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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보다 더 힘든 건 불안과 우울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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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거나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렇게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참으로 꾸준히 외면합니다. 이 책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든 나를 사랑하는 힘이 날 살게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겁니다. (2021.07.13)


‘인생 멘토’로 불리는 김미경 강사는 책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를 하루 만에 읽고 이런 추천사를 남겼다. 평소 “암과 같은 인생의 위기를 겪은 사람들이야말로 훌륭한 인생 멘토”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라고. 

암에 걸린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절반에 못 미쳤지만, 최근에는 70%를 넘어섰다. 생존율이 높아졌다는 희망적인 말은 반대로 암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른두 살, 혈액암에 걸렸던 심선혜 작가는 “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 암 자체보다는 불안이나 우울과 싸우는 게 더 괴로웠다.”고 말한다. 암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가 그만큼 무거웠기 때문이다. 심선혜 작가는 “암과 함께 잘 살기 위해서는 암 환자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는 암을 겪으면서 ‘나를 돌보는 힘’을 키워가는 모습과 시련을 통해 새롭게 배우고 깨달은 것들을 담고 있다. 어린 딸을 돌보듯 자신을 돌봐가는 과정을 보면 암 경험 여부와 상관없이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가 많아 ‘치유의 숲 같은 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암이라니 많이 놀라셨을 것 같아요. 치료는 모두 끝났나요?

원래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했어요. 목표를 정한 다음 체크 리스트를 작성해서 실천하는 식으로 살았죠. 당연히 삼십대에 ‘암환자가 된다’는 목표는 없었어요. 암에 걸릴 거라고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당시 레지던트였던 남편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렇게 많은 환자를 보면서도 설마 내 가족이, 젊은 아내가 암환자가 될 줄은 몰랐을 거예요. 현재는 건강을 많이 회복했어요. 암을 경험했다고 하면 다들 놀라죠. 2015년 여름부터 2년 반 동안 항암제를 열여덟 번 맞았어요. “ 림프종은 워낙 재발이 잘 되는 질환이라서 완치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계속 관리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암에 걸리고 나서 암을 겪은 분들이 쓴 책을 많이 읽었어요. 그런데 대부분 말기암 환자인 분들이 쓰신 책이라서 결국 죽음으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 글을 읽으면 불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아픔이 너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책장을 넘기기 힘든 경우도 있었고요.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암에 대한 선입견이나 오해 같은 걸 없애고 싶었어요.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살면서 누구나 위기를 겪게 되니까, 그럴 때마다 어떻게 나를 돌봐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제목처럼 말인가요?

책 제목인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는 제가 암 검진을 갔을 때 병원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할머니께서 제게 건넨 말씀이었어요.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자꾸 울컥하는 기분이 든다고 얘기했더니 저를 달래주시더라고요. 아이 엄마인 저에게 ‘소중한 외동딸보다 더 먼저 나를 돌봐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전까지 ‘돌봄’이라고 하면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보호하고, 엄마가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걸 떠올렸어요. 그렇게 돌봄을 3인칭이라고만 생각하니까, 왜 남들이 내 마음을 몰라주나 서운하더라고요. 막상 내가 나를 돌보기로 마음을 먹고 나니까 타인에 대한 서운함도 많이 사라지고 오히려 마음이 더 건강해졌어요.



나를 잘 돌보는 비법이 있을까요?

제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어요. 첫째, 돌봄의 주체를 나로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고 기다리지 않아요. 둘째, 타인과 비교하지 않으려 해요. ‘시소 타기’를 멈추고 온전한 나의 행복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셋째, 불안하고 우울할 때 즉각적으로 편안해지는 일을 합니다. 저는 슬프거나 불안한 마음을 글쓰기로 풀어내거나 명상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걸 추천해요.

책에서도 치유하는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글을 쓰는 게 효과가 있었나요? 

아플 때 마음을 터놓을 곳이 없어서 답답했어요. 가족들한테는 걱정 끼칠까 봐 말을 못 했고, 친구들은 경험이 없으니까 공감을 못 해주더라고요. 그때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는 심정으로 누가 들어주든 말든 제 마음을 쏟아내고 나니까 속이 후련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글쓰기를 꼭 추천하고 싶어요. 하소연할 상대를 찾지 말고 그냥 쓰세요. 내 마음은 내가 알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요.

어린 딸이 있어서 더 걱정이 크셨을 것 같아요. 암을 겪은 후 육아를 대하는 마음에 변화가 있었나요?

제가 농담으로 ‘82년생 김지영 실사판’이라고 해요. 김지영 씨처럼 가부장제가 심한 집안의 둘째로 태어나 결혼했어요. 아이를 낳으면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전업주부가 됐죠. 돌이켜보면 엄마인 제가 아이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서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잘 키워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어요. 그런데 아프고 나니까 그런 것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기운이 없기도 했고요. 지금은 알아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게 클 수 있다는 걸. 내 에너지가 충분히 채워져 있어야만 아이한테도 나눠줄 수 있는 거니까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암에 걸리고 나서 병원이나 제약회사, 혈액암 협회 같은 곳에서 진행하는 암환자를 위한 강연을 많이 들으러 다녔어요. 그때 재능 기부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암 경험자이셨더라고요. 저에게 조언을 해주셨던 자원봉사자 할머니도 유방암 환우셨고요. 원래 목표는 저자가 되는 게 아니라, 글을 쓰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걸 저와 같은 처지에 계신 분들에게 알려드리는 거였어요. 그러기 위해서 증거로 책이 필요했고요. 이제 책이 나왔으니까 그때 받았던 도움을 나눠드리고 싶어요.



*심선혜

한때는 남들이 알 만한 언론사의 기자였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전업 엄마가 됐다. 다시 일을 시작하려 준비하던 서른두 살, 아이의 세 번째 생일을 앞두고 혈액암에 걸렸다. 항암제가 암을 없애는 동안 어린아이처럼 소중히 나를 돌봤다. 그 시간들이 쌓여 비로소 암에 걸리기 전보다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현재 일상으로 돌아와 대학원에서 심신치유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나의 마음을 돌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 그리고 일상에 지친 당신을 응원하고 싶다.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저
판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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