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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술 특집] 김교석 “아무튼, 계속한다”

<월간 채널예스> 1월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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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이전에 가능한 한 자기를 쳐다봐야 할 것 같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거죠. 그걸 체화하기 위해 혼자 밥을 먹어보는 게 좋은 연습이 될 순 있을 것 같아요. (2018. 0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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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매일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남자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평화와 안식을 얻는다. ‘벤치워머스’의 편집자이자 칼럼니스트인 김교석이 들려주는 나만의 항상성 유지 기술.

 

『아무튼, 계속』을 펴냈어요. 매일 반복되는 자기만의 일상 루틴을 소개하고 있는데, 아침에 눈을 뜨고 꼭 하는 일들은 뭔가요?

 

우선 7시 20분이면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바로 베개와 이불을 정리해요. 자고 일어난 흔적이 없도록 침대의 스프레드를 판판하게 펴놓고요. 그다음 샤워를 하는데 샤워가 끝나면 수전을 정리하고 머리카락을 줍거나 거울 및 수건걸이의 물기를 제거하는 사소한 행동들을 해요. 키우는 식물들을 위해 가습기의 습도를 65%에 맞춰놓고, 식탁 위에 새 물컵을 꺼내놓는 걸로 아침 일은 끝나요.


살림의 콘셉트가 체크인한 호텔방 같은 느낌이라고 했는데, 꼭 그러네요. 그렇다면 퇴근 후에는 어떤가요?

 

아침의 루틴들은 생활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호텔방과 같은 느낌을 위해서죠. 일종의 청량함을 위한 저만의 공간 심리라 소개할 만한 것도 못되지만, 퇴근을 한 뒤에는 우선 한 20분간은 무조건 집안일을 해요. 수요일은 바닥 청소, 목요일과 금요일은 먼지 털기 뭐 그런 기본적인 것들이죠. 청결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몰아서 할 청소를 나눠서 하는 정도예요.


청소를 한 후에도 정해진 매뉴얼들이 있나요?

 

물론 있어요. 보통 퇴근 전에 집에서 할 일들을 적어놓는데, 그때부턴 ‘어서 가서 이것들을 해야지’ 하는 급한 마음이 돼요. 하나씩 하나씩 해나가는 기쁨이 있거든요. 집안일을 하고 나선 2~3시간 정도 TV 시청을 해요. 요일별로 정해놓은 프로그램과 미드를 챙겨보죠. 대중문화에 대한 칼럼을 쓰기 때문이기도 한데 보는 것도 좋아해요. 대신 원고 마감이 있는 날은 TV 시청을 빼고 그 시간에 원고를 쓰죠.

 


이런 일상을 유지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아무튼, 계속』을 의뢰 받기 전까진 내가 어떻게 살고 있다는 자각도 없을 정도였죠. 사실 출판사에서도 처음엔 취미 같은 다른 아이템으로 제안을 주셨어요. 드라마나 미드 같은 걸로요. 근데 제가 그런 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마구 파고드는 덕후는 아니거든요. 사실 난 이렇게 살고 있어서 하기 힘들겠다고 했더니, 그러면 그 일상 이야기를 해보자고 하더군요.


출근 이후를 제외하곤 타인과의 접촉이 굉장히 최소화된 일상인데요.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원칙들이 있나요?

 

웬만하면 약속을 잘 잡지 않아요. 꼭 만나야 하는 일이라면 간단히 차 약속만 잡는 편이죠. 술자리에도 거의 가지 않고요. 그렇게 해야 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루틴을 이어갈 수 있거든요. 제 경우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회포를 풀거나 외로움을 해소하거나 하는 일이 오히려 더 피곤하게 느껴져요. 집에 가서 해야 할 일이 더 늘어나니까요.


루틴을 반복하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평온한 일상이 아닐까 싶어요.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되고요. 저한텐 반복되는 루틴들이 일종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할 일을 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고민할 여유가 없어요.


그렇다면 그런 평온함을 위해서 일상을 세팅하는 걸까요?

 

꼭 그런 이유는 아니고요. 하다 보니 안 하면 불편해지는 것 같아요. 어떤 계기나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 했던 거, 좋아하던 것을 챙기고 꾸준히 좋아하다 보니까 생겨난 법칙들이거든요.


2018년에 새로 끌어오고 싶은 루틴이 있나요?

 

다른 건 없고 제 하루하루가 지금처럼 유지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이게 말이 좋아서 루틴이지 나이가 더 들고 결혼을 하거나 부모님을 챙기거나 해야 할 책임들이 늘어나면 하기 힘든 것들이잖아요. 혼자 사는 일에 알맞은 것들이죠. 저는 지금껏 그런 책임들을 어느 정도 유예하면서 살았는데, 조금 더 유예될 수 있으면 좋겠다 뭐 그런 생각을 해요.


‘계속’하는 자신만의 일상을 통해 결국 닿고 싶은 지점이 있나요?

 

일본 영화를 보면 오래된 동네,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식당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그렇게 변하지 않고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아무튼 계속’하는 일상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기술을 알려준다면요?

 

기술 이전에 가능한 한 자기를 쳐다봐야 할 것 같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거죠. 그걸 체화하기 위해 혼자 밥을 먹어보는 게 좋은 연습이 될 순 있을 것 같아요. 스마트폰 같은 연결 고리 없이 온전히 밥먹는 일에 집중하는 거죠. 또 하루를 기록해보는 것도 좋아요. 가계부를 쓰듯 이 내가 어떻게 살고 있나, 내 하루는 어떤 식으로 쓰이고 있는지 정리를 하다보면 일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이 되게 많을 거예요.


 

 

아무튼, 계속김교석 저 | 위고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얼리어답터가 아니면 뒤처질 것 같은 느낌에 괜히 마음이 급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 속에서 계속되는 무언가를 하나씩은 붙들고 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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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기낙경

프리랜스 에디터. 결혼과 함께 귀농 했다가 다시 서울로 상경해 빡세게 적응 중이다. 지은 책으로 <서른, 우리가 앉았던 의자들>, <시골은 좀 다를 것 같죠>가 있다.

아무튼, 계속

<김교석> 저8,91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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