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백예린, 알앤비, 재즈와 함께 버무린 시티팝의 향기

백예린 『Our Love Is Great』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새로운 스타일의 팝 스타가 필요했던 시기에 백예린은 신선한 앨범으로 자신의 색깔을 아로새겼다. (2019. 05. 22)

IPFjUe6zMsxfset46MFeEAwiGRoA.jpg

 

 

백예린의 두 번째 미니앨범은 성실함의 성과다. 2년이 넘는 공백에도 꾸준히 미발매곡을 SNS에 공개하며 활동을 이어온 그는 지난한 연습의 나날을 트렌디한 감성 포착으로 이어받아 즐기기 좋은 팝 음반을 만들었다.

 

알앤비, 재즈의 문법 위에 어렴풋하게 버무린 시티팝의 향기가 두드러진다. 작품의 색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1번 트랙 '야간 비행'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자극되는 몽롱한 감성이 앨범 전체를 채색한다. 편곡에 참여한 인디 밴드 치즈 출신 구름의 영향력은 이 같은 기조에 특출난 개성을 선사한다. 백예린의 세련된 보컬을 편곡자의 마이너한 감각과 잘 섞어 주류와 언더그라운드 사이 '나만 듣고 싶은 음악'의 기본 공식을 채득했다. 

 

여러 차례 증명된 그의 가창력이 이번 앨범에서 매끄럽게 녹아든다. 'Our love is great'에서 부드러운 리듬감을 뽐내고, <더 팬>으로 유명세를 치른 인디 뮤지션 카더가든이 합세한 '내가 날 모르는 것처럼'에서는 남녀 가수가 합을 이뤄 유려한 듀엣 감각도 보여준다. 홀로 작사, 작곡한 'Dear my blue'는 가창의 절정으로, 피아니스트 윤석철의 연주 위 특유의 소울풀하고 은은한 목소리가 빛난다. 한결 유연해진 영어 가사의 운용도 전작보다 나아진 특기점이다. 

 

다만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부재가 아쉽다. 앨범을 둘러싼 정적이고 고요한 기운은 듣는 이를 사로잡지만, 선율이 전체적으로 평이하고 비슷한 음정에 머물러 밋밋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우주를 건너'나 'Bye bye my blue'에서 보여준 울림 있는 후렴이 없다. 일관적으로 '분위기'에 중점을 뒀으나, 결정적인 한방이 느껴지지 않아 훌륭한 밑그림의 강점이 무뎌졌다.

 

그럼에도 신보는 단번에 차트의 성적과 대중의 호평을 확보하며 입지를 다졌다. 인디와 메이저를 잇는 외양으로 대중을 공략했다는 점, 그걸 보컬에 잘 녹여내며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할 줄 아는 가수임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의를 지닌 성취다. 새로운 스타일의 팝 스타가 필요했던 시기에 백예린은 신선한 앨범으로 자신의 색깔을 아로새겼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백예린 - 미니앨범 2집 : Our love is great

<백예린>11,900원(19% + 1%)

백예린, 두 번째 솔로 미니앨범 'Our love is great' 발매! - 타이틀곡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관계'에 대한 마음의 위로 선사 - 신보 'Our love is great', 수록곡 전곡 백예린 작사, 작곡 참여 '백예린만의 감성 짙은 앨범' - 보물 같은 음색 선사..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의 대표작

짐 자무시의 영화 〈패터슨〉이 오마주한 시집. 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국내 첫 완역 출간되었다. 미국 20세기 현대문학에 큰 획을 그은 비트 세대 문학 선구자,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스타일을 최대한 살려 번역되었다. 도시 패터슨의 역사를 토대로 한, 폭포를 닮은 대서사시.

본격적인 투자 필독서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경제/재테크 최상위 채널의 투자 자료를 책으로 엮었다. 5명의 치과 전문의로 구성된 트레이딩 팀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최신 기술적 분석 자료까지 폭넓게 다룬다. 차트를 모르는 초보부터 중상급 투자자 모두 만족할 기술적 분석의 바이블을 만나보자.

타인과 만나는 황홀한 순간

『보보스』, 『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신간.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심장으로 세계와 인간을 꿰뚫어본 데이비드 브룩스가 이번에 시선을 모은 주제는 '관계'다. 타인이라는 미지의 세계와 만나는 순간을 황홀하게 그려냈다. 고립의 시대가 잃어버린 미덕을 되찾아줄 역작.

시는 왜 자꾸 태어나는가

등단 20주년을 맞이한 박연준 시인의 신작 시집. 돌멩이, 새 등 작은 존재를 오래 바라보고, 그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시선으로 가득하다. 시인의 불협화음에 맞춰 시를 소리 내어 따라 읽어보자. 죽음과 생,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우리를 기다린 또 하나의 시가 탄생하고 있을 테니.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