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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 독자의 성별 비율이 2:8이길

<우먼카인드 : womankind> 나희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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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 가보면 패션 잡지들이 많은데, 그 잡지들 틈에 <우먼카인드>가 꽂혀 있다면 어떨까란 상상을 한다. (2018.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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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랑소와 엄의 마음을 후드득 훔친 잡지가 있다. 여성의 언어로 세상을 말하는 문화 잡지 <우먼카인드 : womankind> . 2014년 호주에서 창간된 잡지로 현재 27개국에서 발행, 영어 외에 다른 언어로 출간된 건 한국이 처음이다. <우먼카인드> 에 마음을 빼앗긴 건, 단순히 여성을 위한 잡지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오로지 글과 일러스트로만 이뤄진 잡지, 사진과 광고가 없는 잡지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바다출판사에서 출판권을 갖고 있는  <우먼카인드>  한국판은 1년에 4권이 발행된다. 최근호(5호)의 주제는 ‘또 다른 나로 변화하는 일’. 단행본 편집자로 일하면서 석 달에 한 번, 잡지를 만드는 나희영 편집장에게 궁금한 것들이 많았다. 이를 테면, “남자도 이 잡지를 읽나요?”

 

한국판 창간 1주년을 맞았다. 5호를 발행한 소감이 무척 궁금하다.

 

<우먼카인드>  를 내기 시작하면서 3개월 단위로 사는 기분이랄까. 계간지 호흡으로 끊어 사는 듯하다. 회사에서 잡지뿐만 아니라 단행본 출간도 동시에 하다 보니, 시간을 촘촘하게 쪼개서 쓸 수밖에 없는데, 창간한 지 벌써 1년이라니 기분이 좀 멍하기도 하고. 하지만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생각이 더 크다. 에디터스 레터를 쓸 때는 잡지를 만들면서 느낀 소회의 감정을 풀어놓기 보단 이 레터가 독자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다. 이번 호를 어떤 주제로 꾸렸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마치 독자들에게 이번 호에 담긴 내용을 브리핑하듯이.

 

잡지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다. 호주판 원고를 번역한 후, 국내 필자에게 원고를 의뢰하는지? 3달의 일정을 알려 달라.


계간지라서 1권당 3개월의 시간을 쓸 수 있는데, 3개월 중 한 달은 오로지 호주판 원고를 번역하는 데 쓰고, 나머지 두 달 동안 편집, 디자인, 제작이 이루어진다. 엄연히 따지자면, 편집과 디자인에 쓸 수 있는 시간은 1달 반이다. 5일에서 1주일 정도는 저작권사에서 인쇄 직전의 최종 파일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그 시간을 확보해둬야 하고, 컨펌이 떨어지고 나서 최종 마감 후 인쇄 제작 일정을 또 일주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잡지가 나오기 전달 중순경에는 편집과 디자인을 대략 마무리 지어야 한다. 국내 원고 청탁은 번역 원고가 들어오고 나서 일주일 동안 검토한 후 어떤 주제로 청탁 의뢰할지 방향을 정한 다음 일주일 내로 이루어진다.

 

아무래도 국내 필자의 글을 먼저 읽게 되더라. 김하나 작가, 박선영 <한국일보> 전 기자, 김진아 울프소셜클럽 대표 등은 창간호부터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데. 필자들을 선정하는 기준이 궁금하다.


<우먼카인드> 는 무엇보다 '여성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데 그 존재 이유가 있다. 자신의 목소리를 솔직하게, 매력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를 고민한다. 그 목소리를 독자가 들었을 때 부담스럽지 않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고. 누가 <우먼카인드> 의 주요 독자층이라고 할 수 있는 3040 여성들에게 매력적인 서사를 전달할 수 있는지가 필자를 섭외할 때 기준점이 된다. 아무래도 국내 원고에 대한 반응이 좋은데, 지금 한국 사회의 이슈들을 반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왠지  <우먼카인드> 의 필자들은 칼 마감을 할 것 같은데, 어떤가?


감사하게도 마감을 잘 지켜 주신다. 울프소셜클럽 김진아 대표님은 종종 마감일보다 앞서 보내주시기도 한다. 국내 원고 집필 기간은 최소 3주, 길면 4주로 잡고 진행하고 있다.

 

웁스! 김진아 대표님 사랑합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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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필자들의 공통점이 있을까?


할 말이 많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서 거리낌이 없는 사람들 같다. 무엇보다 생각을 전하는 데 있어서 군더더기가 없다.

 

매 호, 한 나라를 찾아간다. 5호의 주인공은 ‘에든버러 축제’와 타탄 무늬(체크 무늬), 유니콘 등으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언젠가 한국도 소개될까?


글쎄, 호주 저작권사에 한번 문의해볼까 싶지만, 이 질문을 한국도 얼른 소개하라는 채근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해서 잠자코 있는 중이다. 호주 저작권사에서 고려하고 있을 듯한데... 내 짐작일 뿐이지만.(참고로 다음 호인 6호에서는 특이하게 나라가 아닌 화성을 찾아간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화성에 간 여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편집 및 디자인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무엇인가?


주제를 잡고, 원고 배열을 다시 하는 일. 한국판은 호주판과 원고 배열이 완전히 다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리뷰를 꼽는다면?


리뷰라기보단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어떤 남성 독자분이 현장에서 정기구독 신청해주셨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도서전 현장에서 독자를 만나면서 느낀 게,  <우먼카인드> 에 관심이 있는 남성분들이 꽤 있다는 거였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지지의 의사를 표명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해 보였다. 정기구독을 신청하신 그 남성분도 많이 망설였는데, 남성들도 많이 보셔야 하는 잡지라고 설득과 밀당 끝에 정기구독 신청서를 작성해주셨다. 페미니즘에 관심 있는 딸아이에게 주려고 정기구독 신청했다는 어머니의 리뷰도 기억에 남는다.

 

특별한 인생을 사는 여성들의 삶이 많이 소개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누구인가?


3호를 만들면서 ‘텐진 빠모’를 알게 되었다. 텐진 빠모는 서양 여성의 몸으로 티베트 불교 승려가 된 분인데, 12년 동안 히말라야 설산 동굴에서 수행을 완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텐진 빠모라는 인물을 잘 알지 못했는데, 3호를 만들면서 이분의 삶과 미소에 홀딱 반했다. 텐진 빠모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뭔가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수행에 집중해본 사람만이 깨달을 수 있는 지혜를 나눠가진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올랐다. 올해 와우북 행사에서 어느 독자로부터 3호 정말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대신) 보람을 느꼈다. 

 

잡지를 만들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


잡지를 만드는 사람이지만 그 이전에 독자이기 때문에 내가 이 좋은 원고의 첫 번째 독자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때 즐거운 것 같다. 그리고 1년 정기구독 만료된 분들이 정기구독 재신청을 해주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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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 재신청 만큼 뿌듯한 일이 없을 것 같다. 1년 정기구독 시(5만 원) 다용도 파우치, 2년 구독 시(10만 원) 엄청나게 예쁜 고퀄리티 에코백을 주던데.


하핫. 역시 많은 걸 알고 있군. 정기구독 선물 증정은 소진 시까지다. 1년 정기구독 선물은 이미 소진되었다. 2년 정기구독 선물도 이제 몇 개 안 남았으니 서두르시라. 에피소드 하나, 호주 저작권사에서 에코백, 파우치, 노트 등 너무 예쁘다며 100여 개씩 구매를 요청했었다. 굿즈로 역수출의 쾌거를 이뤘던 것.

 

독자들의 성별 비율이 궁금하다. 아무래도 여성이 압도적이겠지만!


1(남성) : 9(여성). 앞으로 또 1년 뒤에는 2:8의 비율이기를!

 

프랑소와 엄도 열렬히 기원하겠다! 그나저나 종이잡지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데, <우먼카인드> 는 어떻게 보고 있나?


냉정하게 말해서 잡지는 하나의 상품이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더욱더 이 인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 치의 오차 없는 상품'을 완성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결국 독자들은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들었을 때 눈여겨보다가 기꺼이 책값을 지불하지 않겠나, 라는 믿음을 가지고 잡지를 만든다. 판매부수와 정기구독자수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시하는 건 완성도 높은 상품으로서의 가치다. 종이 잡지의 미래가 밝지 않지만, 독자들은 여전히 가치를 발견하고 싶어한다. 거기에 기대를 걸어본다.

 

남성 필자에게 글을 청탁할 계획은 없나? 여성의 언어로 말하는 남자도 있을 텐데.


사실 5호를 만들면서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를 쓰신 최승범 선생님께 원고 집필을 부탁드릴 생각이었으나, 책 출간 후 인터뷰를 통해 페미니스트가 된 계기와 그 후의 이야기가 꽤 알려진 것 같다는 판단에 청탁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페미니즘 이슈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남성 필자들도 주시하고 있으나 아주 소수다. 호주판 번역 원고 중에는 종종 남성 필자의 글이 있는데, 주로 심리학자가 쓴 것들이다.

 

<우먼카인드>  5호(또 다른 나로 변화하는 일)에서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글이 있다면.


울프소셜클럽 김진아 대표가 페미니즘에 입문하고도 느껴보지 못했던 해방감을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하면서 비로소 맛보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몇 번이고 읽어도 공감이 크다. 글 제목이 '그건 나의 권력이 아니었어'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지만 뭔지 모를 체증에 시달린 적이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우먼카인드> 에는 심리학 관련 글들이 매번 실린다. 그래서 좋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호에도 심리학 글 하나가 실렸는데, 제목이 '나의 그림자와 잘 지내는 법'이다. 『삶을 사랑하는 기술』 을 쓴 철학자 줄스 에반스가 썼다. 정신의학자 융의 그림자 개념을 통해 자기 안의 어둠을 어떻게 직면할지에 대한 내용인데, 꽤 흥미롭다.

 

어떤 채널의 리뷰가 가장 많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홍보툴로 활용하고 있어서 그쪽에서 주로 소통하지만, 독자 리뷰는 정기구독을 신청하는 네이버 스토어팜 페이지에 가장 많다.

 

어떤 의외의 독자들을 기대하나?


헤어숍에 가보면 패션 잡지들이 많은데, 그 잡지들 틈에 <우먼카인드>가 꽂혀 있다면 어떨까란 상상을 한다.

 

헤어숍의 품격을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듯!


아마도!

 

편집장으로서 1년의 소회를 밝힌다면. 잡지를 만들면서 개인적으로 변화된 것이 있을까?


<우먼카인드> 한국판 편집장이라는 정체성의 무게를 점점 느낀다는 것. 왜냐면 이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인터뷰 요청이나 집필 의뢰가 들어올 때가 있는데, 아직까지는 조금 어리둥절한 것 같다. 페미니즘을 한계 없이 지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 아주 편리해진 점 중 하나다. 



 

 

우먼카인드 womankind (계간) : 5호편집부 저 | 바다출판사
살면서 순간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불가피한 변화들을 이야기한다. 그 변화들을 계기로 어떻게 삶의 방향이 바뀌고 새로운 가능성의 길이 열리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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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프랑소와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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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카인드 womankind (계간) : 5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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