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트와이스, 면밀한 대비를 거친 우수한 전환작

트와이스 <Eyes Wide Open>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데뷔 6년 차를 맞이한 그룹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그것도 꽤 오래전부터 면밀하게 대비를 해온 셈이다. (2020.11.24)


기획의 연속으로 이뤄진 아이돌 산업은 활동이 거듭될수록 필연적인 이미지 소모를 동반한다. 최정상에 위치한 그룹일수록 그 선택의 범주는 더욱 한정되기 마련이다. <Fancy You>를 시작으로, 트와이스가 <Feel Special>과 <MORE & MORE>이라는 과도기를 거치며 행복이 가득한 업 템포와 컬러 팝의 에덴동산을 떠나려 한 것은 새로운 정착지로의 이주라는 대목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데뷔 6년 차를 맞이한 그룹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그것도 꽤 오래전부터 면밀하게 대비를 해온 셈이다.

변화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언뜻 <Eyes Wide Open>은 우수한 전환작처럼 느껴진다. <Twicetagram> 까지의 활동이 개개인의 개성과 그룹 이미지를 위해 철저히 노래를 이용하는 쪽이었다면, 반대로 지금은 노래에 어우러지기 위해 과감히 캐릭터를 포기하는 쪽이다. 확실한 킬 포인트를 선호하던 'Cheer up'이나 'TT'의 정공법과는 다르게 절제를 중시한 작법은 변주의 폭을 줄이고 모든 멤버를 평탄하게 녹여내며 획일화된 세련미를 공략한다. 한층 어두워진 분위기와 느린 전개 또한 은은한 신비주의 인상을 부여하며 대중의 곁에 있던 국민 그룹을 어느덧 숙련된 집단의 이미지로 도약시킨다.

라틴 팝의 밀고 당기는 요소를 키치하게 조율한 'Hell in heaven'과 퓨처 하우스 풍으로 신비감을 주조한 'Believer' 같은 곡이 이러한 의지를 대변한다. 고조 이후 터지는 부분에서 역으로 한 차례 쉬거나, 예상치 못한 굴곡에서 반격을 가하는 포맷으로 '후크 멜로디' 없이도 주도권을 쥐고 흔들 수 있음을 증명한다. 여기에 끈적이는 덥(Dub)을 차용한 'Bring it back'과 담백한 기조의 'Handle it' 같은 곡을 선보이는 등 확실히 이전에 없던 사운드적 성숙, 즉 유연함을 확보한다.

그러나 온전히 몰입하기 쉽지 않은 것도 균형을 강조하며 부각된 단점 때문이다. 갑작스레 초기 작풍이 등장하는 'Shot clock'은 이질감이, 아리아나 그란데와 위켄드의 곡 'Love me harder'가 연상되는 'Behind the mask'는 기시감이 피어오른다. 무엇보다 타이틀 'I can't stop me'가 대표적이다. 두아 리파의 'Physical'을 노골적으로 레퍼런스 삼아 디스코 열풍에 탑승한 이 곡은 앨범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작풍과 심히 겉도는 데다 부족한 차별성을 극복할 만큼 독자적인 매력을 지니지도 않는다. 되려 급박한 속도감을 멤버들이 따라갈 수 있을지 불안할 뿐, 차라리 느린 기조로 시티팝을 천천히 녹여낸 'Say something'의 예시가 모범적이다.

임팩트를 지양하려는 태도 역시 심심한 구간을 낳기도 한다. 'Up no more'는 코러스의 강렬한 등장에 비해 맥없는 벌스로 이어지며, 반대로 긴장감 넘치는 고조 단계를 거침에도 하이라이트에 있어 큰 화력을 내지 못하는 'Go hard'의 브라스 사운드 등이 그렇다. 'Queen'의 경우에는 앨범 내에서 자가 반복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청취에 있어 크게 이질감은 없으나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 데는 실패한다.

앨범은 순도 높은 변화를 위해 그룹의 탄생 배경에 있는 '컬러'를 삭제하고 '몰개성'을 택한다. 다사다난하면서도 반전을 위해 달려온 행보 속에 의도치 않았더라도 격동하는 생명력이 있었다면, <Eyes Wide Open>이 지향하는 고급화 전략에는 특유의 완결적 면모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트와이스 2막'의 선포보다는 골수팬들에게 선사하는 '고풍스러운 커튼콜'이라는 인상이 든다. 커리어 중 사운드 가공 면에서 손에 꼽히는 작품임에도 다음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이 좀체 들지 않는 이유다. 자꾸 전작 <More & More>을 되짚어 보게 되는 것은, 어쩌면 두 작품 모두 공통적으로 변화의 유토피아를 꿈꾸고 준수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이번 앨범에는 살아 숨 쉬던 아홉 멤버들, 그리고 트와이스 자체의 생동감이 옅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트와이스 (TWICE) 2집 - Eyes wide open [Story, Style, Retro 버전 중 1종 랜덤 발송]
트와이스 (TWICE) 2집 - Eyes wide open [Story, Style, Retro 버전 중 1종 랜덤 발송]
트와이스
드림어스컴퍼니JYP Entertainment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트와이스 (TWICE) 2집 - Eyes wide open [Story, Style, Retro 버전 중 1종 랜덤 발송]

<트와이스>17,100원(19% + 1%)

TWICE 정규 2집 Eyes wide open 발매 [앨범 구성] - 앨범 3종(Story ver., Style ver., Retro ver.) - 포토북 3종(Story ver., Style ver., Retro ver.) - CD-R 10종 중 1종 랜덤 - 메시지 카드 9종 중 1종 랜덤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생명에 관한 완벽한 안내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생물학자 폴 너스가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제시한다. 세포, 유전자, 진화, 화학, 정보라는 생물학의 5가지 원대한 개념을 통해 생명의 비밀을 밝힌다. 모든 생물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 되는 법

코로나 블루를 넘어 레드로. 피할 수 없는 불안과 분노 속에서 살아가는 요즘 나를 지키기 위한 전문가의 '지혜'라는 처방은 참 뜻밖이다. 미지의 보물 같은 지혜를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으로 가질 수 있다면 어떨까? 오늘을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의 능력을 길러주는 현실적인 책.

고고학으로 접근하는 기록 너머 역사

세계 4대 문명이라는 개념은 언제부터 만들어졌을까? 기자조선은 실재했을까? 임나일본부의 실체는? 첨예한 입장이 대립하는 고대사에 관해 고고학 자료를 활용하여 강인욱 교수가 설명한다. 지배와 폭력이 아니라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매혹적인 고대사 여행.

수상한 시리즈 박현숙 작가의 그림책

탐정이 꿈인 소녀 ‘나여우’가 방학을 맞아 고모와 잠깐 지내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책. 서로와 인사도 하지 않고 벽만 보고 있는 삭막한 아파트! 주인공 소녀가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귀신을 보게 되고, 정체를 파악하고자 문도 열어주지 않는 이웃들을 탐방하며 겪는 미스터리 모험담.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