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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를 둘러싼 현실, 영화 <공범자들>과 『권력과 언론』으로 읽다

『권력과 언론』출간 기념 북토크
박성제 기자,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 MBC 김민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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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꿈은 내년 추석 때 MBC에서 <공범자들>이 방영되는 것이다. 김민식 PD 아이디어인데 정말 마음에 든다. 또한 감독판을 기다린다. 감독판에는 ‘공범자들’이 재판 받고 감옥에 가는 장면이 추가되길 바란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싸우겠다.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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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7일 개봉해 25만 관객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영화 <공범자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진행되어온 권력의 언론 장악을 가장 가까이에서 따라간다. 영화의 감독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그 자신이 MBC 해직 언론인이기도 하다. <PD수첩>에서 정권 비판 보도를 준비하던 중 비제작 부서로 전출, 2012년에 해고통보를 받았다. 『권력과 언론』을 쓴 박성제 기자는 1993년 MBC에 입사해 보도국 사회부?정치부 등을 거쳐 탐사보도팀에서 일했다. 그 역시 2012년 해직되었다. 『권력과 언론』은 기자가 신문ㆍ방송ㆍ시민운동ㆍ디지털미디어 등 언론계 각 분야의 전문가 아홉 명을 만나 나눈 이야기이다. 9월 10일, 창비 50주년홀에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영화 <공범자들>을 상영하고, 『권력과 언론』를 쓴 박성제 기자와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이 내일의 언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MBC 김민식 PD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북토크는 현재 진행 중인 공영방송 총파업과 뉴미디어 등장으로 인한 언론의 미래, 공정한 언론을 위한 숙제 등에 관한 폭넓은 대화가 오갔다. 


먼저 사회를 맡은 김민식 PD는 이날 행사를 “GD와 서태지의 합동 공연”에 비유하며 유쾌하게 북토크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김민식 PD는 MBC와 KBS의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범자들>이라는 영화가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권력과 언론』이 출간된 시점이 양대 공영방송사의 파업이라는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는 시점이다.”라며 영화와 책의 시의성을 짚어냈다. 이에 최승호 감독은 “작년 10월에 <자백>이 개봉할 때만 해도 영화를 몇 달 만에 또 하나 만든다는 건 상상을 못했다. 너무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핵이 되고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결국은 세상이 바뀌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영화를 만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성제 기자 역시 “책을 써서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출간 의도를 전했다. 『권력과 언론』을 두고 김민식 PD는 “<공범자들>을 보고 나온 관객들에게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심화학습을 할 수 있는 책이 『권력과 언론』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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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 저널리즘의 시대


김민식: 최승호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공범자들>은 패배의 기록이지만 이번 파업은 승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언론 파업의 의의에 대해 말해 달라.

 

최승호: 이번 언론 파업은 공영방송을 복원하는 일이다. 단순히 과거로의 복원이 아니다. 다시는 이런 과정을 겪지 않아도 되는, 시민을 배신하지 않는 공영방송으로의 복원이 되어야 한다. 과거의 영광스러웠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물론 싸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처절하게 무너진 것도 사실이다. 왜 그렇게 무너졌는지에 대해서 함께 성찰을 해야 한다. 다시는 이런 과정을 반복하지 않을 정도로 제도나 조직 등을 정비해야 한다. 정말로 새로 태어나는, 그런 파업이 되어야 한다.

 

김민식: 『권력과 언론』의 인터뷰이는 어떻게 골랐나? 왜 나는 포함되지 않았나?(웃음)


박성제: 김민식 PD가 뜨기 전이다.(웃음) 김민식 PD의 유명한 페이스북 동영상이 떴을 때는 이미 9명의 인터뷰이가 섭외된 상태였다. 그게 나도 아쉽다. 우선 신문, 지상파, 종편 등을 고루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들을 만나고 싶었다. 다양한 이야기를 다 짚어보고 싶은 생각에 대표주자들을 선정하게 됐다. 예를 들어 최승호 감독과 MBC 이야기를 나누고, KBS에 대해 김경래 기자와 이야기를 하고, 종편 문제를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과 나누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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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와의 대담까지 담았다. 이것을 보면서 『권력과 언론』은 언론사 지망생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최승호 감독은 이 책을 어떻게 보았나?


최승호: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다 만났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나면 전체를 그려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나 역시 강정수 대표와의 대담이 눈길이 갔다. 미디어가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다루고 있다. ‘최순실 태블릿 PC’보도와 관련된 당시 이야기를 손석희 사장과 나눈 부분도 흥미롭다.


박성제: 강정수 대표 대담의 핵심은 미디어의 미래다. 각 언론사마다 디지털 부서가 있다. 그런데 기자나 PD가 디지털 부서에 발령이 나면 ‘물 먹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는 그래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사람들이 TV나 신문으로 뉴스를 소비하지 않는다. PC와 모바일로 뉴스를 보는 세상이 되었다. 특히 SNS를 통해 뉴스를 본다. 그런 뉴스 수용자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잘 아는 사람들이 언론사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앱이나 홈페이지를 멋있게 만들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강정수 대표는 그런 점을 많이 깨우쳐줬다. 특히 언론계에 계신 분들이 이 대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

 

김민식: 이 대목에서 현재 MBC 경영진이 얼마나 자질이 부족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MBC는 뉴미디어 분야를 일종의 유배지로 삼았다. ‘미래방송연구소’라는 조직에 가장 많은 유배자들을 보냈다.


박성제: 그렇다. <조선일보>가 120만 부수를 발행한다고 한다. 그러나 예전처럼 신문을 보지 않는다. 기업에서도 젊은 사람들은 신문을 보지 않는다. 임원이나 간부 책상에 놓는 용도로 쓰인다. 종이신문, TV 뉴스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과대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벗어나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언론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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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공범자들>을 보면 알 수 있듯 많은 언론인들이 내부에서 정말 치열하게 싸웠다. 그럼에도 현재의 MBC나 KBS는 철저하게 장악된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저항했는데도 권력이 공영방송을 쉽게 장악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최승호: 많은 요인이 있을 것이다. 역시 핵심 요인은 언론 조직이 다른 사기업체처럼 움직였다는 데에 있다. 언론사, 방송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지시와 복종에 의해 운영되어서는 안 되는 조직이다. 그런데 조직 논리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사장이라는 사람이 청와대에서 낙하산으로 들어왔을 때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마음대로 보도국장, 제작국장 등에 앉혔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마음대로 아이스링크, 세트장 관리인으로 보냈다. 뉴스를 마음대로 주물렀다. 이런 것들이 문제였다고 본다. 이번 파업을 통해 이런 운영 원리 자체를 새로 생각하고 바꾸어야 한다.

 

김민식: 소수 매스미디어가 지배하는 언론 환경보다는 군소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 등의 대안 언론이 많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언론 환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가?


박성제: 맞다, 1인 미디어나 대안 언론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인터넷 기반 언론들이 모바일에서는 KBS, MBC, 조중동과 똑같다. 동등한 조건으로 대결을 벌이는 곳이 모바일이다. 그만큼 부작용도 많지만 이런 것을 잘 활용하면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실제 <조선일보>를 아침에 보는 사람이 20만 명이라고 하자. 그런데 젊은 사람들의 눈길을 받는 어떤 기사는 각 커뮤니티를 돌면서 수백만 명이 본다. 유명한 논객들의 글이 SNS로 바로 공유되는 세상이다. 이제 기자들이 잘난 척 하면 안 된다. 전문가들도 많고, 집단지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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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그런 점에서 책의 부제 ‘기레기 저널리즘의 시대’가 좋았다. ‘기레기’는 굉장히 아픈 말이다. 그러나 이것이 현재 언론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이라 생각했다. 이 말이 광범위하게 쓰이기 시작한 것이 세월호 정국이었다. ‘전원 구조’라는 오보도 있었다. 사상 초유의 이 오보, 어떻게 나온 것인가?


최승호: <공범자들>에도 나오는데 ‘전원 구조’는 모든 언론이 거의 했던 오보다. 그만큼 박근혜 정부 들어 언론에 대한 정부의 힘이 강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갑작스런 사건이기 때문에 언론이 파악하기 전에 정부의 설명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특히 MBC가 심각했던 것은 목포MBC에서 현지에 나가 확인한 후 전원 구조가 오보라는 이야기를 무려 네 차례나 서울MBC에 지적했음에도 끝까지 교정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왜 그렇게 했을까 생각해봤다. MBC를 지배하고 있었던 마인드는 ‘일단 정부에 해가 될 만 한 방향으로는 취재하지 않는다’였다고 본다. 그러니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확인할 필요를 못 느꼈던 것이다. 당시 목포MBC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공무원의 전화번호까지 서울에 알려줬다. 그런데도 전화를 걸지 않았다.


박성제: 삼풍백화점 붕괴 때부터 사회부 기자 생활을 했다. 대형사건이 날 때 내부가 돌아가는 방식을 알고 있다. 세월호 사건 당시 전원 구조라는 뉴스를 보면서 ‘전원 구조가 됐는데 왜 화면이 안 들어오지’ 생각했다. 보통 한 시간 이상 걸릴 일이 없는데 점심이 지났는데도 화면이 안 들어왔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만약 목포MBC의 취재대로 배 안에 수백 명이 있다는 보도가 나갔다고 해보자. 그 순간 방송국이 난리가 날 거다. 그들은 그 상황이 두려웠던 거다. 왜냐, 청와대에서 불편해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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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공영방송 정상화 이후 복귀했을 때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박성제: 부담이 되기는 한다. 책에서 가리키는 ‘권력’은 조금 복잡하다. 대통령, 청와대, 정부 여당뿐만 아니라 보수 야당, 재벌, 광고주, 사주, 심지어 독자 등 언론을 둘러싼 모든 힘을 말한다. 앞으로의 언론은 이 모든 힘(권력)과 어떻게 부딪치고, 어떻게 이 모든 압력을 극복해서 언론의 본질을 찾느냐가 중요해질 거라고 본다. 이걸 잘하면 많은 분들이 인정해주는 언론이 될 거다. JTBC는 특별한 국면에서 그걸 잘 해냈다. MBC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만드는 데에 일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MBC 뉴스는 국민에게 죄를 지었기 때문에 그것을 반성하고 뉘우친다는 자세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정답을 찾아가기 위한 단초는 후배들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민식: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달라.


최승호: 도와달라고 하기가 겸연쩍다. 그런데 <공범자들>을 보시고 많은 시민들이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는 것 같다. 큰 힘이 된다. 그 힘을 받아서 꼭 이번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와서 제대로 좋은 방송을 만들어보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박성제: 제 꿈은 내년 추석 때 MBC에서 <공범자들>이 방영되는 것이다. 김민식 PD 아이디어인데 정말 마음에 든다. 또한 감독판을 기다린다. 감독판에는 ‘공범자들’이 재판 받고 감옥에 가는 장면이 추가되길 바란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싸우겠다. 반드시 재건해서 MBC를 통해 여러분 곁으로 돌아가겠다.

 


 


 

 

권력과 언론박성제 저 | 창비
군사독재 시절을 한참 지난 오늘날 민주사회에서 기자ㆍPD 들이 ‘언론의 자유’를 외치며 ‘언론장악 방지’를 위한 법안까지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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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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