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즐기는 자에게 축복을!

<음악저널> 11월호 음악IN생각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전성시대를 맞아 (2017.11.08)

 

음악인생각1.jpg

 

바야흐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전성시대다. 악기를 처음 접하는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동호회부터 100명이 넘는 단원들이 모여 대규모의 후기 낭만 관현악곡을 연주하는 건실한 단체들까지 수많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꾸준히 생겨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학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역시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 수두룩하며, 예술의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등 프로들에게도 정상급으로 여겨지는 공연장에서 각자의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오래 전부터 아마추어는 프로와 공존해 왔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부흥은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보다도 매우 늦은 편이다. 독일에는 고정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시민 오케스트라가 다수 존재하며, 일본 최고의 교육기관 중 하나인 와세다 대학의 비전공 학생 오케스트라는 무려 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떠날 정도다. 난이도가 높은 곡을 소화하고 해외에서 연주 기회를 갖는 등 수준 높은 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의 일류 프로 오케스트라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레슨이나 파트연습 지도와 같은 혜택을 통해 연주단체로서의 기본기를 다져나간다.


우리나라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는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지금도 교향곡 등 대곡을 정식으로 연주하며 수준급 프로그램으로 연주회를 꾸리는 단체는 주로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부터 클래식 음악에 대해 교육을 시키는 것이 대중화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데다가, 음악과 악기 연주를 평생의 취미로 가지고 살아가더라도 현실 상 직장 내 오케스트라가 없는 경우 활발한 연주 활동은 꿈만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는 크게 대학 소속 동아리와 독립 단체 그리고 회사나 교회에 소속된 단체로 구분해볼 수 있다. 이중 20~30대 청년들이 주로 활동하는 곳은 대학 소속 동아리와 독립 단체다. 1928년 창단되어 국내 최초의 오케스트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성제대 교향악단’이 1956년 ‘서울의대 교향악단’으로 개명하고 본격적인 서울대 의대 소속 오케스트라로 활동한 이래로, 1970년대 이후 수많은 대학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각 대학교의 의과대학을 필두로 생겨났다. 고려대, 경희대, 중앙대, 인하대, 서울여대, 연세대 등 다수의 대형 종합대학에 중앙 동아리 형태의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졌다. 1990년대에 들어서 조금 늦게 출발한 서울대와 이화여대 그리고 KAIST 오케스트라도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며 정상급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의 자리에 오른 지 오래다.


근 10여 년 사이에는 여러 대학의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한데 모여 더 높은 완성도와 풍성한 레퍼토리를 추구하는 독립적인 연합 오케스트라가 인기를 얻고 있다. 2005년 서울의 대학들이 연합으로 결성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인 유니온 필하모닉이 창단되어 여러 해 동안 활발한 연주를 보여주었다. 또한 2010년에는 전국 대학생을 상대로 ‘한국 대학생 연합 오케스트라(Korea United College Orchestra, 이하 쿠코)’가 창단과 함께 금난새 지휘자를 음악감독으로 초빙하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쿠코 이후로도 서울 지역 대학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들의 연합체인 ‘AOU’,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까지 단원의 스펙트럼을 넓힌 ‘가우디움’, 코레일의 지원 하에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모집하여 프로 오케스트라와 버금갈 정도의 연주 활동을 보여주는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아마추어의 오케스트라 연주 기회는 정말 다양하고 풍부해졌다. 한편, 필자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말러리안 오케스트라’는 말러 애호가들이 모여 말러의 음악을 연주한다는 기치를 걸고 프로와 아마추어가 호흡을 맞추며 꾸준히 활약중이다.

 

아마추어를 위하여


사실 독립 아마추어 오케스트라가 오랜 시간 존속하며 활동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모두가 본업을 따로 두고 틈틈이 음악을 즐기기 위해 모여든 상황이기 때문에 행정을 원활히 진행하기에도 어려움이 크며, 단원 관리와 재정 확충 등 현실적인 애로사항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프로 오케스트라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연주력과 그에 따른 강도 높은 연습 역시 연간 1~2회의 정기 공연을 쉽지 않게 만드는 요소이다.


독립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들의 정보를 모아놓은 웹사이트 ‘아마오케(amaorche.com)’에는 현재 140개의 단체가 등록되어 있다. 이곳에 올라가 있지 않은 오케스트라와 대학 오케스트라까지 합하면 전국에 수백 개의 아마추어 연주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엄청난 연주력과 천상의 소리를 자랑하는 일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하는 일은 참으로 행복하고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훌륭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들이 서울에서만 한 해에 수십 회가 넘는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티켓의 가격도 매우 저렴하거나 무료인 곳도 많지만 서울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생각지도 못한 보석 같은 단체를 발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마추어 연주자들의 열정은 클래식 음악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진심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아끼는 애호가라면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음악계의 기반이 다져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진 솔(지휘자)

 

 



 

 

음악저널 (월간) : 11월 [2017]음악저널 편집부 | 음악저널
대중음악 보다는 주로 클래식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국내외 교향음악단의 내용은 물론 해외 소식과 해외에서 활약하는 음악인에 대한 내용도 소개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음악저널 편집부

음악 전문 잡지이다. 대중음악 보다는 주로 클래식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국내외 교향음악단의 내용은 물론 해외 소식과 해외에서 활약하는 음악인에 대한 내용도 소개한다.

음악저널 (월간) : 11월 [2017]

음악저널 편집부9,000원(10% + 3%)

1988년 창간 한국 음악계를 위한 바른 언론 '음악저널'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방구석에서 만나는 한국미술의 거장들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방구석 미술관』 이 한국 편으로 돌아왔다. 이중섭, 나혜석, 장욱진, 김환기 등 20세기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10인의 삶과 그 예술 세계를 들여다본다. 혼돈과 격동의 시대에 탄생한 작품 속에서 한국인만이 가진 고유의 예술혼을 만나볼 수 있다.

마이클 샌델, 다시 정의를 묻다

현대 많은 사회에서 합의하는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차등'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 마이클 샌델은 미국에서 능력주의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한다. 개인의 성공 배후에는 계급, 학력 등 다양한 배경이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회를 과연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코로나는 지옥이었다

모두를 울린 '인천 라면 형제' 사건. 아이들은 어떻게 코로나 시대를 헤쳐나가고 있을까? 성장과 소속감의 상실, 자율의 박탈, 친구와의 단절, 부모와의 갈등 등 코로나19로 어른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세밀하게 포착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아이들 마음 보고서.

올리브 키터리지가 돌아왔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올리브 키터리지』의 후속작. 여전히 괴팍하고 매력적인, ‘올리브다운’ 모습으로 돌아온 주인공과 그 곁의 삶들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노년에 이르러서도 인생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지만 그렇게 함께하는 세상은 또 눈부시게 반짝인다는 것을 책은 보여준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문화지원프로젝트
KALIO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