. 그러고는 엄청 후회해요. 엄청 스트레스 받고 힘들게 하는데요. 결국에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뭔가를 한 다음에 느끼는 성취감이 있고요. 성취감 때문에 다음에도 또 저지르게 되는 것 같아요. 사이클처럼 말이에요. 또 시인 님도 그러시겠지만, 어떤 경험을 하든지 아무리 힘들어도 리소스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요. 나중에 글 되게 좋은 거 나오겠다, 하고요.(웃음) 실패했으니까, 힘들었으니까 혹은 되게 어색했으니까 글이 되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게 있으면 쓸 내용이 되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늘 글감을 찾는 느낌으로 해보고 있어요. 

오은 : <오은의 옹기종기> 공식 질문 드리도록 할게요. 청취자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은 무엇인가요? 

이소은 : 너무 많은데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최근 들어 다시 읽게 됐어요. 우리가 진정한 어른이 되려면 어렸을 때의 모습을 온전히 버려야만 한다는 내용의 구절이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나다움과도 연결이 되는데요. 과거의 내가 누구였는지와 상관없이, 그걸 내려놔야만 미래의 내가 들어올 공간이 있잖아요. 저는 아티스트를 하다가 변호사가 되어서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어려웠던 때가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과거의 나를 못 버리고 있었던 게 컸더라고요. 그래서 『데미안』을 다시 읽으면서 이게 정답이구나 생각했어요. 또 소개하고 싶은 신작도 있는데요. 『H마트에서 울다』라는 책이에요. 진짜 이 책을 보면서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이 많이 흘렸어요. 저는 재미한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미국에 살아서 어떤 느낌의 이질감이었는지도 이해가 되고요. 한국에 대한 그리움도 공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굉장히 인상 깊게 본 책이에요. 



*이소은

아티스트이자 미국 변호사. 자기다움을 지키며 유연하게 변화하는 사람. 조금은 불확실하지만 그걸 뛰어넘는 열망이 있는 사람. 자기 자신에게 넉넉한 주인이 되고 싶은 사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커리어의 끝이 아닐 거라 믿는 사람. 나이가 들어서도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 중학교 2학년 때 EBS 청소년 창작 가요제를 계기로 가수로 데뷔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첫 앨범 〈소녀〉를 발표했고, 이후 네 장의 정규 앨범을 냈다. 음악을 사랑하고 무대 위에서 진실했지만, 음악 이외의 세상이 궁금했다.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에 있는 노스웨스턴 로스쿨에서 J.D. 학위를 받았다. 로스쿨 졸업 후 뉴욕 변호사 시험에 합격, 뉴욕에 소재한 로펌에서 소송과 중재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이후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의 뉴욕 지부 부의장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뉴욕에서 문화예술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며, 글과 곡을 쓰고, 법을 다루며, 다양한 미디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들 앞에서 여전히 두렵지만, 그 속에서 망설임 없이 지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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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이소은 저
수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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