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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과제를 마친 동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112회) 『아무튼, 떡볶이』, 『훈의 시대』,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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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19. 1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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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오은) : 오늘은 주제 소개 전에 팟빵에 올라온 사연을 먼저 읽어드릴게요. 윤의성 님의 글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저에게는 동생이 둘이 있는데요. 둘 다 올해 재수를 했습니다. 수능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된 동생들이 서점을 기웃거리기 시작했어요. 그러곤 저에게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물어보네요. 수능이 인생에 전부 인줄만 알고, 시험문제를 푸는 능력이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의 전부인줄만 알고 있던 동생들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줄 수 있는 책들을 추천 받을 수 있을까요? 세분께서 자유롭게 수능을 마친 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을 소개해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캘리 : 이렇게 팟빵 댓글이나 SNS 통해서 저희 <어떤,책임>의 주제를 제안 주시는 것 정말 환영입니다.


불현듯(오은): 그래서 정한 이번 주제는 ‘과제를 마친 동생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프엄이 추천하는 책

 

『아무튼, 떡볶이』
 요조 저 |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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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을 다섯 번 읽었어요. 저는 두 동생 분들이 과연 ‘시험문제를 푸는 능력이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의 전부인줄만 알고’ 있었을까, 하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시스템 때문에 과제를 해나갈 뿐이지 두 동생 분들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이 책을 골랐습니다. 저도 한 떡볶이 해서(웃음) 이 책을 ‘아무튼 시리즈’ 근간 중 가장 기다렸어요. 표지도 진짜 멋지죠. 홍인숙 작가님의 <어머나 행복한 세상>이라는 작품인데요. 책이 조금만 더 일찍 나왔다면 ‘올해의 표지’ 후보에 당연히 올라갔을 법한 표지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두 동생 분이 이 책을 읽고 동네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 집에서 떡볶이를 먹고, ‘어머나, 행복한 세상이네!’ 생각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웃음) 두 동생 분도 떡볶이를 싫어하시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하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 추억하는 장소, 그리워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에는 요조 작가님의 학창 시절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절친이신 김상희라는 친구 분 이야기도 나오거든요. 요조 작가님은 김상희라는 친구 분을 소개하면서 ‘우정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꼭 등장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쓰고 있어요. 친구를 향한 작가님의 무한한 애정을 느꼈고요. 두 분이 자주 가던 노원역 근처 ‘영스넥’이라는 떡볶이 집이 있는데요. 책에 영스넥 사장님과의 인터뷰가 있습니다. 엄청 흥미로워요.

 

학교에서 노는 애들은 눈빛이 달라. 제가 친절을 베풀잖아요? 그러면 친절로 받아들이지 않고 ‘저 아줌마가 왜 저러나’ 이런 눈빛으로, 이상한 눈빛으로 본다고. 그래도 좋은 점을 보려고 하지. 물론 나쁜 점을 보려고 하면 볼 수도 있지만 좋은 점이 더 많잖아, 누구든지. 그래서 좋은 점만 보고 좋은 점을 얘기해줘. 얘가 듣거나 말거나.

 

공부만 잘한다고 인생이 성공하는 건 당연히 아니죠. 지금은 힘들고, 어려울 수 있겠지만 시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진짜 잘 사는 건 옆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말 걸고, 눈빛 주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 책을 계기로 잠깐이라도 해방감 있게 일상생활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불현듯(오은)이 추천하는 책

 

『훈의 시대』 
 김민섭 저 |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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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급훈, 가훈, 교훈 등 훈은 이렇듯 가르치는 것이죠. 이 책은 이런 ‘훈의 언어’들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고 가장 먼저 한 것이 제가 다닌 학교들의 교훈을 찾아보는 일이었는데요. 중학교 교훈은 ‘참되기, 착하게, 아름답게’였고요. 고등학교 교훈은 ‘창의, 성실, 협동’이었어요. 우리가 수행해야 하는 것들이 훈에 담겨 있는 것 같은데요. 가령 ‘성실’을 높이 평가하는 곳에서는 착실하게, 조용하게, 묵묵하게 공부하는 사람을 좋아하겠죠.


김민섭 작가님이 분석을 했어요. 여자 고등학교와 남자 고등학교 교훈에 어떤 말이 들어가는지를 봤는데요. 먼저 주체를 표현하는 말을 보면요. 남고는 ‘사람’이 8회, ‘인간’이 2회였어요. 한편 여고는 ‘사람’이 14회, ‘여성’이 10회, ‘어머니’ 3회, ‘겨레의 밭’ 3회, ‘딸’ 2회로 분석이 됐습니다. 여고에서는 여성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에 포커스가 되어 있는 거죠. 이미 고정관념과 편견에 휩싸인 말들이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한 여학교에서 교훈이 시대착오적이니까 바꾸자는 시도가 있었는데요. 그 학교의 1회 졸업생 분들이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해서 ‘정숙’이 들어간 세 가지 교훈을 바꾸지 못했다고 해요. 그렇지만 시대는 바뀌고 있잖아요. 옛날에 만들어진 교훈대로 살아가는 게 옳은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고요. 그런 점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가져온 역설적인 이유는 이런 기제에 의심을 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예요. 주입 받으며 살아온 훈들이 과연 옳은 것일까, 라고 의심하는 시기가 성인이 되는 시기 같거든요. 지금껏 배워온 것들을 한 번 의심해보고, 나만의 철학을 만드는 시간이 성인이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거쳐온 훈도 생각하면서 ‘하지만 나는 나만의 훈이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내가 정말 원하는 나의 모습과 타인의 모습, 사회의 모습을 고민하는 시간이 성인이 되는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유 저 / 임진실 사진 |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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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미리 읽어두면 좋을 책’을 소개할 때 프엄님이 『나를 지키는 노동법』 을 소개해주셨잖아요. 이 자리에도 그 책을 소개하고 싶을 만큼 이제 사회에 진출하는 분들께는 노동에 대한 책을 먼저 추천하고 싶고요. 그 책이 노동법률에 관한 이야기라면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은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니까요. 같이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다 노동자로 살잖아요. 어쩌면 이제 막 성인이 되시는 분들도 노동자일 수 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실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노동의 계층 구분이 공고화 된 것 같거든요.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등을 구분하면서 같은 노동자로 인식하지 않죠. 이 책은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노동 현실에 관한 르포입니다. 2013년에 CJ진천공장에서 직장 폭력과 과도한 업무 요구 등으로 자살을 하신 김동준 씨의 이야기로 시작해요. 은유 작가님이 ‘여는 글’에서 책의 서술 방식에 대해 설명을 하셨는데요. 이 부분이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책 1부는 김동준 씨의 어머니, 당시 사건 담당 노무사 등 김동준 씨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2부는 김동준 씨 이후에 있었던 사고들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에요. 특성화고 재학생이나 졸업생, 선생님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거든요. 은유 작가님은 이런 겹겹의 이야기 속에서 “잘 알지 못하는 아이인 특성화고 학생이자 현장실습생을 피가 돌고 영혼이 깃든 온전한 존재로 만나고 그들과 자기 삶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썼습니다. 은유 작가님 말처럼 편견은 잘 모르는 데에서 시작되고 ‘접촉 없음’으로 강화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만나야 하는 거죠. 저는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와의 접촉점을 새롭게 발견하게 하기를 바랐어요.


책을 통틀어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한다면 ‘시키는 대로 하지 마라’ 같아요. 김동준 씨의 이모 강수정 씨가 하신 말을 전합니다.

 

싫으면 하지 마. 넌 하기 싫은 것을 안 할 권리가 있어. 기존의 잣대로 널 재려고 하지 마. 그 자가 틀렸을 수도 있어. 다른 이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넌 자유롭게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도 있어. 때론 가족도 너 자신보다 중요하진 않아.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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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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