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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린 매닉스 “죽음을 잘 맞이하는 법”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캐스린 매닉스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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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자신이 경험한 ‘힘겨운 임종’을 떠올리면서 오랫동안 마음 아파하다가, 책을 읽고 위안을 얻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이 책을 쓴 이유예요. (2020.05.27)


죽음은, 그러니까 남은 삶은 거스름돈처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또한 죽음은 노년의 마지막 페이지에 불과하지 않으며, 꺼지고 나면 새카맣게 사라지는 전등불 같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며, 시간에 따른 변화이고, 남은 사람들이 다음 장으로 건너가기 위한 정류장일 것이다. 

영국의 완화의학 의사 캐스린 매닉스가 들려주는 죽음은 분명 그렇다. 지난 40년간 그가 만난 환자와 동료들의 이야기는 죽음을 고통스러운 끝이 아니라 평범한 삶의 한 과정으로 바꾸어놓는다. 사려 깊은 대화를 통해 의사가 환자를 이해하고 환자는 의사를 믿게 될 때, 환자와 가족이 임박한 죽음을 함께 직시하며 사랑을 담아 마지막 날을 살아낼 때, 죽음으로 난 길은 고통이 아니라 존엄으로 방향을 튼다.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게 되더라도 슬프지 않을 것이고, 편안하게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서 그 시간에 닿게 될 것이라 말하는 캐스린 매닉스 저자의 말을 들어 보자.



안녕하세요. 한국 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려요.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원서 제목은 With the End in Mind이다)은 당신의 첫 책이었죠. 출간 후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요? 그리고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제 책을 한국에서도 출간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 한국 독자들의 반응은 어떨지 무척 기대되었죠. 그러다 얼마 전 멋진 한국어판 표지 시안을 받아보았는데, 다른 어떤 나라의 표지와도 다르더군요. 한국의 독자 여러분과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될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그 무렵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었고, 갑자기 임종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저는 영국에서 한국 상황을 보도하는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요, 이 비극적인 사태로 인해 고통받는 분이 적지 않으리라 여겨집니다. 상실의 아픔을 겪고 계실 모든 분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 그분들이 제 책을 통해 다소간 마음의 위안을 얻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부모님은 이야기꾼이셨어요. 늘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셨죠. 그 모습을 보며 자란 저는 동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었지요. 그게 제가 이야기와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인 것 같습니다. 의대를 들어가서는 실습하면서 만난 환자와 보호자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때가 있었어요. 집에 와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이에 써 내려가면서 마음을 가다듬곤 했습니다. 그때, 종이 한 장을 넘기지 않는 게 제 나름의 원칙이었지요. 그들의 실명을 적을 수는 없으니, 이름은 지운 채 상황과 날짜만 기록하였습니다. 환희에 찬 기억(예를 들어 제가 처음으로 아기를 받아낸 날)이나 재미있는 기억도 있고, 떠올리면 슬프면서도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기억도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 여정에 관해, 그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실은 계속 ‘살아가고’ 있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을 때 그동안 써온 기록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옛날에 쓴 글을 경험과 지식을 쌓은 뒤 다시 보니 의대생, 수련의 시절에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 종종 눈에 띄더라고요. 

책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놀라웠어요. 독자로부터 수백, 어쩌면 수천 통의 편지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다들 어떻게든 연락할 방법을 찾아내더군요! 그중 많은 분이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관한 개인적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임종을 앞둔 가족이 숨을 거칠게 내쉬는 보습을 보며 그가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은 후 그때 보고 들은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해준 이도 있습니다. 망자가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이제 깨닫게 되었다고 말이에요. 많은 사람이 자신이 경험한 ‘힘겨운 임종’을 떠올리면서 오랫동안 마음 아파하다가, 책을 읽고 위안을 얻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이 책을 쓴 이유예요. 책 속의 이야기가 독자에게 위안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또 무척 힘이 납니다.

책을 읽은 덕분에 가족의 임종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해준 분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해주더군요. “간호사 선생님이 우리더러 집에 가서 눈 좀 붙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동생에게 그랬어요. ‘아냐. 엄마 호흡이 변하고 있잖아. 책에서 봤는데, 지금은 곁을 지켜야 할 때래.’ 그래서 우리는 집에 가지 않고 계속 병실에 머물렀고, 그로부터 45분 후 엄마가 세상을 뜨셨어요. 만약 그때 집에 갔다면 임종 순간을 지키지 못했겠죠. 선생님의 책 덕분에 그때 제가 뭘 해야 할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살날이 몇 개월 남지 않은 한 여성은 제 책을 읽고 커다란 위안을 얻었다며 이런 편지를 보내주었습니다. “책을 세 권 더 샀어요. 세 딸에게 한 권씩 주려고요. 책을 다 읽고 나면 가족회의를 열려고 해요. 제가 바라는 죽음을 미리 설명하고, 자식들이 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준비시키려고요.” 

가장 놀라운 것은 의사, 간호사, 구급대원, 치료사 등 의료계 동료들의 반응이에요. 그들은 책 속의 사연을 무척 흥미롭게 읽었을 뿐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의 본보기로 삼겠다고 말해주었어요. 다른 의료진과 환자를 돌보는 방법을 공유하면서 제가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요! 

요즘에도 ‘죽음’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다고요.

몇 년 전, 저는 죽음에 대한 통념을 바꾸기 위해 뭔가 해보기로 결심하고 조금 일찍 은퇴했습니다. 그게 정확히 어떤 일인지는 모르지만 환자의 집과 호스피스, 대형 병원에서 일한 경험이 죽음을 덮고 있는 베일을 걷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운 좋게도 BBC 라디오의 ‘One to One’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운 좋게도, 그 방송을 들은 출판 에이전트의 연락을 받았죠. 그와 함께 출판 제안서를 쓰고, 제 책을 내줄 출판사도 찾았답니다. 그렇게 원고를 쓰고 퇴고하면서 한 해를 보냈어요. 책이 출간되고는 다양한 도서전에 참여하고, 영국과 세계 여러 나라의 의료 컨퍼런스에서 연설하기도 했어요.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의료진을 도와 뭐든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병원으로 복귀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임종을 이야기하는 법’을 주제로 직원 교육을 할 예정이에요. 이렇게 작게라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의사는 ‘환자(생명)를 살리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당신의 분야는 좀 특별해요. 환자를 ‘잘 죽는 길’로 인도하니까요. 완화의학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운이 좋아서 이쪽 길로 들어서게 되었어요. 저는 암 치료 분야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여러 병원에서 일하다가 대학원 시험을 치르고 지역의 암 센터에서 일하게 되었죠. 그 일도 무척 흥미롭고 보람찼지만, 어쩐지 치료 자체보다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들에게 더 마음이 가더라고요. 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최대한 잘 보내고 싶어 했어요. 의학의 다른 분야와는 달리 치료보다 증상 관리가 중요하죠. 이 분야를 전문으로 하면 어떨까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집 가까운 곳에 호스피스가 문을 열었어요. 그곳에 연락을 취했고,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죠. 하지만 이직은 모험이었어요. 당시는 호스피스가 막 시작될 때였거든요. 주변에서 저를 말리기도 했죠. 하지만 평소에 존경하던 종양 전문의 선생님께서 제 뜻을 이해하고 격려해주셨어요. 그분 덕분에 마음을 굳힐 수 있었습니다.

호스피스 출근 첫날부터 모든 게 좋았습니다. 팀의 일원이 되어 환자 개인의 목표와 바람을 이해하며 증상 관리와 심리 치료를 함께 제공했습니다. 개인의 영적 측면-이것은 종교일 수도 있고, 정치나 축구, 또는 야생동물 보호 같은 그 사람의 주요 관심사일 수도 있습니다-에도 주의를 기울였어요. 환자가 통증을 견뎌낼 수 있도록,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도우며 이루 말할 수 없는 만족을 느꼈습니다. 물론 슬플 때도 있었지만, 즐거운 순간이 더 많았어요.

의학 역시 팀플레이라는 걸 잘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등 당신의 팀과 갖는 회의가 인상적이었죠. 병원 밖에서는 지역사회 팀과 혈액 연구실 동료들이 당신을 돕고 있더군요. 당신과 함께 일하는 팀(사람들)을 소개해주세요.

의사 생활 내내 훌륭한 팀과 함께 일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의대생 시절, 저는 의사가 간호사처럼 환자와 가까워지지 못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어요. 그래서 ‘차라리 간호사가 될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죠. 간호사 선생님들은 저에게 죽어가는 환자와 함께 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환자의 벗이 되어 그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솔직한 태도로 대하고, 그의 감정을 인정하고, 심지어 함께 눈물을 흘리는 법까지 말이죠. 

병원에서는 환자와 그의 가족을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진이 함께 돌봅니다. 따라서 각자의 공헌을 올바로 인식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여 환자를 돌보는 모든 이가 최신의 정보를 바탕으로 최선의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국의 경우는 지역 의료(주치의, 지역사회 간호사, 지역사회 완화의료팀 등)와 호스피스(주간 서비스 팀, 외래환자 클리닉, 입원병동 팀), 그리고 병원 내의 내과, 외과, 종양학과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간호사, 치료사가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우리 모두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입니다. 우리 모두는 환자와 보호자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니까요.

평소에 그랬다면, 국가 시스템이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 총동원된 요즘은 협업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을 것 같은데요. 어떤 변화가 있나요?

코로나 19 사태로 모두들 힘들어하고 있죠. 제가 일하는 병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병동 전체가 중환자실로 개조되기도 했죠. 급하지 않은 수술은 일정을 미루고, 최고참 외과 의사들이 코로나 병동이나 중환자실에서 ‘주니어 의사’ 역할을 맡고 있어요. 의료진이 고립된 입원 환자를 마치 본인의 가족인 양 세심하게 돌보는 모습, 의료진끼리 서로서로 챙겨주는 모습, 급하게 배치된 신참 의사를 간호사들이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 힘겨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저는 최근에 구급차 구조대원을 상대로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환자의 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어 구급차로 이송하는 도중에 숨을 거두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그때 구급대원은 가족에게 임종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환자를 구급차에 태우기 보다는 집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죠. 그들에게 최선의 말기 의료에 관해 설명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당신의 책에는 아주 큰 힘이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 죽음이 ‘낯설고 두려운 생의 결말’에서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바뀌죠. 그 이유는 당신의 말, 당신이 말하는 방식, 당신의 대화법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환자와 대화할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경청해야 해요.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야 하죠. 모든 환자는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요. 그러나 의료진은 그 답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질문은, 아툴 가완디도 말한 것처럼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합니다. “만약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최선일까요?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인가요? 그때가 왔을 때 최선의 시나리오를 현실화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방지하기 위해 의료진이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런 다음 대답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세요. 이것은 의사와 환자뿐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것은 늘 너무 이른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늦게 이야기하거나, 아예 말할 기회를 놓치고 말죠. 코로나19로 이 사실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의 마지막 순간에, 나의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의 마지막 순간에 당신 같은 의사를 만나고 싶다고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당신 같은 의사를 만날 수는 없을 거예요. 의학은 많은 부분이 비즈니스이기도 하니까 말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완화의료가 비즈니스로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의료진은 말기 환자에게 남은 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따라서 증상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저도 월급을 받고 일하지만, 그렇다고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지는 않아요. 하지만 수익을 좇는 기업에서 일한다면 NHS(영국의 국가의료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나 자선단체(영국에서는 많은 자선단체가 완화의료를 제공하고 있다)에서 일하는 것과 다를 수도 있을 거예요.

우리는 언젠가 죽습니다. 당신도, 나도 마찬가지예요.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완화의료를 누릴 권리가 시민의 기본권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모든 국가가 완화의료를 국가의 기본 의료 서비스로 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병으로 지친 환자나 보호자가 어떤 변화를 주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합니다. 완화의료를 자선단체에만 맡기거나, 돈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사람이라면, 즉 어느 누구나 필요할 때 전문적인 완화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완화의료는 암이나 심부전, 만성 폐 질환 등을 앓는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증상 관리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힘든 치료를 견뎌낼 수 있게 해주며, 입원 기간을 줄여 의료 비용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이것은 환자가 (중환자실 입원과 연명치료 거부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암 치료와 완화의료를 병행한 환자가 더 높은 삶의 질을 누렸을 뿐만 아니라 입원 기간이 짧고 중환자실에서 사망할 확률도 낮았습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완화의료를 병행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더 오래 산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동시에 전 세계 의료진이 이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죠. 한국에서도, 영국에서도, 다른 어디를 가더라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한국에서는 SNS 등에 의료진에 감사를 표하는 일이 늘고 있어요. 당신의 트위터를 보면 영국도 그런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무엇이 당신(의료진)들을 격려하고 기운 나게 만드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희의 노고를 알아주시면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고 힘이 납니다. 요즘 영국에서는 매주 목요일 저녁 8시가 되면 시민들이 대문 밖으로 나와 코로나 19 최전선에서 일하는 모든 업계 종사자를 위해 2분간 박수를 칩니다. 의료 종사자뿐 아니라 택배 기사, 교사(의료 종사자가 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자원하여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습니다), 장례업계 종사자, 경찰, 소방관 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잠시 짬을 낼 수 있는 병원 직원들은 병원 앞에 모여 다른 업계 종사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앰뷸런스도 동참해 사이렌을 울리고, 바다에서는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함께 합니다(https://youtu.be/BygAuWD8deM). 굉장히 감동적이에요.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매주 눈물을 흘리죠!

사랑이 다 해결해준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료진에게 보호 장비가 필요합니다. 환자를 치료할 치료제와, 감염을 막을 백신도 빨리 개발되어야 하고요. 하루빨리 그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동시에 전 세계가 이렇게 가까이에서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간 경험은 인류에게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렇게 흥미로운 질문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대화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 캐스린 매닉스

1982년에 의사가 되었고, 1986년부터 완화의학 분야에서 일했다. 현재 영국 국가의료서비스 기관 뉴캐슬병원Newcastle Hospitals NHS Trust의 완화의료 컨설턴트이다. 1990년대 초에는 인지 행동 치료Cognitive Behaviour Therapist(CBT) 훈련을 받고 영국 최초의 CBT 완화의료 클리닉을 열었다.

이 책은 지은이가 완화의학 분야에서 40년간 일하며 경험한 죽음에 관한 에세이인 동시에, 그가 만난 환자와 보호자, 가족, 함께 일한 동료들에 관한 기록이다. 특히 임종을 눈앞에 둔 환자가 죽음을 받아들이고 남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죽음을 두렵고 고통스러운 삶의 끝으로서가 아니라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다시 바라볼 수 있다.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내일 아침에는 눈을 뜰 수 없겠지만
        
캐스린 매닉스 저 | 홍지영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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