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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선생님이 거침없이 비판한 교육 현장

『거침없이 교육』 곽노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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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선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겸손하게 인정하고, 다른 관점의 비판, 생각에 열려 있어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1.09.09)


『거침없이 교육』의 분야는 교육이기보다 정치, 사회에 가깝다. 교육계를 향해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제기하지만 ‘실명 비판’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워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전방위에 걸쳐 담론을 형성하자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평소 ‘비판적 지식인’들의 글을 동경했던 저자는 서울경기글쓰기교육연구회에 함께하면서 다양한 글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후 교육공무직 처우 문제에 대해 다룬 글 ‘교육공무직에 대한 우리의 분노는 정당한가’가 <에듀인뉴스>에 실리면서 본격적으로 인터넷 교육논객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10개월가량 쓴 코너 <거침없이 교육>을 정리한 이 책이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책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에듀인뉴스라는 인터넷교육언론에 정기 필진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쓴 칼럼을 중심으로 여러 글들을 모아, 책 한권으로 묶었는데요. 간단히 말해 교육비평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교육비평 책과 조금 차별화 된 게 있다면 저의 경우 ‘실명 비판’을 했다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에둘러 표현하지 말고 비판의 지점을 조금 확실히 하고 싶었습니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90년대 말, 2000년대 초에 ‘실명 비판’을 정치 사회 분야에서 왕성하게 하기 시작했는데, 저는 교육계에서 어설프게나마 한 번 시도해 봤다고 할까요? 다만 그럼에도 ‘인신 공격’이나 ‘비난’을 하지 않고 건전한 ‘비판’을 하려고 무진 애썼습니다.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직접 사보시면 알 수 있겠죠?(웃음)

교육비평이란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잡으셨습니다. 이런 주제를 교직생활 10년이 되지 않은 젊은 교사가 했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교직 생활 10년이 채 되지 않은 게 맞긴 한데, 제가 또 그렇게 젊지만도 않습니다. 내년이면 마흔인데요. 보기에 따라 젊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요.(웃음) 공부 안 하고 철없이 놀다가 임용이 늦게 됐습니다. 여튼 교육경력이 10년이 채 되지 않은 제가 교육비평 한답시고, 이곳 저곳 헤집고 다닌 건 사실입니다. 겁도 없이요. 그런데 제가 다른 사람 비판하면서 뭐, 막 유명세를 타려고 한다거나 그런 의도로 한 건 아닙니다. 유명해지지도 않았지만요. 

그저 젊을 때 했던 독서라는 게, 앞서 얘기한 강준만 교수나, 박노자, 진중권, 홍세화, 김규항 같은 사회 비판적 지식인들의 책을 ‘편향되게’ 읽어서, 자연스럽게 글도 그런 식으로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지식인들의 논쟁을 참 많이 봐 왔어요. <인물과 사상> 같은 지면, 또 인터넷 공간에서 이루어진 지식인들의 논쟁들이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밌었어요. 반박과 재반박이 이루어지면서 서로 다른 생각들이 막 뒤섞여 들어가는데, 이 사람 글 볼 때는 이 사람 말이 맞는 것 같다가, 저 사람이 다시 반박하면 저 사람이 맞는 것 같고, 다시 재반박이 오면 이게 맞는 것 같고. 이걸 반복하다보니 어느 하나의 의견만이 전적으로 옳고 그른 건 없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조심해요. 어느 하나의 의견에 깊게 빠지는 걸 의식적으로 멀리합니다.

앞서 말씀하셨듯이 책에서 실명 비판을 많이 하셨습니다. 그에 대한 이유는 무엇이고, 부담감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우리 사회는 ‘좋은 게 좋은 거지’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비판 거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좋은 말만 써냅니다. 문학계에서 흔히 얘기되고 있는 ‘주례사 비평’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 사회의 토론 문화, 비판 문화가 아직 충분히 무르익지 못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숙한 토론 문화에서는 ‘실명 비판’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게 문제이고 어떤 게 비판할 지점인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말과 글을 먼저 정확히 짚어줘야 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실명이 들어가는 게 기본입니다. 물론 중심은 사실 그 사람의 ‘실명’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한 ‘말과 글’입니다. 그 말과 글을 비판할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사람’의 인격을 비판, 비난한 걸로 오해합니다. 그래서 자꾸 싸움이 일어나요.

부담감은, 처음에는 멋모르고 했기 때문에 별로 없었는데, 갈수록 부담감이 생기더라고요. 한 번은 제가 칼럼에 어떤 책을 인용하면서 그 책의 한 구절을 비판적 뉘앙스로 언급 했는데, 그 책의 저자가 제 글을 보고 굉장히 기분 나빠했어요. 그 날선 감정들을 본인 SNS에 다 표현했는데, 제가 그 글을 볼 줄 몰랐겠죠.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겪어보니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그 이후 좀더 조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신중해지고요.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작가님의 글이 너무 교사 중심의 글쓰기라는 견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맞는 말씀이지요. 제 글은 ‘교사’의 시선이라는 ‘한계’가 있는 글입니다.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그건 어쩔 수 없어요. 제가 ‘교사’인 이상 교사 중심의 글을 쓸 수밖에요. 그런데 그건 ‘학부모’가 교육 이야기를 쓰면 학부모 중심의 교육이야기가 될 것이고, ‘기자’가 교육 이야기를 쓰면 기자 중심의 교육이야기가 되지 않을까요? 자기가 살아온 삶, 자기가 살고 있는 위치에서 세상을 보는 건 때로 너무 당연한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런 나의 시선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겸손하게 인정하고, 다른 관점의 비판, 생각에 열려 있어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시선, 다른 비판에 열려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는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주제에 여러 이슈가 있겠지만, 작가님이 평소 판단하시기에 한국 교육계의 가장 큰 문제점이랄까요, 이슈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대학을 가야 최소한의 인정을 받는 학력주의, 대학 중에서도 서열이 높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학벌주의가 역시 가장 큰 문제이지 않을까 싶어요. 거기서부터 모든 문제가 파생됩니다. 교육의 목표가 좋은 대학 가는 걸로 모아지니,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는 시키지도 않고, 하지도 않게 되지요. 

제가 아까 얘기했던, 지식인들의 그 많은 논쟁들을 보면서 저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책을 찾아 읽었어요. 그 논쟁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요. 그러면서 내가 모르는 세상, 생각, 얼개들이 있다는 걸 보면서 시야가 조금 넓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학 입시를 위해서는 이런 것들이 다 헛짓거리입니다. 사실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는데, 단기적으로 도움이 안 되거든요. 그럼 하지 않는 거죠. 빨리 시험 성적 올릴 수 있는 공부만 하게 되죠. 물론 지금은 수능이 절대적인 시대는 아니고,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것이 나름의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학벌주의가 굳건히 남아 있는 한 근본 문제는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책이 나온 후 동료교사나 교육 현장에 계시는 다른 분들의 반응은 어땠을 지 궁금합니다.

일단 지금은 축하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책을 내는 게 어쨌든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지금은 그 축하를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웃음) 어떤 선생님께서 서평을 써 주셨는데요. 인상적이었던 점으로 ‘균형잡힌 시각’과, ‘비평’임에도 ‘비난’이나 ‘인신공격’이라고 할 부분들을 발견하지 못한 점 등을 들어 주셨고, 아쉬웠던 점으로 ‘교육비평 이외의 글들이 섞여 있는 것’을 얘기해 주셨어요. 제 책에는 교육비평만 있지는 않고, 교실 이야기 같은 것도 섞여 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겠지요. 더 다양한 이야기, 비판도 괜찮아요, 듣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책 제목대로 거침없이 교육에 대해 썼습니다. 거침없이 쓰다 보니 더러 저의 편견이 녹아들기도 했습니다. 많이 읽어주시고, 그런 저의 편견, 한계에 대한 비판도 좀 해 주세요. 다른 사람을 많이 비판한 만큼, 저에 대한 비판도 달게 받겠습니다. 비판하고 비판 받으면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곽노근

경인교대 초등교육과 졸업. 임용 전까지 많은 학교에서 기간제, 시간제 교사로 일함. 2013년 임용 후 중산초, 상탄초를 거쳐 현재 적암초에서 근무 중. 학교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서, 이게 대충 놀고먹으며 할 일은 아님을 느껴 그제야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하게 되었다. 조금 나아졌지만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여전히 아이들 앞에서 자주 부끄럽다. 삶과 계급과 교육에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되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살려 한다. 초등토론교육연구회 고양 모임, 서울경기글쓰기교육연구회 고양 모임을 이끌고 있다.



거침없이 교육
거침없이 교육
곽노근 저
정한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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