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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인터뷰] 엄마를 더 이해하고 싶었어요

『엄마라서』 이민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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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책. 글과 그림을 꼭 함께 봐야 맛이 나는 에세이 『엄마라서』. 이민혜 작가와의 그림 문답. (20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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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성격이 꽤 다른 편이라 엄마와 자주 부딪히며 살아왔어요. 세상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해주는 엄마에게 허구한 날 톡톡 쏴대는 제가 싫었고 엄마와 다투고 나면 한동안 무척 힘들어지고는 했어요. 이 책은 엄마를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책이에요. ‘내 엄마라서 고마워’라는 제목을 생각했다가 ‘엄마라서’로 바꿨어요. 독자 분들이 ‘엄마라서’의 뒤에 두고 싶은 각자의 말을 생각해본다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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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이미지는 실제와 비슷해요. 엄마는 집에서 항상 헤어롤로 머리를 말고 있어요. 외출할 때면 그림 속 탱글탱글한 파마머리가 돼요. 이걸 말하면 엄마가 싫어하겠지만 특히 튜브 3개를 끼고 있는 듯한 오동통한 뱃살이 똑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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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오고 엄마는 계속 투덜대셨어요. 엄마가 언제 이랬니, 이런 걸 책에다가 쓰면 어떻게 하니, 아빠 재취업한 얘기도 썼니(뒷부분에 그 얘기가 나오자 안도를) 하셔서, 내가 너무 엄마를 낱낱이 그려서 엄마가 속상한가 싶었어요. 그리고 책을 쓰는 중간에 보여드렸다면 아마 지금의 내용이 아니었겠구나 생각했어요. 엄마의 반응이 좋지 않아서 시무룩한 기분이 느껴지려는 찰나, 엄마의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어요. “오홍홍, 나 지금 큰딸 집에 와 있지. 어, 책이 나왔네. 지금 읽어봤는데 왠지 뭉클해지더라고. 나의 이야기를 이렇게 글과 그림으로 읽으니까 느낌이 희한하네. 호호. 그래, 딸이 아니면 또 누가 이렇게 엄마 마음을 알아주겠어. 오홍홍홍.” 결론은 엄마는 책을 매우 좋아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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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은요? 책 표지에 나온 자석 그림이에요. 엄마와 저는 세대 차에서 비롯된 가치관의 다름도 있고, 엄마는 외향적인 반면 저는 그렇지 않아요. 하지만 저희는 엄마와 딸이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세상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예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항상 가까이에서 부딪히며 사는 엄마와 저의 모습이 압축적으로 잘 표현된 것 같아 애착이 가는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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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엄마와 나는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결혼을 한 후 엄마를 빼닮은 나를 발견할 때마다 놀라게 됩니다. 특히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엄마처럼 행동하는 저를 많이 느낍니다. 엄마는 가족들 걱정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지금 걱정이 많은 아내입니다. 엄마는 아빠가 집안일을 할 때면 늘 못마땅해하고 결국 혼자 하는 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다고 할 때 이해를 못 했었어요. 아빠가 좀 더 능숙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급한 성격 때문에 엄마가 고생을 자처한다고 생각했죠. 엄마 아빠의 30여 년에 걸친 집안일 분배의 실패 사례를 옆에서 생생히 겪었지만, 엄마를 닮아서 제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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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고 난 직후, 엄마에게 평소 안 하던 사랑 고백을 한 듯 쑥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순간은 ‘엇, 나 설마 지금 효도한 건가’ 싶기도 했고요. 하지만 책이 나오고 조금 시간이 흐른 지금 저는 책 속의 저와 여전히 같은 딸입니다. 엄마를 그리고 쓰면서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지만 바뀐 것은 없어요. 무뚝뚝하고 못된 딸인 제 모습이 여과 없이 담겨 있으니 꺼내어 볼 때마다 반성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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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엄마가 된다면, 이끌어주는 엄마가 아니라 곁에서 걸음을 함께 맞춰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자식이 본인의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하게 하고 그것을 묵묵히 지지해줄 수 있는 엄마이고 싶습니다. 걱정과 염려가 많은 엄마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걱정인형 같은 제 엄마처럼 사는 건 너무 고단할 것 같습니다. 물론 매일 걱정거리를 퍼다 나르는 저 같은 딸의 엄마가 아니면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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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를 딸과 엄마가 같이 보면 좋겠어요. 한 번씩 읽은 후에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엄마의 그때 그 모습이 이런 이유였구나, 혹은 우리 엄마만 이런 게 아니구나, 라고 느끼거나 엄마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서운했어, 딸이 그런 행동을 했을 때 상처가 되었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너무 솔직히 이야기하다가 싸울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엄마라서 이민혜 저 | 한겨레출판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우리의 엄마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때는 우리의 수호신이자 원더우먼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걱정 많고 허점 많은 한 엄마의 일상이 딸의 시선으로 솔직하고 유쾌하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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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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