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내 마음이 더 좋아하는 사람

기억하는 말들 (5)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내가 추천한 사람이 인정을 받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고? 끄응. 도저히 “넵”이라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2020. 05.21)


서점인 윤성근이 쓴 『서점의 말들』을 읽다가 오만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다. 초보 서점인은 쓰지 못했을 이야기, 현실과 감상 사이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저자의 글을 읽다가 익숙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팔리는 책보다는 팔고 싶은 책이 중요합니다. 항상 그걸 봅니다. 그다음은 어찌 되든 상관없어요." 오래전 읽었던 책 『서점은 죽지 않는다』 에 나오는 문장이다. 

글귀가 인쇄된 페이지를 휴대폰으로 찍고 나서 ‘책’을 ‘사람’으로 바꿔보았다. “인기 많은 사람보다 내가 좋아하는! 내가 신뢰하는 사람이 중요합니다. 항상 그걸 봅니다. 그다음은 어찌 되든 상관없어요.” 그리고 생각했다. 정말 상관없나? 책이 안 팔려도 상관없다고? 내가 추천한 사람이 인정 받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도저히 “네”라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마음이 쓰디쓸 때가 있다. 아무리 봐도 이 사람이 더 성실한데, 더 정직한데, 더 좋은 사람인데 인기가 없다. 반면 타고난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다. 속상하다. 안타깝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다르다. 아쉽지만 인정해야 한다. 대중이 더 좋아하는 사람을, 대중이 더 좋아하는 책을. 

‘너무 좋은 책인데 잘 팔리진 않겠다’고 생각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보지 못했다. ‘이 사람, 참 좋은 사람인데 큰 인기를 얻진 못하겠다’고 예상한 사람이 스타가 되는 걸 본 일이 없다. 성공을 위해서는 대중이 선택할 책, 다수가 사랑할 사람에게 집중해야 하는데, 나는 여전히 착한 사람, 더 좋은 사람들을 눈여겨보고 싶은 욕망을 버리지 못한다. 

정답은 없다. 어떤 책, 어떤 사람이 영원히 ‘더’ 좋다고 단언할 수 없으니까. 세상도 바뀌고 내 마음도 바뀔 테니까. 다만 바라는 건 시간을 조금 내어 속살을 보려고 노력하는 일, 가려진 책을 들쳐보고 숨은 사람을 무대에 올려 보는 일이다.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엄지혜

채널예스, 월간 채널예스, 책읽아웃을 만들고 있습니다.
eumji01@yes24.com

오늘의 책

무라카미 하루키 6년 만의 소설집

무라카미 하루키가 새 소설로 돌아왔다.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과, 작가가 꾸준히 응원해온 야구팀 등 하루키 월드를 구성하는 다채로운 요소들을 한데 만나볼 수 있는 단편집. 특유의 필치로 그려낸 소설들과, 이야기를 아우르는 강렬한 표제작까지, 그만의 작품 세계가 다시 열린다.

변화의 핵심, 새로운 주도주는 무엇?!

올 한해 주식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벤저민 그레이엄 역시 변덕스러운 사람에 빗대었을 정도로 예측이 어려운 시장, 미스터 마켓.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될까? '삼프로TV'로 입증된 전문가들이 양질의 분석과 통찰을 통해 2021년 변화의 핵심에 투자하는 방법을 공개한다!

김소연 시인의 첫 여행산문집

『마음사전』으로 시인의 언어를 담은 산문집을 선보였던 김소연 시인이 지난날에 떠난 여행 이야기를 담은 첫 여행산문집을 출간했다. 시인이 소환해낸 자유롭고 따뜻했던 시간들은 기억 속 행복했던 여행을 떠오르게 한다. 지금 당장 떠나지 못하는 답답한 일상에 더 없이 큰 위안을 주는 책.

차라투스트라, 니체 철학의 정수

니체를 다른 철학자와 구분짓는 두 가지는 혁명적인 사상과 이를 담은 문체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두 가지가 극대화된 작품으로, 니체 산문의 정수다. 니체 전문가 이진우 교수와 함께 차라투스트라를 만나자. 나다움을 지킬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