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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원 칼럼] 미생물을 글로 배웠습니다 (Feat. 청년실업)

아일사 와일드, 제레미 바, 벤 허칭스 『미생물 전쟁』 / 청년실업 ‘미토콘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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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얼마나 더 넓은 땅을 정복하였는지에 더 관심을 갖는 아이에게 전쟁의 민낯도 좀 더 알려주어야 할 것 같다.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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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가능하면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다. 일단 일어나는 순간 너무나 큰 희생이 따를 것이며 우리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과 관련하여 세계의 변화와 기술의 발달이 이루어진 것도 사실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필요도 있다.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더욱) 그래서 최근에는 여가를 보낼 때 전쟁과 역사에 관련된 책들을 종종 읽게 되는 편이다. 지난번에 소개한 『세상을 뒤흔든 전투의 역사』 『전쟁과 무기의 세계사』 같은 책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좀 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미생물 전쟁』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서부전선의 사상자 구호소를 배경으로, 이질에 걸린 병사와 간호사의 몸속에서 일어나는 미생물들의 변화와 작용을 우리의 눈에 보일 만큼 가까이서 보여주는 책이다. 사상자 구호소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애니는 이질에 감염된 부상병 로빈스 이등병을 간호하다가 자신도 이질에 걸리고 만다. 그 과정에서 애니의 몸 속에서 이질균(시겔라 플렉시네리)를 물리치기 위해서 면역세포와 다양한 미생물들이 미생물 전쟁을 벌이는 내용이다. 미생물 전쟁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는 일종의 학습만화이지만,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그 묘사는 진지한 것이 특징이다.   

학습만화로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눈으로 관찰하기 힘든 미생물의 활동과 작동 방식을 직관적인 그림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그 어느 때 보다 바이러스나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워낙에 작은 크기로 일어나는 일이라 정말 말 그대로 '글자로만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정교하게 잘 그려진 삽화를 통해 그 모습과 움직이는 방식을 보니 박테리오파아지(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다)에 대해서 몇 줄의 텍스트를 통해 보는 것보다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보게 될 분들에게 먼저 말씀드리자면, 책을 읽기 전에 72페이지에 있는 크기 비교표를 미리 볼 것을 추천한다. 본편 만화가 미생물 전쟁을 관찰하기 위한 현미경으로 본 것 같다면, 본편 뒤에 있는 해설들은 1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 의료 상황과 더불어 역사적인 배경과 사실들을 망원경으로 넓게 관찰한 듯한 지식들을 전해준다. 

전쟁에 관한 이야기들이 지배자나 군대의 지휘자의 입장에서 서술될 때 그 처참함보다는 얼마나 더 많은 땅을 정복하고 공을 세웠는가에만 집중하는 것을 본다. 어린이와 함께 전쟁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도 전쟁과 무기에 대해 흥미 위주로 접근하게 되는 것 같아 고민이다. 어떤 무기가 얼마나 더 강한 위력을 가졌는지, 누구와 누구가 대결하면 승패가 어떻게 되는지, 누가 얼마나 더 넓은 땅을 정복하였는지에 더 관심을 갖는 아이에게 전쟁의 민낯도 좀 더 알려주어야 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미생물 전쟁』은 전쟁으로 인해서 얼마나 아플 수 있는지, 어떻게 사람들을 더 살릴 수 있었는지에 더해서 이야기 해 주면서 미생물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오늘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으로는 ‘청년실업’의 ‘미토콘드리아’를 선곡해 보았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 밴드 ‘눈뜨고코베인’ 의 전 멤버 목말라, 그리고 이기타가 결성한 ‘청년실업’의 곡이다. (이 곡은 이기타가 만들고 불렀다) 조금 장난스러운 면이 있지만 아주 작은 생명을 나타내는 제목이라던가 점점 스케일을 확대해서 세계 평화에까지 이르는 메시지가 ‘미생물 전쟁’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가사 중에 ‘박테리아‘도 있다)   


미생물 전쟁
미생물 전쟁
아일사 와일드,제레미 바 공저 | 벤 허칭스 그림 | 강승희 역
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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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덕원

뮤지션. 인디계의 국민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1대 리더. 브로콜리너마저의 모든 곡과 가사를 썼다.

미생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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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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