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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아 "신화는 지금 여기서 행복하라고 말한다"

『신화의 쓸모』 오진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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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젊은 세대와 성숙한 중년 세대가 함께 공감하며 지금 여기서 행복해지는 데 신화를 읽는 목적이 있다.

 


신화의 쓸모  는 30년간 교육현장에서 간호학자로 강의한 저자가 따뜻하고 친절한 시선으로 풀어낸 그리스 신화 에세이로 신화에 담긴 상징과 은유를 찾아내 관련된 명화와 책과 영화를 아우르며 치유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풋풋한 젊은 세대와 성숙한 중년 세대가 함께 공감하며 지금 여기서 행복해지는 데 신화를 읽는 목적이 있다.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의료인들은 인간의 감정을 닮은 그리스 신들의 세계를 통해 우리네 삶을 이해함으로써 환자 돌봄에 적용하고 지친 자기 자신과 동료를 도닥이며 어느 순간에도 혼자가 아닐 거라는, 모두가 협력하며 최선을 다해 도울 거라는 진심 어린 응원과 적극적인 배려로 희망을 새로 쓴다. 



대학에서 30년 이상 간호학을 강의하고 있는데 이번에 인문 분야 그리스 신화 에세이를 쓰셨어요? 어떤 동기가 있었나요?

영화 <패치 아담스>에서 의료진이 회진을 하며 진단명으로 환자를 부를 때 주인공은 환자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의료인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 인간을 가장 우선하여 돌봄을 제공한다는 인간중심돌봄(person-centered care)임을 상기시키는 장면입니다. 질병이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두려면 무엇보다 다양한 형편에 놓인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의료인에게 인문학적 소양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많은 문화예술 작품을 통해 인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지만, 특히 그리스 신화는 익숙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오히려 인간의 정서를 닮은 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대해 더 잘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화를 읽지 않았더라도 몇몇 에피소드와 신들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어서 낯설지는 않은데, 이번 신화의 쓸모는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각 에피소드의 전후 맥락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익숙함에서 오는 재미를 느끼면서도 새롭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는 4개의 주제 아래 각 10개의 소주제 안에서 에피소드들을 엮었습니다. 이야기의 순서는 연대기적으로 풀었기 때문에 굳이 연표나 신들의 계보를 제시하지 않아도 읽어나가다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후 사건이 정리됩니다. 물론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쉽게 읽어낼 수 있고, 신화 속에서 용기와 위로가 될 수 있는 메시지를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 사랑에 빠진 분들이나 사랑 이야기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3부 신들의 사랑 부분이 제일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책 편집 면에서 눈에 띄는 게 있어요. 각 장마다 해시태그와 쓸모상자가 눈에 띕니다. 어떤 의도로 장치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젊은이들의 감각을 좇느라 해시태그를 넣어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낯설지만 최근에 SNS 활동을 하며 눈에 띄는 재치 있는 해시태그를 발견할 때 절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다소 심각하거나 무게감 있게 다가가는 신화 에피소드가 있더라도 그 끝에 달린 해시태그를 보며 웃음을 머금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쓸모상자인데 쓸모상자에는 간호학생을 비롯한 보건의료계열 학생들과 현재 보건의료에 종사하는 분들이 관심있어 할 의학용어들을 넣어두었습니다. 많은 의학용어가 그리스신화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 책이 보다 기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의학용어 외에도 그리스신화에서 비롯된 많은 상식용어들도 함께 넣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본문에 들어가기가 애매한 신화의 자투리들, 영화나 연극의 짧은 감상도 쓸모상자에 넣었어요. 쓸모상자만 살펴보아도 많은 상식을 더할 수 있고, 혹시 쓸모상자의 작은 글씨가 부담스러우면 그냥 지나가도 됩니다. 


젊은 세대부터 중년 세대까지, 의료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서 일반 독자까지 두루 읽기 좋은 책 같습니다. 이분들이 이 책에서 어떤 부분에 공감하시길 바라시나요?

그리스 신화를 쓰려고 오래 전부터 준비했지만 본격적인 집필은 코로나19가 막 시작한 때입니다. 처음의 의도는 20대의 간호학생들, 그리고 코로나 전선에서 전사로 활동하는 간호사들을 위한 것이었지만 신들에게서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위로의 코드를 발견했습니다. 특히 환우들을 위한 위로의 책을 만드는 출판사 ‘위시라이프’의 기획의도와도 잘 맞았습니다. 완벽한 신의 모습만이 아닌 인간의 감정을 닮은 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불완전한 존재로 실수와 좌절을 경험하는 우리네 삶에서, ‘그래도 괜찮다’라는 위로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넘어 독자층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를 흥미 있게 읽어도 좋고 의학 용어에 숨은 그리스 신화의 의미를 알아가도 좋고 교훈을 찾아도 좋습니다. 사랑과 전쟁이 일상인 우리의 삶 속에서 지혜라고 부를 만한 것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저 따뜻하고 쉽게 읽히기를 바랍니다. 


그리스에 직접 다녀오신 이야기가 있어요. 신화의 배경인 실제 그리스는 어떤가요? 독자들도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을 거 같은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 좀 해주세요.

2017년에 ‘그리스 신화 탐방’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11박 12일로 다녀왔는데, 당시 그리스는 시리아 난민들 문제와 EU에서 탈퇴 등으로 국가적인 위기에 몰려 있었습니다. 영화 <나의 사랑, 그리스>를 보더라도 비슷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어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그리스에 도착하고 보니 무척 평화로웠고, 무엇보다 임페리얼 블루의 그 푸른 바다 앞에서는 모든 시름을 잊게 되더군요. 그러나 무엇보다 현재 그리스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리스 전체가 그리스 신화의 박물관입니다. 물론 제대로 복원되거나 잘 보존되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곳들도 많았지만 그리스 신화를 충분히 알고 있거나 앞으로 그리스 신화의 매력에 빠질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리스 여행은 아주 특별할 것 같습니다. 


상통하는 주제로 신화의 영역은 물론 명화는 물론이고 문학 작품과 영화를 아울렀어요. 이런 안목을 기르는 방법이나 습관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많은 전공의 교수들이 각자의 전문분야를 대중화하려는 의도에서 교양도서를 세상에 내놓는 것을 보면서 저 역시 간호와 돌봄의 본질을 알려주고픈 욕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고, 대학교재와 같은 전문도서의 성격을 탈피하려면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코드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목은 특별한 것이 없고 돌봄의 코드를 유지하며 ‘인간중심돌봄’, ‘인간의 이해’ ‘치유와 힐링’ 이런 키워드를 늘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뿐입니다. 그리고 습관이라면 책과 영화와 그림을 가까이하고 메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신화의 쓸모』 작업을 하면서도 그동안 쌓아두었던 독후감과 미술감상문과 영화메모를 뒤지며 적절한 에피소드에 밀어넣었습니다. 왕도가 없죠, 메모입니다(웃음). 


그리스 신 가운데에서 가장 마음이 가는 신이 있을까요?

2017년 그리스 여행이 끝날 무렵 인솔자이셨던 세계신화연구소장님께서 모든 여행자들에게 신들의 이름을 붙여주었답니다. 저는 ‘아프로디테’로 호명되었는데, 부담스러운 이름이지만 무척 영광스러웠습니다. 아프로디테는 어쩌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를 닮은 것 같더라고요. 그 당당함과 천연덕스러움과 열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 <신화의 쓸모>에서 유난히 아프로디테를 변호하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웃음). 그리고 신은 아니지만 아라크네, 저는 아라크네를 여신에게 무모하게 도전한 어리석은 인간이라기보다는 신에게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실력을 오직 연습과 훈련으로 갖추어 신에게 당당하게 맞선 패기로 보았습니다. 그것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신화의 쓸모』 곳곳에 젊은이들을 응원하는 메시지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위로를 느끼시기 바랍니다.



신화의 쓸모
신화의 쓸모
오진아 저
위시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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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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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쓸모

<오진아> 저16,0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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