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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개하는 다양한 방법

북튜브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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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브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능력이 된다면 어려운 책을 해설하는 콘셉트의 채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2019. 0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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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버는 책을 읽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사람입니다. 매 업로드 때마다 독서는 물론 영상 기획과 촬영, 편집을 모두 소화해야 하므로 무척 바쁩니다. 영상을 올리는 주기는 유튜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많은 이들이 일주일에 최소 한 편 이상의 영상을 만듭니다. 겨울서점 역시 업로드 일정이 화요일 정오로 고정되어 있어서 보통 목요일부터 월요일까지를 영상을 만드는 데 할애합니다. 향후 한 달 정도의 기획을 미리 해 두고 매주 그에 맞는 영상을 제작하는 식입니다.

 

기획거리는 최소 한두 개 정도는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매주 새로운 기획을 떠올리기란 무척 어려운 일인 데다가 준비 기간이 꽤 긴 기획도 있으니까요. 영상 기획은 채널 전체의 콘셉트로부터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탄탄한 기획을 위해서는 먼저 채널의 콘셉트를 명확하게 잡아야 합니다. 채널 콘셉트는 올리는 영상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채널의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새로운 유행에 유혹을 느낄 때 그 유행에 따를지 말지, 따른다면 어떤 식으로 따를지를 결정하는 기준도 됩니다. 채널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하므로 방향성을 고민할 때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됩니다.
 
겨울서점은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은 사람이 책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처음 제가 선택한 위치는 ‘책을 좀처럼 읽지 않는 일반인과 늘 책과 가까이 있는 다독가 사이의 어딘가’였습니다. 책을 많이 읽었지만 어떤 분야를 전문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은 사람이 책을 안내하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위치를 점하려면 보는 사람을 설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상에서 지속적으로 책을 권할 텐데, 그러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네가 누군데 (다른 것도 아닌 책을 권하니)?”라고 묻고 싶을 것 같았거든요. 제가 유명한 사람은 아니니까요. 다행히 저는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일등공신은 제 영상의 배경이 되는 책장입니다. 영상을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해도 뒤에 빼곡히 꽂힌 책을 보면 약간의 신뢰감이 생길 거라고 보았습니다. 다행히 제 짐작은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이등공신을 꼽는다면 아마도 제가 구사하려고 노력하는 깔끔한 문장이 되겠지요.

 

거기에 더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드러나는 곳’이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책과 관련된 행사에 다니고 시청자와 함께 책을 사고 새로 산 책을 기쁘게 뜯고 친구와 책으로 농담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보면 책이라는 물건을 사랑하는 마음이 영상에 자연스럽게 담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결국 겨울서점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마음껏 보여 주는 곳’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한 ‘책 유토피아’를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곳이지요.

 

물론 모든 북튜브 채널이 이런 콘셉트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여러 가능성 중 제게 맞는 하나를 선택했을 뿐, 오히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 독서에 도전하는 채널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채널에서는 ‘쉬지 않고 15분 독서하기 챌린지’, ‘스테디셀러 열 쪽 읽기 챌린지’, ‘열흘 동안 매일 독서하고 느낀 점 말하기’ 같은 기획이 가능할 겁니다. 사람들은 그 채널에서 어떤 걸 기대할까요? 마치 자신처럼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 점점 책과 친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스스로도 동기부여하는 것이겠습니다. 다이어트 전후를 보고 감명받듯 처음에는 책 한 쪽도 읽기 힘들어하던 사람이 어려운 책을 읽고 리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울 수 있을 겁니다. 베스트셀러만 공략하는 채널도 가능합니다. 그 영상을 보러 오는 사람은 무엇을 기대할까요? 자신이 궁금해하는 베스트셀러 내용을 안내받고 그 책이 찾아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설명해 주는 것일 겁니다.

 

북튜브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능력이 된다면 어려운 책을 해설하는 콘셉트의 채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채널을 온전히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설정할 수도 있고, 자신의 직업이나 상황을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음악가의 독서라든지 워킹맘의 독서라든지 개발자의 독서라든지 청소노동자의 독서 등으로요. 책의 표지만 평론하는 채널, 책을 읽고 표지를 새로 디자인해 보는 채널, 책의 제작 과정을 보여 주는 인쇄소 채널,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독서 모임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채널 등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그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콘셉트를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해 곰곰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고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보여 줄지 고민할 시간도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새롭게 북튜브를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앞서 자리를 잡은 특정 모델에 갇히는 대신 자신에게 맞는 콘셉트를 구상하고 다양하고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거기서부터가 북튜브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김겨울 저 | 유유
앞으로 북튜버는 지금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을까요?” 등 쉽게 물을 수 없어 명확히 알지 못했던 북튜브 일의 이면에 관한 이야기까지 샅샅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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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겨울(유튜버, 작가)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영상을 만든다. 라디오 DJ 경험을 살려 시작한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이 인기를 끌어 ‘북튜버book-tuber’라는 이름을 얻었다. 음악을 만들어 몇 번 발표하고 싱어송라이터라는 직업을 추가했다. 《독서의 기쁨》이라는 책을 써서 작가라는 호칭을 얻었다. 이 모든 이름 속에서 보이지 않아도 만들고, 찾아지지 않아도 연주하고, 청탁 받지 않아도 쓴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이 이름들은 성실히 호명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철학과를 졸업했다.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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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는 ‘북튜버’ 김겨울. 책 읽는 사람보다 영상 보는 사람이 많은 시대에 좋은 책 이야기를 더 널리 알리고 읽는 일의 가치를 전하기 위해서 그는 영상 속으로 책을 가지고 들어가는 방법을 시도했다. 방에서 편안히 책 읽는 모습, 친구와 책으로 수다떠는 모습, 좋아하는 작가의 북콘서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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