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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라랜드가 담긴 곡

‘라라랜드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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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이 시작되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사뿐사뿐 걸어 들어오는 신부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별빛 위를 걷듯, 음악의 선율 위를 걷는 것 같았다. (2017.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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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입장!”


한참을 망설였다. 어떤 이야기로 이 글을 시작할지를.

 

지금까지는 나만 알고 싶은 곡, 나만 듣고 싶은 곡을 위주로 소개했었다면, 이번 앨범은 이미 너무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좋다고 강조하지 않아도 영화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 시상식을 휩쓸고,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라라랜드>의 삽입곡. 특히 라라랜드 콘서트 투어의 첫 출발을 한국에서 시작할 정도로 한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던 영화 음악을 다시 한번 소개하는 것이 사족은 아닐까 우려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의 7번 트랙에 있는 「Planetarium」(Justin Hurwitz) 은 이제 내 인생에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특별한 곡이 되었기에, 그때 그 순간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글을 써내려가본다.

 

우선 「Planetarium」은 주인공인 라이언 고슬링(세바스찬 역)이 연주하는 피아노 곡이 아닌, 영화 전반에 걸쳐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오케스트라 버전의 연주곡이다. 특히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무심코 찾아간 천문대에서 춤을 추며 별과 함께 떠오르던, 보는 사람의 마음마저 행복에 부풀어 붕 뜨게 만들었던 바로 장면에서 사용되었던 곡. 악기들이 대화하듯 조곤조곤하게 흐르던 음악이, 금세 넘실대는 파도처럼 극적으로 바뀌던 순간, 두 주인공은 은하수 사이로 떠오른다. 아마 그와 동시에 관객들의 상상력도 극에 달했으리라. 한 마디 대사도 없이 단지 음악으로 관객을 들었다 놨다 했던 명장면이었다. 사실 라라랜드가 개봉하기 전,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했던 터라 타이틀 곡인 「Mia & Sebastian’s Theme」(3번 트랙)과 「City of Stars」(6번 트랙)를 연주할 기회가 자주 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는「Planetarium」의 낭만적인 선율에 더욱 빠져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얼마 전,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벅찼던 순간에, 「Planetarium」이 울려 퍼졌다. 영화 속 동화 같은 장면에 더해져, 보는 이들마저 저마다의 꿈을 상상하며 미소 짓게 만들었던 그 곡. 결혼식의 신부 입장 곡으로 「Planetarium」을 선곡했다. 꿈꿔왔던 행복을 오롯이 담아낸 음악, 평생의 반려자가 내게 다가오는 그 순간의 벅참을, 떨림을, 설렘을, 그리고 행복을 배가하기에 이만한 곡이 없다고 생각했다. (여담이지만, 이제 아내가 된 신부와 신부 아버지는 왈츠풍의 춤곡인 이 음악에 도대체 어떤 박자로 걸어 들어와야 할지 한참 고민했다고 한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곡이 시작되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사뿐사뿐 걸어 들어오는 신부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별빛 위를 걷듯, 음악의 선율 위를 걷는 것 같았다. 많은 지인으로부터 다른 무엇보다도 음악이 인상적인 결혼식이었다는 연락을 받고, 내심 뿌듯했다. (사실 라라랜드의 「Planatarium」이외에도 신랑 입장 곡으로는 영화 <슈퍼맨>의 OST를, 마지막 퇴장 음악으로는 영화 <쥬라기 공원>의 OST를 선곡했었다.)

 

영화 라라랜드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가? 누군가는 옛 연인을, 누군가는 잊고 있던 꿈과 열정을 소환했을 것이다. 혹은 그저 아름다운 분위기와, 라이언 고슬링의 낭만적인 재즈 음악에 한껏 취해 영화를 즐기기도 했을 것이다. 라라랜드는 사전적으로 비현실적인 꿈의 세계를 뜻한다고 한다. 감독의 의도가 어찌 됐든, 영화를 보고 나오는 저마다의 마음속에 간직한 라라랜드는 모두 달랐을 것이다. 나의 라라랜드는 「Planetarium」에 담겨있다. 모든 것을 잊고 오직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춤을 추는 장면, 그것이 내게는 라라랜드였고 그 장면을 환상적으로 표현해준 음악이 참 좋았다.

 

「Planetarium」과 함께 나의 라라랜드가 현실이 되었던 그 날,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 곡을 들을 때면 그때 그 순간의 공기마저 생생하게 떠오를 것 같다. 라라랜드가 돌풍을 일으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이번 겨울, 음반으로 다시 당신의 라라랜드를 소환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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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한(피아니스트, 작곡가)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 美버클리음악대학 영화음악작곡학 학사. 상명대학교 대학원 뉴미디어음악학 박사. 現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학과 전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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