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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자본주의로부터 사회를 보호할 필요

『혁명의 러시아 1891~1991』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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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담론과 진지한 설득이 낡아 보이는 세상에서 굳이 낡음을 자처한다. 작고 기발한 것들이 큰 세계를 염두에 둘 때, 비로소 책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2018. 0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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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공산당 선언 170주년이다. 사회주의가 태동했던 순간을 되돌아 볼 만하다. 68혁명도 50주년을 맞는다. “모든 권위에 저항하라”는 슬로건은 자본주의 국가만이 아니라 전 세계 사회주의 운동과 그 중추로서의 소련까지 겨냥했다. 2018년은 사회주의가 전면적 쇄신을 요구 받은 장면까지 복기할 만한 때다.

 

소련 붕괴 이후 명백히 드러난 것은 자본주의의 우월성이라기 보다는 자본주의의 결함이다. 대다수의 나라에서 양극화가 심해졌고, 나라들 사이의 양극화도 심해졌다. 주변부에서는 테러 세력이 성장하고, 중심부에서는 실업자와 비정규직이 늘고 복지제도가 흔들렸다. ‘중산층의 환상’은 깨지고 사다리는 걷어차였다. 결과적으로 사회주의의 실패는 뼈아팠다. 견제 받지 않는 자본주의가 사회를 마음대로 주물렀다. 사회주의의 역할과 가능성을 재평가 해 볼 필요가 생겼다.

 

사회주의라는 맞수가 사라진 후, 사람들의 분노를 흡수한 것은 배타적이고 호전적인 세력들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아랍에서 세를 불렸고, 유럽에서는 극우정당들이 급성장했다. 일본은 ‘다시 위대한 일본’을 외치는 중이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세계와 충돌하는 트럼프는 이런 흐름의 정점이다. 자본주의가 낳은 문제들이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국적과 민족과 종교와 인종이 다른 사람들을 향한다. 자본주의가 대공황에 빠지자 ‘위대한 민족’을 외치며 지지를 얻었던, 그리고 전쟁의 길로 나아갔던 나치즘/파시즘의 역사가 되풀이 되는 것만 같다. 전쟁을 막기 위해 구상된 유럽연합이 흔들리고, 한반도에 전운이 감도는 것이 그저 우연일까.

 

사회주의의 몰락과 위험한 세력들의 성장. 되돌아 보면 1968년 8월은 흥미로운 분기점처럼 보인다. 소련이 프라하를 침공하고, 프랑스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던 해다. 프라하 침공은 68혁명이 몰고 온 바람에 대한 소련의 응답으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내걸고 개혁을 시도한 체코 공산당을 진압했다. 개혁의 바람이 소비에트 체제에 스며들지 못하게 차단한 것이다. 한편 68혁명의 자장 속에서 태어난 한 아이는 정치인이 되어 작년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투표에 올랐다. 유럽의 가장 주목받는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대표 마린 르 펜이다. 혁신을 거부한 사회주의가 대안으로서의 위치를 서서히 잃어간 과정과 유럽의 극우정당이 대안세력으로 지지를 얻는 과정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세상이 이렇게 흘러가니 다시 ‘사회주의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회주의라는 말이 내포한 의미는 “자본주의로부터 사회를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여러 나라에서 큰 지지를 얻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자본주의는 인류의 생산성 증대에 가속 페달을 밟았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삶을 빠른 속도로 무너뜨렸다. 사회주의를 낳고 강성하게 키운 것은 자본주의가 만든 문제들이었다. 자본주의로부터 사회, 즉 대다수의 삶을 보호해야 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사회를, 삶을 보호하는 것이다. 거기에 사회주의는 힘없는 사람들이 민족이나 인종, 종교를 넘어 협력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에게 더 없이 소중한 가치들을 이미 품고 있다. 동시에 사회주의는 우리가 단절해야 할 것도 품고 있다. “자본주의로부터 사회를 보호한다”, “힘없는 사람들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지키면서도 앞선 사회주의 체제의 오류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원칙들로 출발하고 새롭게 상상된 사회주의는 지금 우리에게 시의적절 할 수 있다.

 

『혁명의 러시아 1891~1991』은 단지 1917년의 혁명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100년의 지평 속에서사회주의 운동의 가장 거대했던 실험을 조망한다. 러시아 혁명과 소련에 대해 연대기 순으로 이해하는 데 좋을 뿐만 아니라 체제를 전복한 후 하나의 체제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들과 그 오류에 미친 영향들을 점검하는 다양한 포인트도 제시한다. 우리가 사회주의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전의 오류들과 단절하며, 새로운 사회주의를 상상하는 출발점에서 만나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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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출신 한국사학자 박노자 교수의 러시아 혁명 강의. 혁명의 긍정성과 문제성을 동시에 조망하고, 이 혁명이 그토록 많은 지역으로 여파를 미친 이유를 살핀다.

 

 

 

 

 

 

포퓰리즘의 세계화
존 주디스 지음 | 메디치미디어

자본주의가 낳고 오랫동안 방치한 문제들이 세계의 정치지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핀다.

 

 

 

 

 

 

 


사회주의 재발명
악셀 호네트 지음 | 사월의책

자본주의가 낳은 문제와 구사회주의의 오류 속에서 지금 우리에게 어떤 모습의 사회주의가 필요한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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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금주(서점 직원)

chyes@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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