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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 "실패의 과정이 예술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부다페스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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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패의 과정이 예술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업무 시간 내내 내일 새벽에 쓰기 시작해야 할 문장을 궁리하지요. (2020.11.16)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일이 있을 때, 우리는 어디까지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까? 뱉어진 말들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그럴듯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는 욕망은 많은 진실을 왜곡하고, 어쩌면 그 자신까지 손쉽게 속여 버리고는 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당신이 말하고 있는 것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진짜 욕망을 들추어낸다면 우리는 그 앞에서도 여전히 당당할 수 있을까?

지금 이곳과는 시,공간적으로 동떨어진 무대 위에서 지금 이곳과 정확히 같은 이야기를 선보이는 소설가 김솔의 신작 장편소설 『부다페스트 이야기』가 출간됐다. 부다페스트의 한 우수한 국제 학교를 배경으로, 그곳에 일일교사로 초빙된 각계각층 명사들의 영웅담이, 당사자의 입으로 직접 펼쳐진다. 그리고 이 모든 아름답고 휘황찬란한 이야기들을 거짓이라고 비웃는 단 한 사람의 시선이 있다. 그는 자신이 본 추악한 진실들을 모두 써 내어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 그 책을 읽기 전, 진실을 쓰는 인물을 쓴 소설가 김솔의 생각을 들어 보자. 



올해 5월 짧은 소설집 『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을 출간하시고, 또 5개월 뒤에 장편소설 『부다페스트 이야기』를 출간하셨어요. 두 권을 연달아 작업하시느라 바쁘셨을 것 같은데, 올 한 해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예상치 못한 대유행병 시대를 살게 되면서 불편한 약속들과 불완전한 변명들이 기적처럼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출퇴근길에 기웃거리던 장소들도 재택 근무 때문에 멀어졌습니다. 게다가 연초에 새로운 동네로 이사까지 하면서 더욱 고독해졌습니다. 화분에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느리게 자라는 데다가 하루에 한 번씩 물과 햇볕을 챙겨 주는 일 이외에 제가 해야 할 일도 없더군요. 아직 읽지 않은 책이나 듣지 않은 음반이 많아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는 데 시간을 쏟을 이유도 없었습니다. 나른한 일상에 어울리지 않는 것은 제 기괴한 원고뿐이었습니다. 그러니 그걸 읽고 수정하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사이 두 권의 단행본을 출간했고 세 편의 단편소설을 완성했으며(그 중 두 편은 곧 발표될 예정이고) 소설집 한 권을 퇴고했습니다. 11월 말에 『유럽식 독서법(가제)』(문학과지성사)까지 출간하면 올해의 중요 일정은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유행병이 계속 된다는 우울한 전망이 예고되었으니, 매일 화분에 물과 햇볕을 나눠 주면서, 또 다시 장편소설 원고를 고치고 그걸 출판사 여기저기에 투고할 것 같습니다.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만, 그게 제 오락이니까, 지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책이 출간될 때까지 저는, 소설가라는 직업인은 소설을 계속 쓰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뛰어난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또 떠벌리고 다니겠죠.

데뷔하셨을 때부터 작가님의 집필 루틴이 인상적이었어요. 낮에는 굴착기 엔지니어라는 직업인으로서 시간을 보내고, 귀가 후 일찍 잠든 뒤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신다고요. 글을 쓰는 것과는 꽤 멀다고 보이는 글쓰기와 집필 활동을 병행하는 생활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회사 동료분들의 반응은 어떠신지도요!)

전날 특별한 일이 없어서 일찍 귀가한 날이면 여전히 일찍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새벽 3시쯤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컴퓨터를 켜고 커피를 마시면서 ‘예술가의 시간’ 안으로 들어서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무거운 잠의 커튼을 열고 들어가 보면 권태와 무기력의 벽을 만나기 십상이어서, 막장 속 광부처럼 어둠 속을 한참 헤매다가 어제까지 추적하고 있던 문장을 간신히 찾아낸 순간 알람이 울리고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도 이 실패의 과정은 여전히 황홀하고 매력적입니다. 

이 실패의 과정이 예술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업무 시간 내내 내일 새벽에 쓰기 시작해야 할 문장을 궁리하지요. 업무와 관련된 전자 메일을 쓰다가도 좋은 생각이 나면 메일 안에 메모합니다. 그리고 그 메일을 저한테 보내기도 하지요. 가끔은 너무 집중한 나머지 공포에 휩싸일 때도 있습니다. 혹시 방금 전에 동료나 상사에게 발송한 메일에 제 망상의 기록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이 공포를 줄이기 위해 펜으로 메모가 가능한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회사 동료들은 네 가지 부류입니다. 제가 소설가라는 사실을 아예 알지 못하는 부류와 저를 소설가가 아닌 시인으로 알고 있는 부류, 그리고 제가 등단한 뒤로 여태껏 책 한 권 내지 못하는 무명이기 때문에 ―책 판매 실적을 고려해 보면, 실제로 저는 무명에 가깝습니다― 굳이 아는 체하지 않는 게 제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부류, 이 세 부류를 걸러내고 나면 몇 년 전까지 두어 권의 책을 출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두어 명의 동료가 남죠. 

하지만 그들은 『부다페스트 이야기』와 관련된 최근의 신문 기사를 읽지 않은 게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그 기사에 저의 최근 사진이 실려 있었는데도 아무도 아는 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토록 평화로운 세계를 깊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직원들에겐 이 평화가 불만스러울 것 같긴 합니다만, 판매와 관련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그저 머리를 조아릴 따름입니다.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공간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한 국제 학교예요. 공간에 대한 구체적인 설정과 묘사 덕분에 소설을 읽는 내내 장면들을 더 명확히 떠올려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대를 특별히 ‘부다페스트’의 ‘국제 학교’로 정하신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낯선 세계에서 안에서 낯익은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부다페스트를 이야기의 공간으로 선택했는데, 딱히 그곳을 선택해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일주일 정도 그곳을 여행하면서 건물과 음식, 음악과 시민들의 환대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은 있습니다― 굳이 중언부언을 해야 한다면,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둘러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미지의 세계인 동시에 동경의 세계인 만큼, 이곳에 만연한 우리의 이야기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로 포장해서 읽게 된다면 선입견의 방해 없이 우리의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다만 최근에 그곳에서 벌어진 비극적 선박 사고 때문에 책 출간 직전까지 장소와 제목을 변경하려고 고심했습니다만 ―고인의 명복과 유족의 건재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끝내 원본을 유지하기로 결론지었습니다. 국적과 인종, 종교와 문화가 뒤섞일 수 있는 곳으로 국제 학교만 한 곳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어른들은 교육적 사명감에 경도된 나머지 아이들과 선생들 앞에서 위선적 언행을 끊임없이 시도하면서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죠.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의 위선도 이런 상황이 가능하도록 한 몫을 했을 겁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정화 소설가님의 추천사는 매우 유효합니다. “그렇게 헝가리의 국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잘못 찾아갔다가 지금 여기 대한민국의 독자들에게로 제자리를 찾아온 행운의 편지, 『서울 이야기』를 양손 들고 열렬히 환영한다.”

이번 소설은 열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어요. 국제 학교의 연례행사에 초청받은 일일교사들의 이야기가 각각 한 장씩 펼쳐지는 구성인데요. 내용이 연속되는 것은 아니라서 작품을 연작소설이나 옴니버스 형식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이야기를 관통하는 같은 제재가 있는데, 바로 헝가리 부다페스트 외곽에 집단 거주하는 ‘로마니(집시)’에 대한 이야기예요. 마치 한 사람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지표로써 로마니가 등장하는 것 같은데요. 이렇게 공통된 소재를 통해 어떤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셨는지요?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기는 정작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 물론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직접 볼 수가 없어서 거울을 활용합니다. 현재의 거울이 발명되기 전까진 덜 반짝거리고 표면이 고르지 못한 대상에 자신을 비춰 봤을 텐데, 반사상이 왜곡되거나 선명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그 당시의 인간들은 자신의 모습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었을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감각 이외의 수단을 활용하여 공기의 존재를 증명해야 했고, 이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 공기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분명히 설명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설명이 다른 인간에게도 똑같이 수용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공기의 특성은 최근에서야 확실히 밝혀졌습니다. 저는 진실이 레고 블록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조각만으로는 아무런 의미도 쓸모도 없습니다. 한 조각을 다른 조각과 맞춰 가면서 형상을 갖춰야 의미와 쓸모를 지닐 수 있습니다. 한 인간이 진실처럼 떠들어 대는 이야기가 어떤 의미와 쓸모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모두에게 유용한 것인지는, 그 이야기를 떠들고 있는 인간은 결코 알 수 없습니다. 그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있는 자들이 그 이야기를 다른 이야기에 끼워 맞춰 보면서 의미와 쓸모를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 인간의 직업과 욕망이 세상에 끼치는 영향을 측정할 지표로서 다른 인간, 특히 부당하게 멸시 받고 있는 로마니를 거울로써 채택한 것입니다.

이번 소설은 넓게 보면 결국 직업에 대한 이야기예요. “직업이란 사회와 역사에 개인이 강제적으로 동원되는 방식이다.”라는 소설 속 문장처럼 직업이라는 사회적 역할에 따라 한 개인의 이해관계와 욕망이 설정된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특정 직업을 열망하고, 성취하고, 한 직업 안에서 형성되는 개인의 욕망들 등에 대한 고찰에서 소설이 시작됐을 것도 같은데, 어떠신가요?

대부분의 직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역사가 깊지요. 직업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만을 의미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지 간에 한 인간이 일생의 대부분을 쏟아 부어가면서 그걸 유지하고 있는 한, 직업은 자신의 정체성과 일생을 완성해 가는 방법이며 타인에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돈을 벌지 못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 자들이 주변에 얼마나 많은가요? 자신이 속해 있는 직업은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일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직업은 오랫동안 혈연을 따라 대물림되기도 했던 것이죠. 그 직업은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 세계처럼 여겨졌을 겁니다. 

근대에 들어서 직업은 가문이나 계급, 인종이나 국경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인간들은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직업의 규모와 영향력을 감지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너무 모호하기도 하거니와 너무 느리고 미미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낙수가 댓돌에 구멍을 뚫듯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분명한 인과관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어느 누구도 결과를 지금 당장 알지 못한다는 것이고 결과는 또 다시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선의가 머물고 있었던 원래의 자리로 되돌릴 수가 없어요. 

그러니 모두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직업 속에서 사려 깊게 행동하고 예민하게 주변을 살피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앞사람의 실수는 뒷사람의 변명이 될 것이고, 그런 변명이 쌓이다 보면 히틀러나 원자폭탄을 발명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말보다는 훨씬 어려운 일이지만, 더 끔찍한 미래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직업에 대해 타인의 시선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말하는 나’와 냉철한 시선을 가진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나’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게 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나요. 이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이 간극이 없는 삶이란 어떤 것일지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내가 말할 수 있는 순수한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나’ 또한 존재하지 않는 것 같고요. 제 깜냥으로는, ‘다른 사람에 의해 즉흥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나’만이 겨우 존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자신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인간은 거의 없겠죠. 하지만 나를 통해 타인을 볼 수 있고 타인을 통해서만 나를 볼 수 있다는 사실 유사 진실로라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스스로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걸 다른 사람을 통해서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내가 타인을 압도할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면, 이 역시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찬사를 얻어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결과만을 강조하는 건 결코 아닙니다.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결과를 증명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과정이 곧 한 인간의 일생이니까요. 

아무튼 나란 존재는 결국 타인에 의해서만 실현되는 존재가 아닐까 싶군요. 타인이 사라진 세계에선 자신도 존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타인의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내가 말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나’ 의 간극이 사라지는 순간 나도 세상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생각의 연장선에서 소설가의 작품은 그것을 읽은 독자의 해석을 통해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단언하고 싶군요. 독자는 작가의 무능력을 조롱할 수 있어도 작가는 독자의 오독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부다페스트 이야기』가 어떤 독자분들께,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려요.

이 책을 선물해야 할 때 표지에 저는 이렇게 서명하고 있습니다. ‘존재가 곧 숭고한 직업인 모두에게.’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정해진 일들을 반복해서 처리하고 그것으로 밥벌이를 한다는 점에서 모두 직업인입니다. 그들 중에는 제가 이 책에서 조롱했던 직업을 지니고 계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변명부터 하고 싶습니다. 전 당신을 조롱하려는 게 아니라 당신을 조롱받도록 만든 세상을 조롱하려 했습니다. 오랫동안 전 소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작가가 되어 어쭙잖은 글을 쓰게 되면서, 제가 소수보다는 소수를 부당하게 다루는 다수에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의도는 희망의 어두운 부분을 이야기하려는 것이지, 희망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거듭 밝히고 싶네요. 

제가 당신의 직업을 이 책에 인용한 것은, 그만큼 당신의 직업이 사회와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일 수 있으며, 당신이 그 직업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뭔가 희망적인 돌파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 인용되지 않은 직업의 개인이라도 제 책을 읽고 각자의 현재 좌표를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후대를 위해 방향까지 알려주진 못하더라도 이곳까지 도착할 자들에게 격려가 될 수 있도록 반짝거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마치 청동거울을 닦듯이 부단히 자신을 벼리는 수밖에 없겠죠. 선사들은 마음을 직접 단련할 수 없어서 몸을 단련시켰습니다. 몸을 통해 마음을 단련하는 으뜸의 방법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세상 모든 곳에 들를 수는 없지만 세상 모든 곳을 자신 앞으로 불러들일 수는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값싸고 편리한 방식으로. 나중엔 더 훌륭한 세상은 직접 만들어 낼 수 있으시겠죠. 그래서 독자란 아직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지 못한 작가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귀한 시간 내어 여기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거친 말을 멈추겠습니다.



*김솔

1973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내기의 목적」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 『망상,어語』, 장편소설 『너도밤나무 바이러스』 『보편적 정신』『마카로니 프로젝트』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가 있다. 제3회 문지문학상, 제22회 김준성문학상, 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부다페스트 이야기
부다페스트 이야기
김솔 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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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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