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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 페리, 직관적인 팝 사운드의 향연

케이티 페리 < Smi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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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가 결과로 직결되지 않듯 사운드를 제외한 앨범은 낙천적 기조와 부정적 단면이 혼재된 이중성을 지닌다. (2020.09.23)


2019년 5월, 싱글 'Never really over'가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일각에서는 2010년대 초반의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맴돌았다. 제드와의 협업으로 주조한 신스팝은 전작과 대비되는 초창기 활동의 활력적인 메모리가 담겨 있었고, 심지어 경쾌한 댄스곡 'Daisies'와 'Smile'이 차례로 발매되면서 이러한 주장에 박차를 가한 것이다. 실제로 3년 만의 복귀작인 <Smile>은 직관적인 팝 사운드의 향연으로, <Prism>에서 선보인 대중적인 작법을 가져와 차트를 호령하던 시절의 위엄을 일시적으로 재현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여러 악재 가운데서 발매된 <Witness>가 혼란과 불안에서 비롯된 자기성찰과 실험성이 중심이 되는 작품임을 고려하면 <Smile>이 취하고 있는 가볍고 쉬운 프로듀싱은 올랜도 블룸과의 결혼과 딸 출산 소식 등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의 환경과 합리적인 인과임을 알 수 있다. 다만, 동기가 결과로 직결되지 않듯 사운드를 제외한 앨범은 낙천적 기조와 부정적 단면이 혼재된 이중성을 지닌다. <Prism>의 인스트루멘탈 위에 <Witness>의 가사가 올려진 형태랄까. 스마일이란 문구와 한껏 꾸며진 광대 분장을 한 채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케이티 페리의 모습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곡은 대체로 두 갈래로 나뉜다. 'Fireworks'의 후예 정도로 각성과 감사를 찬미하는 희망찬 팝 트랙, 그리고 애인과의 관계와 침체기로부터의 극복과 같이 개인사를 토로하는 트랙이다. 선공개된 싱글과 더불어 앨범에 수록된 전자의 경우 케이티 페리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과 보컬 소화력이 합쳐지기에 보증수표 같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Tucked'와 같은 곡이 뇌리에 남는 이유도 그렇다. 무던한 훅과 드라이빙을 연상하는 업비트 멜로디는 조금 상투적이지만, 유별난 에너지가 니즈에 부합하니 기대에 상응하는 청취감을 부여한다.

걸리는 지점은 후자다. 전술한 양면성 때문에 노래의 의도나 중심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 감상을 방해하는 트랙의 수가 많다. '눈물이 글썽거리는 눈으로 계속 춤을 춰'라는 가사에 동적인 댄스 비트를 엉성하게 풀칠한 'Teary eyes'와 트랩의 고조 이후 스팀(Steam)의 'Na na hey hey kiss him goodbye'의 정겨운 멜로디가 난데없이 튀어나오는 'Not the end of the world', 잔잔한 어쿠스틱 도입부와 소량의 전자 기타로 여운 있는 마무리를 장식하다가도 갑작스러운 EDM을 난입하며 산통을 깨트리는 'What makes a woman'이 그 예시다.

물론 몇몇 문제점을 제외하면 수록곡 대부분이 무난한 편이지만, 확실한 킬링 트랙 또한 부재하다. 무엇보다 앨범 전반에 깔린 '팝 노선을 택했으나 즐기지 못하고, 진지하자니 다소 익살스러운' 태도가 애매한 부조화를 낳는다. 차라리 독립 싱글로 발매된 절절한 발라드 'Never worn white'가 그가 거쳐온 오랜 시간과 성숙해진 모습을 훌륭하게 피력하고 있으니. 작금의 케이티 페리에게 필요한 건 <Teenage Dream> 시절의 시원한 성량을 내지르며 막연한 사랑을 꿈꾸는 악동 신인으로의 회귀가 아닌 본인의 장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일관된 논지로 밀어붙일 수 있는 선배로서의 기지와 기개가 아닐까.



Katy Perry (케이티 페리) - 5집 Smile
Katy Perry (케이티 페리) - 5집 Smile
Katy Perry,Ze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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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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