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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하 “혼자라서 힘들었지만 혼자여도 괜찮았습니다”

『이제 꼬리표는 떼겠습니다』 박주하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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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있던 삶이 손끝에서 빠져나가는 순간 나는 나의 삶을 찾아야겠다고 내게 말했다. 길을 잃었지만, 다시 길을 찾아내면 된다.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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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꼬리표는 떼겠습니다』 는 15살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15년 차 워킹맘이자 싱글맘인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 분투기다. 불안했던 결혼생활 끝에 결심한 이혼과 준비 없이 시작됐던 싱글맘의 삶, 그 삶을 통과하며 겪었던 모든 희로애락. 저자는 그동안 마음 깊은 곳에 숨겨 두기만 했던 내밀한 이야기를 마치 일기장에 털어놓듯 진솔하고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세월은 저절로 흘러가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때론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저자는 싱글맘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며 나를 건사하는 일은 마치 준비 없이 산을 오르는 일” 같았다고 표현한다. 어쩌면 지금, 준비 없이 아등바등 산을 오르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앞서간 이의 발자국이 되어 험난한 산행의 이정표가 되어 줄지도 모른다. 어쭙잖은 위로 대신, 다만 손을 잡아 주고 싶다는 저자의 진심 어린 바람이 이 책을 만나게 될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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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주하 작가님. 첫 에세이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첫 책 출간 소감과 함께 『이제 꼬리표는 떼겠습니다』 는 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세요.

 

제 삶을 숨김없이 타인에게 고백하는 일이니 많이 떨리고 두렵습니다. 오랫동안 품고 있던 제 소망을 꺼내어, 작가로서 삶을 시작한 것에 설레기도 합니다. 여러 감정이 교차하지만,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기쁨과 슬픔이 오가는 동안 글을 쓰면서 저를 달랬던 지난 시간을 생각하며 지금을 맞이하려고 합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하듯, 행복한 가정을 기대하며 한 그 결혼은 불행의 시작이 되어 20대 후반부터 저의 삶은 하강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에서 상상도 못 했던 일을 겪으며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서 저를 잃었습니다. 그 인연을 어렵게 끊고 선택한 싱글맘의 삶도 쉽지 않았습니다. 홀로 이 삶을 견디면서 아이를 키우며 저를 일으키고, 제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제 삶을 고백했습니다. 세상에 홀로 삶을 이끄는 많은 분께 살아갈 힘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꼬리표는 떼겠습니다』 의 작가님의 삶은 정말 다시 생각해도 가슴 먹먹해지는데요, 그 극복의 시간 동안 작가님을 버티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그때 저를 돌이켜보면 답답한 제 모습이 보입니다. 이 삶을 선택한 대가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그 누구에게도 제가 겪는 고된 삶을 쉽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슬픔이 차올라 잠을 못 이루던 어느 날, 그 감정을 밤새 글로 쏟아냈습니다.

 

사는 것이 바빴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그 삶을 살아내느라 분명히 바빴는데, 그럴수록 틈틈이 글을 쓰면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했습니다. 내 행복의 근원을 찾고 다시 꿈을 떠올리는 자체가 저를 살도록 만들었습니다. 아이와 길을 걷고, 삶의 고비가 올 때마다 한 여행도 저와 아이를 회복시켰습니다. 단순한 즐거움을 쫓은 여행이 아닌, 그때마다 겪는 일을 아이와 나누며 살아갈 힘을 키웠습니다. 제가 어떻게 삶을 견디고 힘을 얻었는지 책에 담겨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마음먹는다고 해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닌데, 힘든 시간 속에서도 꿋꿋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가님에게 ‘글(글쓰기)’이란 무엇인가요?

 

글은 거울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를 들여다보게 하는 통로 역할을 했습니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보고 느끼는지 그 일상을 쓸 때마다 저를 마주하게 됩니다. 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니 삶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고,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해결력도 향상됐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적고 나면 제게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글이 삶의 흔적이 되었는데, 그 흔적은 축적되어 제가 타인과 세상으로 시선을 돌리도록 만들었습니다. 글은 사람이 살도록 만듭니다. 제겐 글이 숨통과 같고요, 이제는 글로 사람을 만나게 되었으니 사람과 사람 사이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꼬리표’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 독특하다고 느껴지는데 정해진 배경과 그 의미가 궁금하네요.

 

호칭은 한 번 입에 붙으면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내게 부장님이었던 사람은 끝까지 나에겐 부장님인 것처럼 바꾸기 어려워요. 세상엔 사람들이 붙인 꼬리표가 많습니다. 그런데 꼬리표라는 단어가 좋은 의미가 아니에요. 싱글맘도 그렇죠. 누군가 규정해놓은 꼬리표에 절 가두고 싶지 않았어요. 싱글맘이 되었지만 제 소개를 싱글맘이라고 하기까지 저는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작가가 된 지금, 그리고 싱글맘으로 살아온 오랜 시간, 그리고 아이를 낳기 전의 제 모습을 거슬러 올라가니 전 살아온 방식이 바뀌었을 뿐, 그때도 저였고요, 지금도 저입니다. 아들에게는 엄마이고요. 세상 사람이 보는 그 꼬리표에 저를 가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싱글맘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 꼬리표를 벗어나서 온전한 저 자신으로 살고 싶은 소망으로 제목을 정했습니다.
 

‘꼬리표’를 떼기 위한 작가님의 노력은 완료인가요, 아니면 여전히 진행 중인가요?

 

절반의 완료라고 표현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여전히 제 삶의 가장으로,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꼬리표를 떼고 싶다고 해도 그 꼬리표가 존재하는 이상 완벽하게 뗄 수는 없을 겁니다. 싱글맘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것도 어려워 제가 만든 울타리 밖으로 더 나오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보는 시선에서 자유롭기를 선택하고, 문턱을 넘어서려고 하니 그 꼬리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어요. 엄마로서, 그리고 박주하로서 제가 원하는 삶을 잘 살아내고자 합니다. 제가 선택한 이 삶 속에서 살길을 만들고, 아이와 저를 위해 그 삶을 견뎠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글을 쓰며 제 행복도 찾았습니다. 저는 그전에도, 지금도 ‘박주하’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질문에 답하다 보니, ‘싱글맘’이라는 꼬리표보다 좀 더 긍정적인 단어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럼 그 꼬리표를 떼기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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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분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책 속 추천 문장이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그 문장을 추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쁘고 슬프고 감동하고 마음 아픈 삶. 감정이 살아있다는 것은 제대로 살아있다는 것이다.’


15년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글에 담긴 한 줄입니다. 힘들었을 때 제가 감각이 상실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계절의 변화도 느끼지 못하고요, 감정이 사라지니 제가 사람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사는 동안 다채로운 감정을 겪으며 나를 느낀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았지요.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감정이 찾아왔을 때 사는 것 같았습니다. 제게 감정이란 사는 징표 같아서 이 문장을 꼽았고요.

 

하나만 더하면,


‘잘못된 삶은 없다. 행여 잘못됐다면 바로 잡으면 된다. 삶은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회이기에’라는 마지막 문장입니다.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일로 위기가 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또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저처럼요. 그렇기에 그 삶을 사랑하며 멋지게 살아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당신에게는 힘이 있습니다.’


제가 어느 곳에 써둔 한 줄입니다. 힘든 일이 있다면 잠시 멈추었다가 그 삶을 잘 바라보고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삶은 쉼표이면서 각자의 속도가 있는 법입니다. 긍정이라는 것은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해내는 힘이 진정한 긍정이라고 해요. 긍정의 힘으로 각자의 삶을 의미 있게 살면서 타인과 교감하고 공감하며 행복한 삶을 소망합니다. 작게나마, 저는 글로 교감하면서 제 삶을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주하


산전수전 다 겪은 씩씩한 15년 차 싱글맘. 커피, 산책, 따뜻한 날씨를 사랑하고 무엇보다 아이와 나의 삶을 사랑한다. 글을 쓰며 살아 있음을 느끼고 마음이 답답할 때면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25살,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한 결혼생활은 큰 상처만 남은 채로 끝이 났다. 남은 건 태어난 아들 하나뿐이었다. 아이를 지키고 스스로 살아 내기 위해 서울을 떠나 작은 동네에서 영어 공부방을 열어 삶을 견딜 자리를 만들었다. 12년째 아이들과 독서를 하고, 꿈을 나누며 그 어디에도 없는 별난 공부방을 운영 중이다.

 

그저 살고자 시작한 일은 또 다른 나를 만들었다. 아이를 키우며 엎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할수록 단단한 엄마가 되어 갔다. 삶에서 슬픔과 역경, 기쁨과 벅참이 오고 갈 때마다 글을 썼다. 어느 날 내게도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살아갈 힘을 나누고 싶은 소망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그 바람이 담긴 글을 밖으로 꺼내게 되었다. 서툴지만 배움과 깨달음을 통해 삶과 사람,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들을 나의 길 위에 잘 올려놓아 따뜻한 글과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 꼬리표는 떼겠습니다 박주하 저 | 해피페이퍼(HAPPY PAPER)
15살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15년 차 워킹맘이자 싱글맘인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 분투기다. 불안했던 결혼생활 끝에 결심한 이혼과 준비 없이 시작됐던 싱글맘의 삶, 그 삶을 통과하며 겪었던 모든 희로애락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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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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