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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라이터의 ‘경로 이탈’의 삶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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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었건 지금 당신의 마음이 ‘해야 한다’라고 외치는 일을 하세요.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2020.08.31)


첫 회사 3년 10개월, 두 번째 회사 1년, 세 번째 회사 3개월, 마지막 회사 9개월. 그 후로는 ‘백수 라이터’로 정착했다. 이 삶이 원하는 삶이란 것을 깨닫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회사 속 삶이 전부라고 믿고 있을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첫 책인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를 썼다. 회사 밖 생활을 네 번씩이나 해본 입장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회사 밖도 의외로 살 만하다고, 회사 밖은 지옥도 전쟁터도 아니라고. 돈보다는 사람에 투자하고 내일보다는 오늘에 집중한다. 살면서 써지는 글을 좋아하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지향한다. ‘코붱’이라는 닉네임으로 브런치에서 ‘부엉이 상담소’를 운영 중이다.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를 집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백수라고 해서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네 번의 백수 생활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백수가 되었기에 비로소 알게 된 삶의 새로운 모습을 퇴사를 고민 중이거나 이미 퇴사를 했는데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 중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누구든 일을 하면 '퇴사하고 싶다, 쉬고 싶다'와 같은 마음이 들기 마련인데, 작가님께서 마지막 회사의 퇴사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제 의지로 자진해서 퇴사한 건 3번째 직장이 마지막이었는데요, 당시에 주요 고객사가 미국이어서 밤이든 낮이든 상관없이 업무를 봐야 했어요. 낮에는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고, 밤에는 고객사로부터 직접 연락이 오거나 생산라인에서 연락이 오거나 했거든요. 그렇게 하루 24시간을 언제 일하면 되고 언제 쉬면 되는지 모르는 상태로 3개월 정도 살다 보니 스스로 자문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삶을 내가 진짜로 원해서 사는 건지 아닌지. 답은 ‘아니다’ 였습니다.

3번째 직장은 이전 직장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며 크고 작은 차별을 받다가 들어간 정규직 포지션이었어요. 당시의 저는 그저 이전 직장보다 더 좋고 큰 회사에 들어가는 것만이 중요했어요. 그것만이 ‘인 서울 4년제 대학 출신이 아니다’라는 이유만으로 저를 그들보다 한 단계 낮은 사람으로 취급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한 마디로 제가 원해서라기보다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3번째 직장을 선택했던 거죠. 제가 생각하는 좋은 직장의 기준과 제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에 따라 선택한 곳도 아닌 직장에서 나의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퇴사했습니다.

작가님께선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백수(작가) 생활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해외에서의 일상은 어떠신가요?

작년 3월에 남편과 함께 일본으로 이주해서 이제 1년 반 정도가 지났는데요, 그 사이 알바도 잠깐 해봤지만, 이틀 만에 잘리기도 하고 외국인에 기혼자다 보니 취업도 생각한 것보다 잘되지 않더라고요. 일본에서는 외국인을 채용하려면 한 명당 약 12만 엔 (한화로 약 120만 원) 의 비자 발급 수수료를 회사가 내야 하거든요.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에서 구직을 하다 보니까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주하고 처음 반년 정도는 엄청 우울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다 싫어지고 급기야 저까지 싫어지더라고요. 

그러던 찰나 남편이 돈 생각하지 말고 해보고 싶은 일을 해보라고 권해서 시작한 게 브런치였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건 2018년 2월이었는데요, 한동안 방치해두다가 일본에 와서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글을 쓰고 브런치에 올리게 되었어요.

그렇게 올렸던 글의 제목이 ‘아무 대가 없이도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제목 그대로 그 당시에 아무런 대가가 없어도 해보고 싶은 일은 저에게 ‘글쓰기’ 밖에 없었거든요.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하늘길도 막히고 일본 국내를 여행하기도 무서워서 집-마트-집-마트만 반복하며 살림하고 글 쓰고 유튜브에 올릴 영상도 만들며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다음 책의 원고를 집필 중이에요. 아마 올해 10월쯤 전자책의 형태로 공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백수가 되니 개인적으로 이 점이 가장 좋더라'의 몇 가지를 말씀해 주신다면?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나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는 점이 백수가 돼서 느끼는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직장생활을 할 때는 사실 제가 뭘 좋아하고 뭘 해보고 싶은지 잘 몰랐어요. 그저 당장 다음 달 카드 값과 생활비를 버는 데에만 바빴고, 일이 너무 바빠서 제대로 된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도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직장을 나오니까 이제는 하루 24시간을 오로지 제가 원하는 일들로만 채울 수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백수가 되고 나서야 ‘앞으로 난 뭘 하면서 살고 싶은 걸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뭐지?’ ‘나는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지?’라는 생각들을 처음으로 해보게 됐어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하나씩 찾아냈고 지금도 저만의 답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 중입니다.



책 내용 중 "좋아하는 일보다는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책 속에서 작가님이 말씀하신 작가님의 해야 할 일, ‘글 읽는 밤’이라는 콘텐츠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글 읽는 밤’은 제 유튜브 채널 [백수 라이터 코붱]에 일요일마다 업로드 하는 콘텐츠인데요, 브런치에 있는 나 혼자만 보기에 아까운 글들을 찾아 낭독해드리는 콘텐츠입니다. 올해 4월부터 시작했는데요, 사실 그 당시에 저는 이번에 출간한 책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의 원고를 집필 중이었어요. 

그런데 원고는 주로 오전에 써서 그 이후에는 하루 종일 브런치에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제 글도 쓰고 다른 브런치 작가 분들의 글도 자주 읽었는데요, 좋은 글이 너무 많은 거예요. 심지어 구독자 수도 그리 많지 않고, 브런치 메인 같은 데서 단 한 번도 뵌 적 없는 분들인데도 글이 너무 좋은 거예요. 

‘이 좋은 글을 나 혼자만 보기엔 너무 아깝다. 더 많은 분께 알려드리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콘텐츠가 바로 ‘글 읽는 밤’입니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낭독하는 영상을 오디오 북 형식으로 제작하여 유튜브에 올리고 브런치에는 해당 영상을 소개하는 내용의 글을 동시에 올리고 있어요. 오늘까지 총 서른한 개의 영상이 제작되었고요, 이 인터뷰 지의 답변을 작성하기 전까지 서른두 번째 영상의 대본을 쓰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시작은 그저 제가 ‘하고 싶어서 무작정 시작한 일’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브런치 작가님들께서 정말 열렬히 응원해주고 계세요. 그래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을 동시에 느끼며 즐겁게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백수 라이터'라고 하셨는데 작가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백수 라이터는 ‘백수’와 ‘라이터(writer)’를 합친 단어예요. 기존에 있는 단어는 아니고요, 제가 새로 만들었습니다. 직장에 속해 있지 않은 백수의 삶을 살고는 있지만, 하루 대부분을 글과 관련된 활동에 투자하고 있는 저 스스로를 설명하기 위해서 만들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것처럼 당분간은 10월 출간을 목표로 집필 중인 다음 책의 원고에 집중할 것 같고요, 원고 집필이 마무리되는 9월부터는 새롭게 제안받은 출판번역(일한 번역)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현재 한 권의 책을 출판사에 제안해둔 상태고 정식 계약 여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올해 연말까지는 지금처럼 유튜브에 ‘글 읽는 밤’을 꾸준히 제작해서 올리고 내년부터는 상담 분야의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해보려고 해요. 

어떤 분들은 어떻게 그렇게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냐면서 제 건강까지 염려해주셨는데요, 저는 밥 먹고 일어나서 하루 종일 하는 일이 글 쓰고 영상 만들고 책 보는 일(틈틈이 집안일)이기 때문에 문제없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를 읽으며 백수가 되고 싶거나 혹은 백수를 실천하고 있는 독자 분들께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예비 백수분들. 회사 밖은 지옥이 아니더라고요. 회사를 나와야 볼 수 있고 살 수 있는 삶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전국에 계신 백수 동지분들. 우리는 노는 게 아니라 쉬는 겁니다. 인생의 패배자가 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하기 싫어도 해야만 했던 일들에서 벗어나 이번에야말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에만 올인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거예요.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마시고 지금 마음먹은 일을 하세요. 쉬고 싶으면 더 쉬고요, 다시 직장에 들어가 일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던 일에 직접 뛰어 들어보시는 것도 좋아요. 무엇이 되었건 지금 당신의 마음이 ‘해야 한다’라고 외치는 일을 하세요. 그렇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 코붱 

첫 회사 3년 10개월, 두 번째 회사 1년, 세 번째 회사 3개월, 마지막 회사 9개월. 그 후로는 ‘백수 라이터’로 정착했다. 이 삶이 원하는 삶이란 것을 깨닫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회사 속 삶이 전부라고 믿고 있을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첫 책인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를 썼다.

회사 밖 생활을 네 번씩이나 해본 입장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회사 밖도 의외로 살 만하다고, 회사 밖은 지옥도 전쟁터도 아니라고. 돈보다는 사람에 투자하고 내일보다는 오늘에 집중한다. 살면서 써지는 글을 좋아하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지향한다. ‘코붱’이라는 닉네임으로 브런치에서 ‘부엉이 상담소’를 운영 중이다.

브런치 @koboung

인스타 @kobweong

유튜브 백수라이터 코붱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김연정) 저
S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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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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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김연정)> 저12,600원(10% + 5%)

“쉬려고요, 그동안 많이 힘들었거든요.” 꾸준히, 조금씩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사내 쪽방에서 시리얼에 요구르트를 부어 먹는 대신 내가 좋아하는 재료들만 골라 그 순간 가장 먹고 싶은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삶, 퇴근하고 소파에 널브러져서 하릴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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