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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원 “행복한 순간에도 불안을 느낀다면?”

『불안한 행복』 김미원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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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순간에 불안한 행복을 느끼는 독자들은 매우 양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응원을 보냅니다. 내가 느끼는 이 행복감을 당연한 것이 아니라 받아도 되는지 생각하는 분들은 약한 것, 지는 것, 소외된 것에 연민을 가진 분들이지요. (2021.03.24)


행복을 누리면서도 이따금 찾아오는 불안을 걱정해 본 사람이라면 『불안한 행복』이라는 제목을 보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을지도 모르겠다. 『불안한 행복』은 ‘내 행복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저자가 삶과 죽음, 불안과 행복, 만남과 헤어짐 등을 한 발짝 떨어진 시선으로 그려낸 에세이다.

죽음을 기억하며 오히려 삶이 행복해졌다고 말하는 작가와 함께 ‘불안한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오늘의 행복을 마냥 기뻐하며 즐기지 못하는 사람, 행복에 젖은 순간에도 그 뒤에 찾아올 내리막길을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사람이라면 그와 함께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2005년 등단 이후 세 번째 책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오랜 시간 끝에 나온 책인 만큼 집필에 많은 공을 들이셨을 것 같은데요, 세 번째 책을 집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수필 잡지에서 청탁받아 게재했던 글을 모아 일관성 있는 흐름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기쁘게 작업했습니다. 제 첫 수필집 제목 『즐거운 고통』 처럼요.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달콤한 슬픔』『즐거운 고통』과 『불안한 행복』까지, 제목에서 역설적인 의미가 느껴져요. 이번 책인 『불안한 행복』이라는 제목에 담아내고 싶으셨던 메시지가 있나요?

인생은 패러독스와 아이러니의 연속입니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습니다. 모두 좋은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행복한 순간보다는 힘든 순간이 더 많지요. 또한 행복한 시간이 영원하지도 않지요. 「제비뽑기」라는 글에서도 얘기했듯이 행복할 때는 자기 대신 불행한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을 생각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아버님을 보내드리며 쓰신 「운다고 사랑이」라는 글이 가장 와닿았어요. 이미 떠나보낸 인연 그리고 언젠가 떠나보내야만 하는 인연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글이었어요. 작가님께서는 이 책에 실린 글 중 어떤 글에 가장 마음이 가시나요?

저 역시 심정적으로 생활력 강한 어머니보다 순한 선비였던 아버지를 좋아해서인지 이 글이 좋아요. 책이 나온 후 다시 한번 독자의 마음으로 읽는데 이 글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글쎄요. 다른 글을 뽑으라면 「빈센트, 당신」을 꼽겠습니다. 약한 것, 순한 것에 마음이 가지만 결국 조금씩 비겁한 내 모습이 보여서요.

글 속에 문학, 음악, 철학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녹아 있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그런 작품들이 작가님의 글에 영향을 주기도 했나요? 또 작가님이 글을 쓸 때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 주는 것은 무엇인가요?

물론이지요. 문학, 음악, 여행, 철학 등 모든 것이 글과 나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풍요롭게도 하고요. 그것들을 경험하기 전의 나와 이후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은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인간의 몸부림’입니다. 그냥 이대로 사라지고 싶지 않은 마음.

「영원한 이별을 대하는 자세」 중 ‘예측 가능한 죽음을 맞을 수 있다면 사전 장례식을 열고 싶다’는 구절이 등장하지요. 요즘 ‘훗날 나의 장례식에서 남겨진 이들을 위해 어떤 노래를 틀까’ 생각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작가님께서는 그때 어떤 노래를 틀고 싶으신가요?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듣고 싶어요. 많은 것을 내게 준 인생에 감사하고, 세상 떠날 때 즐겁게 떠나고 싶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는 또 어떤 작가가 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작가로서 이루고 싶은 궁극적인 목표가 있는지, 사람들에게 어떤 글로 기억되고 싶은지 등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성경에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한 것처럼 내가 쓴 글, 누군가 쓴 글도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울 것 없는 진실과 진리를 남과 조금, 한 2%쯤 다르게 쓰고 싶습니다. 큰 욕심 없이 누군가 내 글을 읽고 공감해준다면 그것으로 기쁩니다. 그런데 공감해 주는 독자가 많으면 더 좋겠지요.

마지막으로 『불안한 행복』을 읽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안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는 행복한 순간에 불안한 행복을 느끼는 독자들은 매우 양심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응원을 보냅니다. 내가 느끼는 이 행복감을 당연한 것이 아니라 받아도 되는지 생각하는 분들은 약한 것, 지는 것, 소외된 것에 연민을 가진 분들이지요. 이런 분들이 세상을 조금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나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아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미원

1959년 12월 엄마가 김장 배추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팔삭둥이로 태어났다. 평생 야인으로 사신 이상주의자 아버지와 생활력 강한 엄마 사이에서 때론 흔들리고 균형감각을 체득했다. 다섯 시간도 앉아서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를 좋아하고 문인들의 발자취를 찾는 여행을 좋아한다.

세월과 세상에 마모되는 자신을 견디기 위해 2005년 수필가로 등단해 수필집 『즐거운 고통』, 『달콤한 슬픔』을 냈다. 『즐거운 고통』으로 남촌문학상과 조경희수필문학상 신인상을 받았고, 『달콤한 슬픔』이 세종우수도서에 선정되었으며 서정주문학상을 받았다. 월간 『한국산문』 발행인과 한국산문작가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불안한 행복
불안한 행복
김미원 저
특별한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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