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아이즈원, 청순함과 섹시함의 야망

아이즈원 『COLOR*IZ』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결과적으로 아이오아이의 『Chrysalis』 와 워너원의 『1X1 (To Be One)』 보다 좀 더 짜임새 있는 데뷔 앨범이 탄생했다. (2018. 11. 07)

1.jpg

 

 

우익 논란, 공정성 의혹, 성적 대상화, 불행 전시 등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스48>은 흥행에 성공했고 아이즈원은 마침내 데뷔했다. 29일 엠넷을 통해 두 시간가량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멤버들은 이미 한 차례 선보였던 무대를 재정비해 뽐내며 청순함과 섹시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타이틀 곡은 성숙함과 약간의 걸 크러시(?)를 모토로 한 「라비앙로즈」다. 에디트 피아프의 「라비앙로즈」와 동명의 노래는 이국적인 스트링 사운드가 반복되며 아이즈원에게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이미지를 부여하는 EDM 곡이다. EDM의 드롭(클라이맥스)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후렴으로 대체되면서 킬링 파트에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랫말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강력한 훅을 포기하고 완성도 높은 감상용 곡을 타이틀로 내세웠다는 점은 방송 출연으로 확보한 팬들의 충성심과 그룹의 인지도를 충분히 인식하고 장기적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등에 업고 취한 이득 덕에 아이즈원은 모험을 할 수 있었다. 컨셉 평가곡 「루머」에서 섹시함을 뽐냈던 권은비와 파워풀한 보컬을 자랑하는 조유리가 노래의 기둥이 되고 섹시와 청순이 모두 어울리는 이채연과 김민주가 이미지를 중화해 말 그대로 성숙한 ‘멋쁨’ 컨셉을 시도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어중간하다는 뜻이다. 뮤직비디오를 보지 않는 이상 반 이상의 멤버가 어필하는 ‘1000%’식 청량함과 청순함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영상 속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컨셉이 등장해 이질적이다. 팔방미인 걸그룹이라면 멤버 개개인의 색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색」으로 대중의 기대치를 만족시킨 후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로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 설득력을 높일 수 있었을 테다.

「비밀의 시간」은 프로그램 엔딩곡이었던 「꿈을 꾸는 동안」과 비슷한 감성, 메시지를 전하는 느린 템포의 록 발라드 넘버다. 「비밀의 시간」을 지나 아이즈원 멤버들이 마지막 평가전에서 선보인 「앞으로 잘 부탁해」와 AKB48 특유의 뽕짝 멜로디가 가미된 「반해버리잖아?」가 연이어 흘러나오는 트랙의 배치는 아이즈원의 서사를 지켜본 특정 팬층의 공통된 기억을 다시 상기시키며 이들의 충성도를 더욱 견고히 한다. 특히 「앞으로 잘 부탁해」는 서브컬처에서 유행하는 복고적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퓨처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곡으로, 일본인 멤버들의 콧소리가 ‘덕심’을 자극한다.

 

결과적으로 아이오아이의 <Chrysalis>와 워너원의 <1X1 (To Be One)>보다 좀 더 짜임새 있는 데뷔 앨범이 탄생했다. 아이즈원 멤버들을 정식으로 소개하는 「아름다운 색」부터 소녀들의 다짐을 노래로 옮긴 「비밀의 시간」까지 앨범을 채운 새로운 노래들은 확실히 서사가 있는 이들에게 걸맞은 구성이다. 하지만 귀를 사로잡는 훅의 부재는 대중에게 어필해야 하는 신인 아이돌에게 치명적이다. 더군다나 <COLOR*IZ>는 팬베이스 전략을 바탕으로 기획된 앨범이다. 아이즈원이 그들만의 리그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대중을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오늘의 책

기로에 선 대한민국 사법부

강제징용 재판, 판사 뒷조사, 청와대 유착 의혹 등 한국사회를 뒤흔든 사법농단의 진실을 권석천 기자가 추적했다. 이탄희 전 판사를 포함한 다양한 취재원의 증언을 듣고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대법원장 중심의 법원 시스템이 야기한 폐단을 밝혀낸다.

소설보다 강렬한 작가들의 사랑 이야기

톨스토이,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애거사 크리스티 등 세계문학의 거장과 그 연인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한다. 그들의 생과 작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이야기. 사랑에 목숨을 바치다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트리기도 한 열애와 치정의 기록은 그 어떤 소설보다 강렬하다.

위대한 문학 거장들의 다채로운 삶과 목소리

저명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가 60여 년 동안 진행한 위대한 작가들 인터뷰 모음집. 헤밍웨이, 하루키, 토니 모리슨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삶과 글쓰기에 관한 다채로운 목소리가 실려 있다. 불완전함을 멋진 실패로 받아들이며 꾸준히 글을 써나간 사람들의 이야기.

전쟁터에서 통하면 직장에서도 통한다!

육해공 전투가 가능한 미국의 해군 특수전 부대, 네이비씰. 미 국방성 공식 인증을 받은 그들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자신의 약한 점을 극복하고,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고, 적을 압도하는 법까지. 직장에서, 사회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네이비씰과 함께 멘탈 트레이닝하라.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