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한국인 최초 디즈니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의 하루는?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김미란 저자 인터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칼아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테크닉이 아니라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 개성이거든요.오히려 기술이 좀 부족해도 개성이 있으면 합격할 가능성이 있죠. (2019.12.23)

 

사진1.jpg

 


당신이 근 10년 사이에 미키마우스 캐릭터 상품을 산 적이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한국인이 그린 것일지도 모른다. 전 세계로 나가는 디즈니 제품의 모든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캐릭터 아트를 2명이서 담당하고 있는데, 그중 한 명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는 한국인 최초 디즈니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 김미란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디즈니 이야기’다. 저자는 90년대 후반 국내 대학에서 생물학과를 졸업했지만, 애니메이션이 하고 싶었다. 대형 서점엔 애니메이션에 관한 제대로 된 책 한 권이 없었고, 인터넷이란 개념도 생소하던 이른바 PC 통신 시절이었다. 당연히 관련된 정보를 찾을 길도 없었다. 부모님께는 UCLA 미생물학과에 합격했으니 유학을 가겠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 그야말로 무대책, 무작정으로 미국 유학에 올랐다. 그저 할리우드가 있는 LA로 가면 뭐라도 있을 거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애니메이션을 어디서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미국으로 간 20대 청년은 지금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Walt Disney Imageneering)의 컨슈머 프로덕트(Consumer Product) 부서에서 12년째 근무하고 있다. 최근 디즈니 이야기와 그간의 이야기를 담은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를 출간한 김미란 저자를 만나보았다.

 

 

디즈니 책표지.jpg

 

 

 

캐릭터 아티스트라는 직업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를 좀 말씀해주신다면?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부서의 비즈니스 전략팀에서 일 이년 뒤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큰 방향을 설정합니다. 그러면 관련한 캐릭터 아티스트들이 캐릭터의 포즈를 잡는데 이걸 콘셉트부터 시작해서 여러 과정을 거쳐 완전한 그림까지 만들어 냅니다. 저희의 주요 업무는 이렇게 일 이년 뒤를 예측한 스타일 가이드를 만드는 일, 그리고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이후 캐릭터를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팀별, 파트별의 역할이 세세하게 있고, 하는 일도 다양하지만 그건 책을 보시면 될 것 같고. (웃음)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캐릭터 아티스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하자면 그림을 잘 그려야 합니다. (웃음) 사실 그것만이 전부는 또 아니긴 해요. 예를 들면 디즈니는 캐릭터의 단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아요. 디즈니에 캐릭터 아티스트로 입사하면 디즈니의 캐릭터를 온 모델로 그릴 줄 알아야 합니다. 아까 말했듯이 1mm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그리는 걸 온 모델로 그린다고 표현해요. 언뜻 쉬워 보이지만 미키 마우스만 해도, 눈과 눈동자의 위치나 크기, 눈 사이의 거리, 이마의 길이, 얼굴 라인과 모양, 크기, 몸의 비율, 손발의 크기, 팔다리의 두께와 길이 등등 지켜야 할 규칙이 100가지 정도가 있어요. 그러면서도 캐릭터에 생동감이 있어야 하고 정체성도 유지되어야 하죠. 이 외에도 요건들이 많지만 가장 기본만 말씀드리는 겁니다.

 

 

사진2. 디즈니의 개인 작업 공간.jpg
디즈니의 개인 작업 공간

 

 

이번에 출간한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회사로서의 디즈니에 관한 내용을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디즈니에 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생각도 했는데요.
 
좋은 직장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정말 사랑하는 건 그림이라고 할 수 있어요. 회사 일을 좋아하는 것도 그게 "그림"을 그리는 일이고, 디즈니에서는 수많은 캐릭터를 가지고 재미있게 "놀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큽니다. 덧붙여 디즈니는 워낙 큰 회사이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지 전부 알 수 없고, 심지어 버뱅크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디즈니 건물인지도 다 몰라요. 저보다 훨씬 회사를 오래 다닌 사람들도요. 그런 점에서 제가 쓴 책이 디즈니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디즈니에서 진행하는 수많은 사업 중에 '캐릭터 아트'라는 하나의 파트, 그중에서도 아주 일부라는 걸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꼭 디즈니가 아니라도 직접 다니면서 느낀 외국기업과 한국기업의 차이점 같은 것들이 있을까요? 외국 회사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상사에 대한 눈치 보기 같은 게 없는지 이런 것들이 좀 궁금한데요.


 미국에도 분명 유리천장은 존재한다고 봐요. 미국에 있으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받았던 "불쾌한 제안"도 있었고, 지금은 좀 나아진 걸로 아는데 제가 공부할 적만 해도 미국 애니메이션 판을 보이스 클럽(Boy’s club)이라고 부를 정도였어요. 하지만 한국 일반의 기업에 비해 학력, 학벌, 성별로 인한 차별이 덜한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어쨌든 실력을 보여주면 인정하는 분위기는 있으니까요. 상사와는 정말 격의 없이 지내요. 서로 이름을 부르는 문화라서 그런 것도 있고요. 결론적으로 상사의 눈치를 본다거나 하는 경우는 크게 없고, 여성이나, 아시안이라는 차별이 전혀 없진 않지만 실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할까요?

 

칼아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칼아츠에 가려고 미국에 온 건 아니었죠?


네. 처음엔 그런 학교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우연히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봤어요. 그리고 서점에 갔는데 아트 오브 알라딘, 아트 오브 애니메이션 같은 책이 있는 거예요. 미국에 가기 전에 자료를 좀 찾아보려고 서점을 아무리 뒤져봐도 애니메이션에 관한 책 한 권이 없었거든요. 신기해서 보고 있는데, 알라딘을 만든 스태프 신상에 전부 칼아츠라고 적혀 있어서, 대체 칼아츠가 뭐지? 하면서 찾아보게 됐죠. 그렇게 그때 칼아츠를 알게 됐고, 여기를 꼭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디즈니가 제 길을 알려줬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진3. 칼아츠 다닐 때 그렸던 필름 이미지.jpg
칼아츠를 다닐 때 그렸던 필름 이미지

 

 

요즘 확실히 애니메이터, 캐릭터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들에게 칼아츠는 굉장한 워너비 학교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요즘 한국 학생들도 많아졌다고 들었어요. 먼저 졸업한 선배로서 칼아츠 입학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해 준다면?


 저의 삶에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몇 개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한국에서 미술을 배우지 않았던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확히 말하면 한국의 "입시 미술"을 배우지 않았던 거죠. 한국의 입시 미술은 너무 획일적이에요. 물론 기본기나 테크닉을 배우는 데는 한국만 한 곳이 없죠. 그런데 칼아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테크닉이 아니라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 개성이거든요. 어느 정도 기술은 보지만 창의성이 없으면 칼아츠는 못 가요. 오히려 기술이 좀 부족해도 개성이 있으면 합격할 가능성이 있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우선 책이 나와서 쑥스럽고 기뻐요. 살면서 수많은 천재들을 봐왔는데,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책을? 뭐 이런 생각도 들지만 이왕 쓴 책이니까 많이 읽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봄에 한국에 한 번 들어갈 예정인데 그때 이런저런 행사들을 계획 중이니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때까지 저는 제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면서 살 테니 여러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즐겁고 기쁘게 지내길 바랍니다. 몸도 마음도 춥지 않았으면 하고요.

 

 

 

* 김미란


현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 Lead Character Artist. 국내 대학에서 생물학과를 졸업했지만, 미국에서 애니메이터가 되겠다는 꿈 하나만을 가지고 대책 없이 미국 유학에 올랐다. 유학 초반 우연히 월트 디즈니 컴퍼니 산하의 예술 대학인 캘리포니아 예술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칼아츠)를 알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캐릭터 애니메이션과에 입학하여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이후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에 입사하여 주니어 캐릭터 아티스트로 8년, MGA 엔터테인먼트에서 토이 아티스트로 3년간 근무한 뒤 2008년에 월트 디즈니 이매지니어링에 입사했다. 입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전 세계에 유통되는 ‘미키마우스와 미니마우스 그리고 그 친구들’의 캐릭터 그림과 상품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김미란 저 | 시월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기 위한 치열한 삶. 평생을 바쳐 사랑한 그림과 캐릭터 아트를 향한 끝없는 열정과 노력은, 지금도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김미란> 저13,500원(10% + 5%)

한국인 최초로 미키마우스를 그리는 월트 디즈니 수석 캐릭터 아티스트 김미란 그가 전하는 생생한 '디즈니 이야기' 어느 때보다 전 세계적 '디즈니 신드롬'이 강하게 부는 요즘, 월트 디즈니에서 일하는 한국인에 대한 관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저자 김미란은 월트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와 미니..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달콤 쌉싸름한 생의 맛

사후 11년만에 다시 발견된 천재, 『청소부 매뉴얼』 루시아 벌린의 새 책. 생동하는 문장들로 이루어진 소설 한 편 한 편이 놀랄 만큼 인상적이다. 도시와 사람들의 명과 암을 담아내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경험하지 못한, 그러나 분명 이해할 수 있는 수십 수백의 삶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

작사가 김이나 수집한 일상의 언어들

대한민국 대표 작사가 김이나가 일상의 언어들에 숨겨진 마음의 풍경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익숙한 단어에서 끄집어낸 지난 기억들. 그 속에 일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따뜻하고 섬세한 시선이 느껴진다. 평범한 오늘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보통의 우리들을 위한 이야기.

팟캐스트 '경제의 신'들은 어떤 주식을 샀을까?

경제 팟캐스트 독보적 1위 <신과 함께> 출연진의 시장 분석과 투자 전략. 지금 우리는 금융 역사상 이렇게 많은 돈이 한꺼번에 풀린 적 없는, 경험하지 못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어느 때보다 투자에 대한 관심은 높고, 무엇도 확신할 수 없지만 한가지 '파고가 깊을수록 상승 폭도 높을 수 있다.'

조현병을 극복한 심리학자의 자전적 기록

심리학자가 꿈이었던 소녀에게 갑작스레 내려진 진단은 조현병.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병원에서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취득하고 마침내 심리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절망에서 빠져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인 아른힐 레우벵의 삶에 단서가 있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