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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하모니카 연주자 박종성

하모니카의 문화를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 박종성 하모니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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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고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고, 저도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 대회에서 감사하게도 금상을 받았는데, 좋은 연주자가 돼서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었고요. 제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된 거죠. (2019. 0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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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문구점에 가면 살 수 있었던, 그래서 많은 가정에 하나쯤은 있지만 제대로 연주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악기가 바로 하모니카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박학기, 김광석 씨부터 장범준에 이르기까지 기타와 하모니카를 동시에 멋들어지게 연주하는 가수들도 있지만, 하모니카로 세계대회까지 나갈 생각은, 아니 그런 대회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최초 하모니카 국제 콩쿠르 수상자, 최초의 하모니카 대학 전공자, 4년마다 열리는 세계대회에서 한국인 최초 트레몰로 부문 1위 등 남다른 이력을 지닌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씨인데요. 대중적으로는 버스커버스커의 ‘꽃송이가’ 중 하모니카 솔로를 연주했고, 최근 ‘슈퍼밴드’로도 얼굴을 알린 그가 세 번째 앨범 <Harmonicist> 발매 기념 공연을 6월 6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개최합니다. 공연을 앞둔 박종성 씨를 서울 사당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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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는 온도와 습도에 매우 민감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해요. 보관은 상온에 하지만, 연주하기 직전에는 체온과 비슷하게 예열해야 하고, 연주가 끝난 뒤에는 잘 건조해야 하고요.

 

박종성 씨를 만나러 가는 길은 5월인데도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유난히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문득 하모니카도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받는지 궁금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무척이나 친숙하지만 하모니카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는 것 같네요.


맞아요. 하모니카라는 악기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는데, 하모니카가 어떤 악기인지 아는 분도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하모니카는 음색이 굉장히 예민해서 다양한 사운드로 변신이 가능해요. 클래식이나 재즈, 탱고, 국악에도 어울리게 변신할 수 있고요. 평소 쉬는 숨 정도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편하고 자연스러운 악기죠.

 

역사와 기원도 궁금합니다.


역사는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그래서 모차르트나 베토벤 같은 유명한 클래식 작곡가들을 만나지는 못한 악기예요. 하모니카가 지금의 형태로 만들어진 곳은 독일이라고 알고 있어요. 원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 중국의 쉥이라는 악기에서 기원했다는 설도 있어요. 우리나라의 생황이 그 악기에서 유래했는데, 그래서 생황과 하모니카의 음색도 비슷해요.

 

하모니카는 크기가 다양하잖아요.


네, 소리가 나는 원리는 비슷하지만 크기에 따라 음색과 음역대는 많이 달라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하모니카는 트레몰로, 일반적인 멜로디를 담당하죠. 좀 더 빠른 곡을 연주할 때 좋은 크로매틱 하모니카도 있고요. 또 저음만 담당하는 베이스 하모니카가 있고, 화음과 리듬을 담당하는 반주 전문 하모니카도 따로 있는데, 길이가 1미터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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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클래식 연주자들의 악기는 가격이 억대이기도 하잖아요. 하모니카는 어때요?


그렇게 비싸지는 않아요. 가장 비싼 악기가 천만 원대고, 제가 주로 쓰는 건 7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 사이에요. 그런데 하모니카는 오래 쓰면 악기의 리드가 상해서 고쳐 쓸 수 없는 상태가 돼요. 아무리 좋은 걸 사도 결국은 바꿔야 하죠. 관리를 잘해서 오래 쓰면 3~5년까지는 사용하지만, 잘못 관리하면 1년도 못 쓰거든요.

 

여러 면에서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악기인데, 전문 연주자는 많지 않죠? 전제덕 씨 이후 하모니카 연주자를 인터뷰하기는 처음입니다(웃음).


전문 연주자는 많이 없죠. 역사가 짧아서 악기도 발전이 되고 있는 과정이고, 교육적인 측면이나 연주법적으로도 개발이 되고 있어요. 달리 생각하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미래지향적인 악기라고 할 수 있죠(웃음).

 

박종성 씨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데요. 하모니카를 취미가 아니라 전문적으로 연주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최초의 경험은 어떤 건가요?


초등학생 때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모니카를 배웠는데, 그때 강의를 하셨던 최광규 선생님이 하모니카가 얼마나 재미있는 악기인지 알려주셨어요. 제 또래 4명으로 ‘하모니키즈’라는 앙상블을 만들어서 공원이나 병원에 가서 연주도 할 수 있게 해주셨고요. 그런데 IMF를 겪으면서 집안 사정으로 저는 인천에서 전남 광양으로 이사를 가게 됐고, 활동도 더 이상 할 수 없었죠. 그런데 선생님이 저를 놓지 않고, 2002년에는 사비까지 털어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하모니카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그때 개막식 무대에서 일본인 할아버지가 연주하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음악을 듣고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고, 저도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 대회에서 감사하게도 금상을 받았는데, 좋은 연주자가 돼서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었고요. 제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된 거죠.

 

런데 국내에서 전문 연주자가 되기 위해 배울 수 있는 길은 제한적이었을 것 같아요.


악기적인 부분은 혼자서 연구한 부분이 많아요. 연주에 있어서는 아주 자세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안 됐으니까요. 하지만 하모니카 연주자가 되기 위한 다양한 밑거름은 여러 선생님께 도움을 받았어요. 고등학생 때는 대학에서 전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작곡 공부를 했는데, 그때 만난 선생님도 헌신적으로 가르쳐주셨어요. 결과적으로는 작곡을 전공하지 않고 ‘기타 악기’ 파트에 하모니카로 입학할 수 있었지만, 그때 배웠던 공부를 지금까지도 활용하고 있어요. 대학에서도 하모니카라는 악기를 알려주시는 교수님은 안 계셨지만, 다른 장르의 다양한 음악, 즉흥연주, 무대에서 연주하는 법 등에 대해 배우면서 하모니카에 접목할 수 있었어요. 대학원에서는 오케스트라 지휘를 공부하면서 음악을 더 깊이 파헤치고, 더 이론적이고 감성적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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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길을 개척하느라 힘들었겠네요.


하모니카를 전공하겠다고 했을 때는 주변에서 ‘도대체 왜, 굳이 남들 가지 않는 길을, 돈도 안 될 텐데...’ 등의 말을 아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20대 초반에는 오기로 연주하기도 했어요. 그 편견을 꺾겠다고.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선행자가 없었을 뿐 길을 개척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힘들기보다는 오히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아왔고요(웃음).

 

롤 모델이 없어서 힘들었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경쟁자도 덜 한 게 아닌가요(웃음)?


이 안에서는 정말 치열해요. 아시아 대회 같은 경우는 2천~2천5백 명 정도가 경쟁하고, 세계 대회는 규모는 더 작지만 수준이 어마어마하고요. 그리고 저는 하모니카 연주자들 가운데 톱이 아니라 모든 음악가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신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사람이 적고 꼭 따라가야 하는 길이 없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해볼 수 있어요. 창작국악대회에 하모니카로 참여하기도 했어요. 요즘 국악의 매력에 빠져 있는데, 하모니카로 우리나라의 음색이나 정서를 표현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다행히 결과도 좋았는데,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계속 도전하려고요.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이른바 직업병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하모니카 연주자에게도 남다른 어려움이 있을까요?
박종성 씨의 답변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죠!

 

 

 

 

이번 공연은 어떻게 채워지나요?


하모니카의 여러 색깔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예전에 발표했던 음반이 자작곡 위주였다면, 음반과 공연이 연계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자작곡은 물론이고 클래식부터 뉴에이지, 국악 등 친숙한 레퍼토리로 <Harmonicist>라는 음반을 준비했거든요. 그래서 공연 때도 1부는 피아노와 듀오로 음반에 수록된 곡들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하모니카로만 이루어진 앙상블을 준비했어요. 2중주, 3중주, 5중주, 많게는 13명의 챔버오케스트라까지 편성별로 어울리는 다양한 장르의 곡들로 하모니카의 매력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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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외에도 다양한 일들을 계획하고 있겠죠?


네, 연주자로서 성공하는 것도 목표지만 하모니카와 관련된 전반적인 문화를 업그레이드 하고 싶은 꿈이 있어요. 연주법에 대한 체계도, 교재 등 교습법에 대해서도 정리를 하고 싶고. 하모니카를 위한 연주곡이 너무 적어서 주로 다른 악기를 위해 만들어진 곡을 편곡해서 연주하거든요. 하모니카곡을 만들어서 나중에는 다른 악기들이 그 곡을 연주했으면 좋겠어요. 또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수 있는 하모니카 콘체르토도 만드는 등 하모니카의 위상과 영향력을 높이는 게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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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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