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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겸손하며 개인은 자유로운 나라, 영국

『그러니까, 영국』 윤영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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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어떤 매력이 있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일까? 영국의 어떤 점이 사람들로 하여금 영국을 선호하게 만들었을까? (2021.07.14)


2021년 초, 국제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발표한 「세계 인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인이 가장 일해보고 싶은 도시 순위에서 런던이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일해보고 싶은 나라’ 순위에서도 영국은 5위에 올랐다. 그 외에도 세계인을 대상으로 ‘가보고 싶은 나라’를 꼽을 때도 영국은 늘 상위권 순위를 차지한다.

영국은 어떤 매력이 있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걸까? 영국의 어떤 점이 사람들로 하여금 영국을 선호하게 만들었을까? 『그러니까, 영국』은 우리가 궁금해하는 영국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국의 역사뿐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문학, 종교에 이르기까지 유쾌하고 사소한 인문학적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저자 윤영호 작가를 통해 영국 문화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영국에는 런던을 비롯해 바스, 맨체스터, 리버풀, 에든버러 등 알려진 많은 도시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한다면 어디를 추천하시겠습니까?

물론 어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냐, 어떤 목적으로 영국 여행을 계획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 책은 영국 여행 일번지로 도버를 추천합니다. 도버는 유럽 대륙에서 영국으로 오는 관문입니다. 그리고 도버에서는 유럽 대륙이 한눈에 보입니다. 영국이 유럽 대륙과의 긴장 관계에서 발전했는데, 도버의 하얀 절벽에서 대륙을 내다보면 그러한 역사가 한눈에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영국의 해변은 하얀 절벽으로 유명한데, 이게 백악기 시대에 만들어진 지층인 백악(초크, chalk)이기 때문입니다. 미적으로도 매우 아름답지요.



영국 역사에는 수많은 위인과 유명인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영국을 대표할 만한 인물은 누가 있을까요?

영국에는 셰익스피어, 뉴턴, 케인스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들이 있습니다. 그중 영국인들은 윈스턴 처칠을 제일 존경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찰스 다윈이 가장 재미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윈은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고, 좋은 교육을 받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모범적인 인물입니다. 그런 인물이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그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고 받았을 스트레스는 또 얼마나 대단했겠습니까? 그런 찰스 다윈의 삶이 앞으로 미증유의 큰 변화를 겪을 우리 미래 세대에게 큰 참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에서 경험하신 일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으며, 왜 그 일이 기억에 남는지 소개해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요? 고급스러운 원피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 나이든 노숙자와 같이 밥을 먹고 있는 장면을 봤을 때입니다. 그때 저는 그 노숙자가 여인의 아버지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가 정신적인 이유로 노숙을 하게 되었고, 젊은 여성이 노숙하는 아버지를 설득하러 왔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런데 한 달 후쯤 그 젊은 여성이 다른 남성 노숙자와 같이 밥을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때 엄청난 혼란을 겪었습니다. 내가 보는 세상과 다른 세상이 있구나! 그런 생각 말입니다. 노숙자를 대하는 영국인의 태도, 그것이 제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책의 부제가 ‘유쾌하고 사소한 영국 인문학 여행’인데요, 여행지로서의 영국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면에서 영국을 평가한다면 어떨까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영국의 중학교 과정에 보면 인문학이라는 과목이 있습니다. Humanities라는 과목이죠. 무엇을 배우느냐고 하면, 거의 모든 학문에 관한 것입니다. 고전, 역사, 지리, 언어, 철학, 종교 등등 경계가 없습니다. 영국을 여행하다 보면 경계가 없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우리의 학창시절을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때부터 이과와 문과라는 분리된 틀에서 공부했습니다. 나이 육십이 넘은 교수나 작가가 아직도 ‘이과’와 ‘문과’라는 고등학생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대학에서 전공을 정할 때도 너무 세부적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정치학과 다르고 외교학과 다르고, 동양사학과 다르고 서양사학과 다르게 공부했습니다. 그러한 인위적인 경계가 매우 낯선 것이라는 것을 영국에서 살면서 느끼게 됩니다. 결국 그러한 경계를 뛰어넘는 단어가 인문이라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영국에서의 삶과 한국에서의 삶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영국은 개인주의 사회이죠. 그래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아주 중요한 사회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개인의 사생활이 중요하다는 문제를 넘어서서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띱니다. 국가가 개인의 삶에 관여하는 것을 영국인들은 싫어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도 그걸 바로 국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를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에 공동체의 역할이 있습니다. 국가와 개인 사이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시민사회라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가와 개인 사이에 시민사회라는 완충지가 적은 한국 사회와 영국 사회의 삶은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인의 여왕에 대한 사랑, 로열패밀리에 대한 관심은 엄청난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간 사회에는 리더가 있습니다. 선출직 리더는 보통 절반의 지지와 절반의 반대를 가지고 있지요. 국민을 통합하는 데에 일정한 한계를 가집니다. 영국의 여왕은 그런 선출직 지도자 위에 존재하는 리더로 선출직 지도자를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모두 위로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집니다. 그래서 여왕은 국민을 위로하는 존재가 되지요. 그러한 권위는 아마도 오랜 역사에서 오는 것일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자본의 위력이 우리 삶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대자본조차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죠. 그것이 역사의 영역이고, 그것이 로열패밀리의 영역이라고 영국인은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영국』을 읽을 독자들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혹은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이 다른 사회의 구성 원리에 대해 지금보다 더 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단선적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하나의 원리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우리 사회가 얻은 단기적 성과에 도취되어 우리 사회의 구성 원리와 우리 사회의 발전 방향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쉽게 단정짓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이 한국보다 더 나은 사회라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와는 다른 원리로 움직이는 사회도 있으며, 우리와 다른 사회를 좀 더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은 더욱 윤택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윤영호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증권사, 보험회사, 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고, 카자흐스탄 증권사 겸 자산운용사인 세븐 리버스 캐피털(Seven Rivers Capital)에서 대표를 역임하며, 경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 현재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지식 유목민의 관점에서 영국의 역사,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옵션투자 바이블》, 《유라시아 골든허브》가 있다.



그러니까, 영국
그러니까, 영국
윤영호 저
두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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