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이하영 “ 수학, 개념을 제대로 잡아놓지 않으면 절대로 고득점으로 갈수 없다”

EBS 수학 이하영 선생님 인터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교육과정에 있는 개념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고득점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학생들은 반드시 알았으면 좋겠어요. (2019. 05. 28)

  • 글ㆍ사진 | EBS

AN6I2523.JPG

 

 

이하영 선생님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위한 강의를 표방한다. ‘수포자’뿐만 아니라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은 친절한 개념 설명으로 기초가 없는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문제 풀이를 하면서도 어려운 공식을 쓰기보다는 일일이 풀어주는 게 특징. 세 아이의 엄마이자 고등학교 선생님으로서 바쁜 와중에도 EBS에서 만난 제자들의 고맙다는 말에 에너지를 받아 오늘도 알찬 강의를 준비한다.

 

 

800x0.jpg

                                                        


 

 

수학 선생님이 되신 동기가 있나요?

 

주변의 친구들은 제가 교사가 된 것을 신기해해요. 원래 꿈은 한의사였는데  중학교까지 열심히 공부하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하자 야단을 많이 맞았어요. 주로 지각 때문이었는데 성적이 중학교 때보다 많이 떨어져서 더 많이 야단을 맞았어요.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이러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성실한 편은 못되어 암기 과목은 못했는데 수학은 혼자 공부해도 되는 과목이더라고요. 계속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를 하면서 중상위권이 되기는 하였지만, 극상위권으로 까지는 성적이 올라가지 않아서 수학의 정석을 꼼꼼히 공부하면서 개념을 다시 터득했어요. 특히 참고 설명을 많이 보면서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였고 오개념을 그때 스스로 터득했는데 이것이 나중에 강의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예를 들면 급수와 정적분에 관한 문제를 유형으로 익히고 문제풀이 방법만 알고 접근했었다면,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고 난 후에는 정적분의 정의 자체가 급수와 정적분에 관한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음을 알고 더 쉽고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던 거죠.
 
세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데 아이들 수학 공부는 어떻게 하나요?

 

세 자녀의 엄마로서 수학교육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는 할 수 없죠. 주변의 친구들도 저에게 아이들 수학교육에 대하여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요. 억지로 수학 공부를 시키기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가르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부작용도 있었는데요(웃음) 아이들이 저녁에 손으로 동그라미를 만들면서 “엄마 이게 뭐예요?” 하고 물어보면서 “이건 동그라미야” 하고 의기양양 말하는데 제가 “아냐. 그건 중심으로부터 같은 자리에 있는 모여 있는 점들의 모임 원이야”라고 해서 애가 시무룩해지는 것을 보고 아차 싶더라고요.


쌍둥이임에도 불구하고 둘째는 숫자에 관심이 많아서 저에게 덧셈, 뺄셈 퀴즈 내고 본인이 맞추는 걸 재미있어 하거든요 근데 첫째는 숫자 퀴즈보다는 종이나 찰흙으로 도형을 직접 만드는 것을 훨씬 더 즐거워해요. 쌍둥이면서도 기질이 다른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더 많이 수용하게 되고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교육과 관련된 책들을 더 많이 읽게 되는 것 같아요.

 

 

AN6I2397.JPG

 

 

사교육의 중심지라 할 만한 지역에서 가르치시는데 특별히 부모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그렇잖아도 오늘이 수업 참관일이었는데 스킬만 가르치는 학원은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1부터 무기력하게 보이는 수포자들이 있어요. 중학교 때는 스킬만 배워도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 수 있지만 고등학교부터는 달라요. 스킬로는 해결이 되지 않아요. 개념을 제대로 잡아놓지 않으면 절대로 고득점으로 갈수 없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면 그때부터 수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실제로 많아요.


아이들이 “저 비싼 학원도 다녀봤는데 이번 중간고사 때 30점 받았어요. 아마 저는 수학머리가 없나 보아요.”라고 말을 하더라고요. 부모님이나 학생들이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는 것을 원하다 보니 개념보다는 문제풀이 스킬만 알려주는 학원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고등학교 때는 절대로 그런 것이 통하지 않아요.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고 유형을 잡아야 흔들리지 않고 고득점을 할 수 있어요.

 

문제푸는 스킬만 익혔다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시나요?
 
수학은 서술형 답안지를 보면 이 학생이 스킬만 배운 경우인지 개념을 알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실제로 저도 시험문제를 낼 때 일부러 그런 문제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정확하게 개념적으로 접근을 해야 오류 없이 해결이 가능한 문제를 학생들은 비슷한 유형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스킬만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결국 답이 도출되지 않게 되거든요. 객관식 문제에서는 잡히지 않는 것들이 서술형 문제에서는 보이는 것이죠.


실제로 평가원에서는 교육과정을 벗어난 개념으로 문제를 풀어서 풀리는 문항은 출제를 지양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로피탈의 정리는 미분을 할 때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교육과정에 나오지 않거든요. 문제를 출제하면서 로피탈의 정리로 문제가 해결되는 문항은 출제가 되지 않아요. 또는 로피탈의 정리를 이용하는 것보다 교육과정에 있는 개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빠른 문항을 출제하기도 하고요. 따라서 교육과정에 있는 개념을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고득점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학생들은 반드시 알았으면 좋겠어요.

 

수학 교사로서 ‘수포자’ 학생들을 바라볼 때 느끼는 점이 있다면?

 

공립학교 교사이기 때문에 여러 지역의 학교에서 근무를 하였는데요, 같은 서울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수포자의 양상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현재 근무하는 지역의 학생들은 어쩌면 ‘자발적 수포자’라고 볼 수 있어요. 공부를 하면서 수학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수포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에 반해 이전에 다니던 고등학교에서의 ‘수포자’는 정말 기초가 부족해서 수포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수학을 잘 하고자 하지만 가정이나 외부의 다른 상황에 의해 중간에 수학 공부를 하지 못하다 보니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어진 수포자들이 많아요. 이런 아이들을 보면 많이 슬프기도 하고요.


원래 EBS 강의를 시작하게 된 동기도 첫 발령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갔는데 중학교 때 배워야 할 개념을 모르는 학생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좀 충격을 받았어요. 그렇다고 개념을 다시 처음부터 가르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렇다고 진도를 그냥 나가기도 그렇고 해서 개별적으로 학생들에게 EBS 강의를 찾아서 강의를 보라고 했어요. 그리고 문제를 내주고 확인을 했죠. 그럼에도 뭔가 아쉬운 거예요. 그래서 EBS에 직접 지원을 했고 처음 시작한 강의가 왕초보 수학 강의였어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수포자 아이들이 어떤 부분을 잘 모르는지 고민하고 그 아이들을 위해 수업 시간에 만들었던 학습지를 다시 만들고 고민하면서 120강을 강의했는데 마지막 강의 날에는 울음이 나더라고요. 그때 EBS에서 만난 제자들 역시 이런 저런 이유로 수학 공부를 중간에 하지 못하였는데, 자신이 필요한 내용을 친절하게 알려주어서 수학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고 편지를 참 많이 보내주었어요. 그때는 정말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에게 힐링을 받을 수 있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느꼈던 거 같아요. 그리고 그 교재를 계속 발전시켜 지금의 수능개념 교재를 만들 수 있었고요.

 

 

AN6I2411.JPG


 
‘수학은 정직하다’고 평소에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강의를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수학은 공평해요’라는 말이에요. 수학은 정직하죠. 이것은 제가 수학을 좋아한 이유이기도 한데요. 국어의 경우 많은 고민 끝에 고른 답이 왜 틀렸는지 답지를 봐도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특히 감정에 대한 부분은 더욱. 수학은 답지를 보면 이해가 확실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수학은 공부를 한 만큼은 반드시 성적이 오르는 과목이기도 해요.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했다가 뒤늦게 시작한 경우에 오히려 수능을 치르고 나서 수학이 효자 과목이었다는 얘기를 참 많이 할 정도로 수학 성적은 정말 정직하거든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수학책이 있다면요?


단연 ‘수학의 왕도’. 수학을 힘들어하는 학생들 중에는 당장 지금 배우는 수학 개념은 잘 이해하고 있지만 예전에 배웠던 개념을 잊고 있어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정말 많아요. 그런 학생들에게 수학의 왕도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와 관련된 문항을 연습하기에 좋은 교재에요. 이 교재로 공부를 하게 되면 수학 개념에 관한 기본기가 정말 충실해져서 스스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는 힘이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다면요?


올해 저희 반 학생이에요. 첫날 교실에 들어오더니 저보고 혹시 EBS 이하영선생님이냐고 묻더라고요. EBS에는 메이크업을 하고 강의를 하지만 학교에서는 무척 내추럴하게 수업에 들어가거든요. 분명히 이름도 같고 생긴 것도 비슷한데 화면과 다르니 조심스럽게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 친구가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입고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어서 2학년 겨울방학부터 수학 공부를 시작했는데 저의 강의로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3월 학력평가에서는 그리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는데 4월 학력평가에서는 40점 이상 올라서 현재에도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어요. 가끔은 저보고 강의 업로드가 늦다고 할 때도 있고, 스승의 날에는 수강후기에 스승의 날 편지를 쓰기도 했어요.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EBS

오늘의 책

사람을 남기는 독서와 인생 이야기

손웅정 감독이 15년간 써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독서를 통해 습득한 저자의 통찰을 기본, 가정, 노후, 품격 등 열세 가지 키워드로 담아냈다. 강인하지만 유연하게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손웅정 감독의 인생 수업을 만나보자.

쉿, 우리만 아는 한능검 합격의 비밀

한국사 하면 누구? 700만 수강생이 선택한 큰별쌤 최태성의 첫 학습만화 시리즈. 재미있게 만화만 읽었을 뿐인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마법! 지금 최태성 쌤과 함께 전설의 검 ‘한능검’도 찾고, 한능검 시험도 합격하자! 초판 한정 한능검 합격 마스터팩도 놓치지 마시길.

버핏의 투자 철학을 엿보다

망해가던 섬유공장 버크셔 해서웨이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난 과정을 보여준다. 버크셔의 탄생부터 버핏의 투자와 인수 및 확장 과정을 '숫자'에 집중한 자본 배분의 역사로 전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담아 가치 투자자라면 꼭 봐야 할 필독서다.

뇌를 알면 삶이 편해진다

스트레스로 업무와 관계가 힘들다. 불안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 그냥 술이나 마시고 싶다. 이런 현대인을 위한 필독서. 뇌과학에 기반해 스트레스 관리, 우울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수면과 식습관에 관해 알려준다. 처음부터 안 읽어도 된다. 어떤 장을 펼치든, 삶이 편해진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