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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 간질간질 나만의 부채 만들기

그림책 작가 서현 워크숍, 『간질간질』 부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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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부채에 그림을 그린 토요일 오후는 그 어떤 날보다 평화로웠다. (2018. 09.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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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여름방학 특강의 하나로 지난 8월 25일, 광화문 카페 에무에서 그림책을 만드는 서현 작가의 워크숍이 열렸다. 『눈물바다』 , 『커졌다!』 ,  『간질간질』  등 탁월한 상상력과 개성 있는 그림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독자의 감수성을 사로잡은 작가이기 때문일까. 그녀의 그림책을 읽고 한 자리에 모인 학부모와 아이들의 두 눈이 밝게 빛났다. 이날은 지난해 출간한 『간질간질』 을 주제로 행사가 진행됐다. 서현 작가 특유의 유머가 돋보이는 그림책 『간질간질』 은 머리가 간지러워 무심히 머리를 긁었는데 떨어져 나온 머리카락이 또 다른 내가 되어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즐거운 경험을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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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만드는 과정이 궁금해?

 

서현 작가는 『간질간질』 을 낭독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인공이 간질간질한 머리를 긁자 여섯 개의 머리카락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떨어진 머리카락은 주인공의 분신으로 다시 태어난다. 일곱 명의 ‘나’들은 춤을 추고, 아빠와 누나를 괴롭히다가, 결국은 밖으로 뛰어 나간다. 일곱 명의 ‘나’ 중 여섯 명은 눈을 감고 있고, 한 명의 ‘나’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데 눈을 뜬 ‘나’가 진짜 주인공이다. 서현 작가는 이를 설명하며 내용이 전개되면서 변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눈을 뜨고 있는 ‘진짜 나’가 계속 맨 앞에서 춤을 추다가, 밖으로 나갈 때는 맨 뒤로 가 있는 모습이 보이시죠? 주인공이 처음에는 자신의 머리카락이 분신으로 변한 게 너무 신기했어요. 자기의 행동들을 따라하고 똑같이 춤을 추니까, 대장이 된 느낌으로 맨 앞에서 분신들을 이끌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분신들과 함께 춤을 추는 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밖에 나갈 때는 이 분신들이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 관찰하고, 지켜보고 싶어서 맨 뒤에 선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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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산에 오르고, 새를 타고 하늘을 날고, 바다에 간 7명의 ‘나’는 머리가 간질간질 하자 또 다시 머리를 긁는다. 이로써 ‘나’의 분신과 분신의 분신은 계속 생겨나고, 페이지를 가득 메운 이들은 “오예!”를 외치며 신나게 춤을 춘다. 서현 작가는 낭독을 마치고 『간질간질』  작업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림책을 만드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라는 작가의 질문에 어린이들은 “1시간이요!”, “5시간이요!”이라고 천진난만한 답을 들려주었다. 덕분에 조용하던 좌중에 웃음이 번졌다.

 

“3년~5년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책도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1년 이상 걸리는 것 같습니다. 『간질간질』 은 2년에 걸쳐 작업이 이루어졌어요. 이야기의 씨앗은 6년 전에 나왔는데 작업을 못하고 있다가 나중에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완성해 그림책을 만들었어요. 그림책은 얇고, 그림이 그려져 있고 글이 짧아서 금방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짧은 책일수록 만드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립니다. 이야기를 다듬고, 정해진 페이지 안에서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내용을 삭제하고 그림을 수정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서현 작가는 오랜 시간 고민하며 구상했던 스케치와 메모들을 보여주었다. 책으로 탄생한 그림책과 달리 만화 컷처럼 작고 간단한 그림들이 스크린을 가득 메웠다. 서현 작가는 이를 ‘손톱스케치’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인 그림책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페이지별로 손톱만하게 그림을 그려두는 밑작업인 것이다. 손톱스케치를 그림으로써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살려야 할 부분과 삭제해야 할 부분이 명확해진다.

 

“보시다시피 처음에는 결말이 달랐어요. 지금은 청소기로 머리카락을 빨아들이며 끝이 나지만, 이때는 바람이 불어서 머리카락이 다시 머리에 쏙쏙 박히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웃음) 그런데 조금 억지스럽기도 하고, 뽑혔던 머리카락이 다시 머리로 들어가면 너무 아플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손톱스케치 과정을 4~5번 거치고 난 뒤에야 지금의 스토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간질간질』 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세상과 주인공이 흥을 나눈다’는 의미였어요. 그래서 수정을 거듭할 때마다 처음의 의도를 잊지 않으려고 꼼꼼히 메모를 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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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 사진도 공개했다. 작은 원룸의 긴 원목 책상 위에서 그녀의 다양한 그림책이 탄생했다. 서현 작가는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고, 생각하는 자신의 소중한 공간을 사진과 함께 하나하나 소개해주었다. 이외에도 주인공 캐릭터의 변천 과정, 표지 작업물 등을 공개하며 『간질간질』 에 얽힌 작업 과정을 상세히 들려주었다. 이후 부채 만들기 작업이 시작되기 전, 참가 학부모와 어린이들은 그녀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아래는 서현 작가와의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평소 아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작품을 많이 그리는데,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는지?


아이디어를 얻는 특별한 요령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편이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길을 걷다가 불현듯 무언가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아마 사람들은 모두 순간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흘려보낼 때도 있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더 큰 생각이 될 때도 있는데 나의 경우는 후자에 해당하는 생각이 그림책으로 풀어져 나오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책을 쓰고 싶나?


데뷔작인 『눈물바다』 를 그릴 때는 고민이 참 많았다. 그림책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어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는데, 그림책 제작을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본인의 어릴 적 경험으로 이야기를 만들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렇게 탄생한 『눈물바다』 는 눈물이 많았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해주는 유쾌한 농담이었다. 힘들었던 일을 눈물로 쏟아버리는 주인공을 통해 눈물이 꼭 부정적인 감정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자연스레 유쾌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만들게 되는 것 같다. 다음은 어떤 책이 탄생할지 아직 모르겠지만, 어쨌든 표현하는 방식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즐거운 내용이 될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꿈이 작가였나?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대학에서는 서양화를 전공했다. 만화로 한글을 익혔을 정도로 만화를 좋아해서, 어린 시절의 꿈은 만화가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그림이었기에 꼭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싶었고, 덕분에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직업을 경험했다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울 때도 있지만, 그림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되어서 기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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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간질 나만의 부채 만들기


드디어 어린이 친구들이 기다리던 부채 만들기가 시작되었다. 서현 작가는 『간질간질』  캐릭터를 그려 넣어 만든 부채를 보여주며 자신이 원하는 그림으로 자유롭게 부채를 만들 것을 요청했다. 참가자들의 책상 위에는 민무늬의 부채와 물감, 붓이 주어졌다. 이날 워크숍에 참가한 15여 명의 가족들은 캐릭터, 과일, 산, 꽃 등 각자의 취향대로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마주 앉아 얼굴을 마주보고 그리는 그림이었지만, 모두의 부채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완성됐다.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부채를 들고 단체사진을 찍으며 이날의 워크숍을 마무리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부채에 그림을 그린 토요일 오후는 그 어떤 날보다 평화로웠다.


 

 

간질간질 리커버서현 저 | 사계절
머리카락 한 올로 출발한 상상력이 감각적인 캐릭터, 들썩거리는 몸짓과 소리, 군무 연출로 이어지며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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