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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에 사람이 산다? - 연극 <2호선 세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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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웃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내면서, 작품의 무게 중심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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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나는 세상

 

지하철 2호선.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어마어마한 서울 지하철 노선표의 중심 테두리를 구성하는 노선. 서울 지역 도시 철도 중 유일한 순환선. 서울의 동서남북을 모두 돌면서 수 많은 이야기들을 싣고 달리는 노선. 많고 많은 서울의 지하철 중에서도 왠지 특별한 느낌을 주는 노선, 2호선. 지하철이라는 공간보다 더 많이 타인을 관찰하고,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하루에도 수 십만 명이 타고 내리는 2호선이야 말로 다채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곳이다.

 

연극 <2호선 세입자> 는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웹툰을 무대위로 옮겨 온 작품이다. 지난 2015년 네이버에서 평점 평균 9.9 점을 자랑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고, 2019년 연극으로 관객들과 처음으로 만났다. 작품은 웹툰의 스토리와 등장인물을 그대로 가져왔다. 지하철 2호선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세입자와 그들을 쫓아내야만 하는 비정규직 신입사원의 눈물겨운 사투를 그려낸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기관사를 꿈꾸는 주인공 이호선. 하지만 거듭된 도전에도 좀처럼 그에게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수십 번의 도전 끝에 호선은 꿈꾸던 기관사가 아닌 비정규직 인턴으로 겨우 취업에 성공한다. 허나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도 잠시, 갑작스레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은 호선. 만취한 채 지하철에 탄 호선은, 우연히 도착한 차고지에서 그간 누구도 아무도 몰래 2호선에서 세 들고 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들을 쫓아내려는 호선과 어떻게든 2호선에서 살기 위한 세입자들의 전쟁 아닌 전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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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호선 세입자> 은 판타지적 요소를 강하게 안고 있기에 관객들이 작품에 몰입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어떻게 지하철 안에 사람이 세 들어 살고, 심지어 지금까지 그걸 아무도 모르다가 이제 막 입사한 풋내기 신입이 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단 말인가. 하나하나 삐딱한 시선으로 (봐서는 안되지만) 보다 보면 이렇게 조금은 허술한 부분이 보이지만, <2호선 세입자> 는 그 판타지 속에서도 누구나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우리들의 이웃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내면서, 작품의 무게 중심을 유지한다.

 

처음에 탑승한 역을 기준으로 불리고 있는 2호선 세입자들은 각각 가슴 속에 깊이 품어둔 사연들을 안고 있다. 까칠하고 새침한 20대 성내,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며 이상한 이야기만 늘어놓지만 뭐든 척척 해내는 구의 할아버지,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방배 아줌마, 몇 년째 공무원 시험만 준비하는 역삼 아저씨,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꿈이 없는 가출 청소년 홍대. 등 각자 치열하게 살아온 인생 속에서 다른 이들에게 쉽게 말하지 못할 상처을 안고 있는 2호선 세입자들. 다섯 명의 사람들은 때론 티격태격 거리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챙겨주며 비밀스러운 2호선 세입자 생활을 이어간다.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이들을 지하철에서 내쫓아야 하는 호선은 처음에는 이들과 부딪히고 대립하지만,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과정을 거치며 그들과 진정으로 소통한다. 그들 역시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 내 던져져 피치 못할 선택을 한 이들이라는 것. 호선 본인 또한 비정규직 신분으로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약자’ 이기에 유독 ‘약자’에게만 가혹한 세상의 모순 속에서 서로를 조금씩 인정하고 이해하게 된다.

 

흔히 사람들은 지하철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각기 다양한 사연을 가진 수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예측 불가능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매일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부터 밤까지 운행을 마치고 나서도 내일도 모레도 다시 또 달리는 열차처럼, 고달프고 지치지만 우리들의 인생도 그렇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예측 불허한 상황 속에서도 곁에 함께 하는 이들과 지지고 볶고 부비면서, 사람냄새 풍기며 살라고 말하는 연극 <2호선 세입자> 는 오는 5월 31일까지 바탕골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2호선 세입자> 공연 예매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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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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