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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헌학자 배철현 “수련, 결국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과정”

고전문헌학자 배철현 서울대 교수가 『심연』에 이어 내놓은 신작,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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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은 머리로 쓴 것이 아니라 제 가슴과 다리로 쓴 책입니다. 제가 수련하는 과정을 적은 것이거든요. 그래서 여기 있는 것이 다 제 얘기예요, 여기 버려야 할 것이 다 제 얘기입니다. (2018. 05.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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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려운 이야기다. 그런데 듣고 보면 또 쉬운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복잡하고 어렵다. ‘수련’에 관한 이야기다. 전작  『심연』 에서 고독을 통해 나를 외부와 단절시키라는 메시지를 던지던 배철현 교수가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수련』 을 들고 와서 나를 찾아나서라고 말한다. 나를 찾는 것이야 안 하겠다고 할 이유가 없지만, 그 방법이 이상하다. 그 전에 난데 없이 가진 것을 버리라는 것이다.

 

버리기는커녕 주워 담아도 부족한 시대. 아무리 공부를 하고 또 습득을 해도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벅찬 시대. 하나라도 더 차지해야 중간이라도 갈까 말까 한 이 시대에 버리라니. 그나마 가진 것도 거의 없는 우리에게 있는 것도 버리라니. 정말 어리둥절해진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단순해지기까지 하라고? 점점 더 복잡해지는 이 시대에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닦아 내 능력을 한 단계 올리기도 바쁜 와중에 버리고, 단순해 지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일까?

 

하지만 조금씩 알 것도 같다. 배철현 교수가 이야기한 것들을 다시 한번 나의 생활에 비춰 되짚어 보면 말이다. ‘나는 하루의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얼마나 쓰고 있는가.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지금 나는 나의 행복을 위해 정말 해야 될 것을 하고 있나, 아니면 그냥 하던 대로 하던 것만 생각 없이 하고 있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하나 둘 내 생활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군더더기 같은 것이 보인다. 익숙해서 몰랐던 삶의 찌꺼기도 보인다. 그리고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좋다고 해서 하고 있던 일들도 보인다.

 

아직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도 모르게 ‘수련’의 세계로 입문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여러분은 어떤가. 배철현 교수와 함께 자신만의  『수련』 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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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

 

이 질문부터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전작  『심연』 이라는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었는데요, 이번 책  『수련』 은 『심연』과 어떤 관계에 있다고 봐야할까요?

 

저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개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있는 그대로의 개인이 아니라 숙고하는 개인, 더 나은 자신을 연습하고 훈련하는 개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숙고하지 않는 한 자유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인이 어떻게 더 나은 자신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네 가지를 생각하게 된 것이죠. 그 첫번째가 ‘심연’이라는 것인데 자기 자신을 깊게 알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을 오롯이 볼 수 있는 고독이라는 시간, 즉 자신을 외부로부터 독립시키는 시간과 장소를 ‘심연’이라는 상징어로 사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혼자 있으면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바로 수련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태권도를 한다고 생각하면 노란띠에서 빨간띠 정도가 수련이라고 할 수 있죠. 그 다음 세번째 단계가 누에고치가 나비가 되기 전 상태인 ‘정적’에 해당되고, 마지막으로 나비가 되는 네 번째 단계가 ‘승화’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수련’은 한 개인이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한 전체 4단계에서 두 번째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수련’이라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을 고찰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거네요.

 

그래서 수련은 주로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들, 즉 흉내라든지, 욕심이라든지, 식탐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수련’은 뭘 하는게 아니라 뭘 안 하는 거예요.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내가 뭔가 부족한 것은 많아도 뭔가를 버릴 것이 있나하는 생각이 드는 시대입니다. 버린 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까요?

 

자신을 삶을 가만히 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있어요. 제가 예를 들어서 엄청나게 많은 돈을 갖는다든지, 권력을 갖는다든지 하는 것은 필요 없는 것이거든요. 그 대신 저는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죠. 제가 정치가가 된다거나 배우가 된다거나 하지 않겠죠. 왜냐하면 저하고 맞지 않으니까요. 대신 저에게 맡겨진 인생의 배역이 따로 있다고 봐요. 그런데 자기가 맡은 배역을 알기 전에 주위 사람들이 너 이것도 필요한 것 같아, 이것도 해야 돼, 하는 일이 많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해야 될 한 가지를 찾기 위해서 굳이 안 해도 되는 것들을 솎아 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버린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버린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찾는 과정

 

자신의 배역과 내가 해야 될 일을 찾는 다는 말은 책에 소개되어 있는 로마 제국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말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호라티우스는 시간을 ‘남을 부러워하던 세월과 지금 이 순간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을 통해서 우리는 어떤 것을 얻으면 좋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을 흘려 보내요. 우주 안에서 모든 것을 삼켜 버리는 것이 시간이거든요. 시간 앞에서는 모든 것들이 사라져 버립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판단해주는 마지막 판단자이자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괴물이에요. 그래서 이 시간을 포착해야 되는데요, 그런데 내 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온전한 내가 돼야 하는데 내가 내 시간을 포착하지 않으면 보통은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게임의 룰에 의해서, 남들이 만들어 놓은 법칙에 의해서 움직일 수 밖에 없어요. 호라티우스가 말한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는 세월이란 이런 의미고, 지금 이 순간은 뭐냐하면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강제적으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시간은 지금 밖에 없습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될 어떤 것입니다. 내가 될 어떤 것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고 그것을 수련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미래를 위해서 지금은 힘들어도 조금은 참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신가요?


질문에 ‘좋은 미래’라는 단어를 사용했잖아요. 좋은 것이 무엇이냐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그 좋은 것이 좋은 차 타고, 좋은 집에 살고, 떵떵거리고 사는 것이 좋다고 하면 그래도 상관 없지만, 자신에게 좋은 것이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 그 한 가지라면 다르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려면 자신의 생각을 깊이 보고, 내 환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좋은 것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혹은 자신에게 좋은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좋은 미래는 사회나 부모나 친구들이 말하는 좋은 미래를 좋다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좋은 것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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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나의 삶에 관한 이야기

 

선생님은 학창 시절에 어떤 미래를 꿈꾸셨나요?


저는 정신없었어요. 방탕하고 남 부러워하고 허송 세월한 시간이 50년이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제가 100살까지 살 건데 남은 50년은 그렇게 안 살겠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겠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그렇다면 책에 있는 내용은 어떤 점에서 선생님 자신의 이야기가 되겠네요?


제 얘기예요. 제가 수련하면서 느낀 점을 적은 거예요.

 

워낙 많은 언어를 공부하시고, 전공하신 것으로 유명해서 원래 언어에 대한 의지나 목표가 있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배철현 교수는 샘족어, 아랍어, 인도어, 고대 히브리어 뿐만 아니라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나 쐐기문자 등 다양한 고대 언어를 연구한 고전문헌학자로도 유명하다.)


언어를 공부한 것은 제가 좋아서 한 것이지 교수가 되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에요. 제가 전공한 언어는 그에 대한 과도 없고, 전공한 사람도 없고, 그저 좋아서 한 거예요. 그건 당시 미국에서 공부할 때 제 지도 교수를 잘 만나서 공부를 하게 됐어요. 그렇게 좋아하는 공부를 하다가 운 좋게 교수가 된 것이고요. 그러다가 50세쯤 돼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내가 내 삶을 내가 결정해서 내가 나가겠다고 나 스스로 선언을 했어요. 그래서 1년 동안은 제주도 가서 살았었고요. 지금은 경기도 가평 설악면에 집을 짓고 살고 있죠.

 

지금 그곳에 생활은 어떠신가요?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거기서 생활하면서 자연도 보고, 개도 키우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 자신에 몰입하는 삶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보면 가평에서의 삶이 선생님께서 말씀 하신 4단계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겠네요.


가평에 안 갔으면  『심연』 이라는 책은 못 썼을 것이고, 이번  『수련』 도 아마 못 썼을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찾기 위해 나머지를 버리는 과정

 

단순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책에서 인생이란 단순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라고 쓰셨어요. 그런데 이 말이 참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 단순함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최고의 체조 선수 코마네치의 움직임을 보면 단순해요. 양학선 선수나 김연아 선수의 움직임도 단순합니다. 그러나 그 단순함에 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연습을 했겠어요. 그래서 이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련을 통하지 않고서는 단순함이 나올 수 없어요. 따라서 단순함이란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한 가지를 찾기 위해서 나의 시간을 단순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내가 만나는 사람도 단순하게 만들어야 됩니다.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해서요. 그러면서 이 단순함이 내가 해야 될 한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다 줍니다.


선생님께서 아까 말씀하신 버리는 것과도 관계가 있겠네요.


똑같습니다. (웃음)

 

단순함이란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을 버려 나가는 과정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에겐 나 자신에게만 집중할 만한 여력이 없습니다. 스마트폰과 SNS 없는 삶을 생각할 수 없고, 그 만큼 다른 사람이 사는 모습에 관심이 많습니다. 또한 나 역시 다른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하죠. 『수련』 에는 이렇게 나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눈을 돌리고 그것이 ‘시기’가 된다고 했습니다. 나에게 집중하고 나 자신을 객관적이고 지속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다른 사람이 나에게 관심이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건 내가 나에게 관심있을 때 다른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거에요. 내가 나를 존경할 때 다른 사람이 나를 존경합니다. 자기를 가장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 남을 사랑할 수 있어요.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그래서 서울대에서 요가수트라 수업을 할 때 체육복 입고 눈감고 앉아 있으라고 해요. 그러니까 학생들이 좀이 쑤시는 거죠. 그리고 제 수업에는 핸드폰 가지고 들어오면 F에요. 그 시간에 자신에게 집중해야 되기 때문이죠. 그런 것을 하지 않고는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부러움의 대상이 있다면 관심을 가질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부러움의 대상이 지금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내가 될 자기 자신이 유일한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내가 될 미래의 내가 부러움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죠. 그래서 그걸 가지고 매일매일 수련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련을 실천하려고 하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선생님만의 현실적인 수련 방법이 있다면 살짝 알려 주세요.


저는 제가 가서 꼭 필요하지 않은 모임은 절대로 안 갑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씩 앉아있는데, 항상 다짐을 하고 기도하는 내용은 이거예요. 오늘 내가 하지 말아야 될 것이 무엇인가.

 

네, 책에서 봤습니다.

 

그걸 한 6년 동안 하니까 할 게 없더라고요. 내가 하지 말아야 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충동적으로 습관에 의해서 하는 행동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을 안 하면 됩니다. 쓸데 없이 핸드폰을 보고 서핑을 한다든지, 쓸데 없이 이상한 과자를 먹고 있다든지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사실은 이 과정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생각하는 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에요. 내가 무엇을 생각하면 생각한 것이 행동이 되고, 그것이 반복이 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되면 운명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내 생각을 장악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말과 생각과 행동을 내가 생각한대로 하자는 것이죠.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부분이 생각들이 어제까지 하던거 그냥 하는 거에요. 그게 습관이라는 거죠. 대부분 사람들의 일과를 보면 90%가 습관적으로 하던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 세달 정도 어느 기간만 습관적으로 하는 것들을 적어 보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체크 하는 거에요. 그리고 저녁에 내가 실천했는가 보고, 그러다가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는게 뭐냐 그걸 한 번 뽑아보라는 거죠.

 

우리가 학교를 다닐 때도 그렇고, 직장에 다닐 때도 그렇고 무엇을 할 것이냐를 쓰는 일에는 익숙해도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이냐를 적어나가는 것에는 낯설어서 그런지 그 말씀이 독특하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제가 책에서 말한 ‘창조’란 말이 그런 뜻입니다. 사실 창조는 쓸데 없는 것을 안 하는 것입니다.

 

창조라는 것은 보통 없는 것을 뭔가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시니까 혼란스럽습니다.


없는 것을 어떻게 만들어냅니까? 있는 것에서 쓸데 없는 것을 덜어내는 것이죠. 없는 것을 만들어낸다는 거짓말이 어디 있습니까, 세상에.

 

선생님과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질문을 많이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웃음)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빼고 다 버리는 것 하나로 다 끝났어요? 하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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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내가 함께 수련하며 삶을 변화 시키는 책

 

선생님은 수많은 언어를 공부하시면서 재미있다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지금은 세상에 존재하고 있지도 않은 언어들을 공부하시면서 어떻게 어려운 게 아니라 재미있을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아무도 모르니까 제가 속여도 모른다는 것이죠. (웃음) 인간은 언어 이상의 것을 생각할 수 없으니까 각각 문화가 다르다는 것은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고 생각한 거에요. 영어에서는 어떻게 표현했고, 이집트 사람들은 어떻게 표현했고, 메소포타미아나 그리스 사람들은 어떻게 표현했을까. 이 사람들 사이에 공통점은 있을까. 이런 것에 관심이 있어서 맨 처음에는 종교 경전을 공부했어요. 종교 경전은 단어 하나가 역사에요. 수 만년의 역사가 들어있어요. 그래서 그 의미를 고고학적으로 캐보면 문장이나 그 경전이나 고전에서 의미하는 것을 살짝살짝 보여줘요. 그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거죠.

 

혹시 그런 오래된 언어를 공부하시다가 당시 사람들에 대한 놀라운 발견을 했다거나 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히브리어에 ‘말’이라는 단어가 있어요. 이 단어가 어떤 때는 ‘word’라는 뜻도 되고 어떤 때는 ‘사건’이라는 뜻도 돼요. 그래서 이게 왜 이럴까 생각했는데, 문제는 영어나 한국어처럼 지금 우리가 쓰는 언어가 문제지 옛날 히브리 사람들은 말을 하면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 거에요. 말에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거짓’이라고 했어요. 하지 않을 거라면 말하지 말아야 하는 거죠.

 

그러면 결국 거짓말이라는 것이 탄생하면서 말과 행동이 분리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이런 재미로 언어를 공부하셨나 보네요. (웃음) 그런데 선생님도 삶에 집중하는 것 외에 다른 것에 눈을 돌릴 때가 있으신가요?


아침을 시작할 때 1시간 정도 앉아 있고, 그리고 뛰어요. 한 3킬로미터에서 4킬로미터를 뛰죠. 진돗개를 키우고 있는데 개와 함께 뛰죠.

 

선생님은 하루 종일 일에 집중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운동은 할 시간이 없을 줄 알았는데, 운동을 많이 하시네요?


운동 많이 해요. 요가도 하고, 필라테스도 하고. 모든 것을 다 집중하기 위해서 하는 거죠. 육체적으로 운동을 해야지만 몰입할 수가 있어요. 미국에 있는 제 지도 교수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어요. “미스터 배, 운동을 하고 시간 나면 공부하세요.” 제가 딱 그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운동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어요. 운동도 수련이죠.

 

그러면 조금 짓궂은 질문을 하나 드려보겠습니다. 책에 보면 식탐이야기를 하시면서 탐닉과 쾌락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선생님을 자극하는 탐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있어요. 좋은 책을 보면 막 사려고 해요. 특히 외국 서적을 막 사요. 절제해야 되는데 안 돼요. 예스 24에도 제 이름으로 들어가 보면 외국 서적을 대한민국에서 제일 많이 샀을 거에요, 아마.

 

제가 원하던 탐닉에 관한 답변은 선생님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 하는 것이길 바랐는데, 당황스럽습니다. (웃음)

 

하하하. 영화도 좋아합니다. (웃음)

 

그렇다면 다른 개인적인 질문 하나를 더 드려보겠습니다. 선생님의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는 의견이 있는데요, 패션이나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패션에 관심이 당연히 있어야죠. 패션은 자기 몸을 가꾸는 것이고 자기 몸이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패션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갖고 있어야 되는 것이고 그것을 안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죠.

 

그러면 헤어스타일도 선생님이 원하는 스타일로 하신 거네요?


저에게 맞는 헤어스타일을 해 주는 곳을 찾아서 거기만 가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저한테 맞는 것을 찾은 것이죠.

 

결국 헤어스타일마저도 선생님이 말씀하신 ‘수련’과 맥락이 닿아있네요.


그렇죠. 하하하.

 

선생님이 아직도 버리지 못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책에 대한 욕심을 아직 버리지 못했어요.

 

혹시 책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선생님만의 비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보세요. 여러 번 읽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읽었다고 그 책을 다 아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여러 번 읽으면 한 번 읽었을 때하고는 또 다른 의미를 선물로 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수련』 을 읽는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 주신다면요.


『수련』 은 머리로 쓴 것이 아니라 제 가슴과 다리로 쓴 책입니다. 제가 수련하는 과정을 적은 것이거든요. 그래서 여기 있는 것이 다 제 얘기예요, 여기 버려야 할 것이 다 제 얘기입니다. 즉 저의 고백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단순히 읽지만 말고 아침에 한 10분 정도 앉아있고, 한 바퀴씩 뛰면서 운동을 하면 이 책이 더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저와 같이 수련해 가는 책이고 독자들의 삶도 같이 변화하기를 기대합니다.


 

 

수련배철현 저 | 21세기북스
하루 10분, 자기 자신을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자신이 열망하는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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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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