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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가수의 뒤에는 프로듀서가 있다

21세기 대표 팝 프로듀서 1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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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을 이어오고 있는 힙합부터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댄스 팝까지, 현재의 우리는 훌륭한 프로듀서 덕에 여러 가지 스타일과 각기 다른 개성의 결과물들을 즐길 수 있다.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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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는 실연자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지휘력을 갖추어야 한다. 재능을 단박에 알아보는 안목 또한 필요하다. 작품에 대한 책임은 물론, 머릿속엔 항상 풍부한 영감과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프로듀서는 그들이 맡은 광범위한 직무와 그 가치에 비해 대중에게 비추어지지 않는, 숨은 예술가이다. 프로듀서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뉴밀레니엄의 팝은 다양한 형식과 내용들로 구성되어있다. 현재까지 흐름을 이어오고 있는 힙합부터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댄스 팝까지, 현재의 우리는 훌륭한 프로듀서 덕에 여러 가지 스타일과 각기 다른 개성의 결과물들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가수의 뒤에서, 곡의 그늘에서 21세기 팝을 견인해온 프로듀서는 누가 있을지 한번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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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루빈 (Rick Rubin)

 

그의 커리어에 감히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학 시절 4트랙 레코더 하나만으로 직접 설립한 데프 잼(Def Jam)을 힙합 레이블의 굵직한 기둥으로 키워내고, 아메리칸 레코딩스(American Recordings)와 콜롬비아를 거치며 빚어낸 수많은 별들로 팝의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전설적 프로듀서. 당장 그가 제작한 음반 목록을 훑기만 해도 명반들이 주르륵 걸린다. 비스티 보이즈의 <Licensed To Ill>과 런 디엠씨의 <Raising Hell> 등 기념비적 힙합 명반들과 슬레이어의 <Reign In Blood>을 비롯한 메탈 마스터피스들,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이름을 널리 알린 <Blood Sugar Sex Magik> 같은 얼터너티브 록까지 셀 수 없는 록과 힙합의 명반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하드코어와 힙합에 관한 그의 깊은 애정은 두 장르의 융합형인 뉴메탈의 탄생을 견인하기도 했다.

 

록과 힙합만이 아니다. 컨트리의 영웅 조니 캐쉬를 다시 대중 앞에 불러낸 것도 그였으며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2006년 작 <Futuresex/Lovesounds>나 레이디 가가의 <Artpop>같은 댄스 음악에도 손을 뻗었다. 데미안 라이스와 라나 델 레이와도 작업했으며 최근에는 아델의 <21>, 에드 시런의 <X>를 프로듀싱하기도 했다. 다양한 활동으로 두 번이나 그래미 베스트 프로듀서 상을 수상한 팔방미인이자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명장! 불필요한 악기를 최대한 줄이고 작업 시 아티스트의 재량을 한껏 보장해 잠재력을 120% 끌어내는 그의 프로듀싱은 가끔 음압을 극한까지 올리는 경향인 '라우드니스 워(Loudness War)'의 주범으로 비판받기도 하지만,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수많은 보석들의 묵직한 무게감을 그 누가 부정할 수 있으랴. (조해람)

 

비스티 보이즈(Beastie Boys) - 'No sleep till brooklyn'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 'Dani california'
아델(Adele) - 'Don't you re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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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벌랜드(Timbaland)

 

2000년대 절대 빼놓아선 안될 미다스의 손. 1971년 생으로 본명은 팀 모슬리(Tim Mosley). 미시 엘리엇의 데뷔 앨범이 홈런을 날리면서 정상급 프로듀서 반열에 올랐는데 넵튠스,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 뉴 히트메이커로 급부상했다. 전성기의 그는 '비트의 마법사', '비트 과학자'라고 불릴 정도로 독창적인 비트 주조가 특기였다. 팀벌랜드의 스타일은 곧 하나의 장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기존의 블랙뮤직 판도를 뒤흔들기도. 알리야, TLC, 저스틴 팀버레이크, 알리샤 키스, 데스티니스 차일드 등 거물들이 그와의 작업을 위해 줄을 섰고, 사람들은 팀벌랜드가 누구와 작업을 하는지 만으로도 크게 관심을 가졌다. 프로듀싱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음반을 내고 활동하기도 했는데 정작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노래는 거듭 고배를 마셨다. (김반야)

 

알리야(Aaliyah) - 'Try again'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 'SexyBack'
제이 지(Jay-Z) - 'Dirt off your shou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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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 마틴(Max Martin)

 

스웨덴 출신의 프로듀서 맥스 마틴은 팝 마니아들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 중 하나다. 2000년대 이후 팝은 그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듀싱 한 노래들 중 빌보드 1위만 20곡, 10위 안에 랭크된 노래까지 합치면 60곡 이상이다.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위곡을 만든 작곡가이자, 비틀스의 다섯 번째 멤버로 통하는 조지 마틴 다음으로 많은 1위 곡을 프로듀싱 한 '능력자'다. 1990년대 중반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가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히트곡을 배출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21세기의 진정한 '팝 히어로'다.

 

흥행 신화는 2000년을 전후로 백스트리트 보이스, 엔싱크,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함께 시작됐다. 맥스 마틴 작법, 프로듀싱의 핵심은 '보편성'이다. 당대의 가장 인기 있는 사운드를 재료로, 세계 어디서도 먹힐만한 최강의 멜로디 펀치를 구사한다. 특히 함께 작업해본 가수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그의 강점은 완벽을 기하는 보컬 디렉팅. 실제로 맥스 마틴이 프로듀싱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지점은 '가수가 어떻게 노래를 하느냐'라고 한다. 대표적 히트 메이커답게 그를 거친 가수 명단만으로도 두 문단은 더 채울 수 있을 정도. 본 조비, 켈리 클락슨, 핑크, 에이브릴 라빈, 케이티 페리, 마룬 파이브, 아리아나 그란데, 위켄드 등이 그의 마법을 경험했다. (정민재)

 

백스트리트 보이스(Backstreet Boys) - 'As long as you love me'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 '...Baby one more time'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 - 'Since u been 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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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론슨(Mark Ronson)

 

뭐 길게 얘기할 것 없이 그에 대한 소개는 딱 두 가지 사실만 명기하면 된다. 하나는 복고 시류의 대중적 완결이라 할 2008년 에이미 와인하우스 앨범 <Back To Black>의 프로듀서라는 점, 다른 하나는 2015년 차트를 싹쓸이한 스매시 'Uptown funk'의 주인공이라는 점. 두 작품으로 마크 론슨은 공히 그래미상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했다. 전작의 'Rehab'은 프로듀서로, 뒤 곡은 퍼포머로 받는 '기록'도 전리품으로 챙겼다. 큰 신장만큼이나 대중성에 대한 포착력도 크다. 영국이 자랑인 대중문화 부분에서 괜히 이 시대의 특급 명사 운운하는 게 아니다. (여덟 살 때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긴 했지만)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아델, 나스, 큐팁, 두란 두란, 폴 매카트니, 브루노 마스, 레이디 가가 등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캐치해 구현하는 것이 비교불허의 특장. 흑인음악과 록이 전문영역이다. 에이미 와인하우스 음악은 당(糖)으로 코팅된 고통 없는 노스탤지어로 비판받기도 했고 'Uptown funk'는 나오자마자 프린스(Prince) 표절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처럼 창의적 측면의 지적이 없지는 않다. 그래도 '스토너 록'의 진골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의 조쉬 호미가 'Uptown funk'에 푹 빠져 합작을 열망한 것처럼 당분간 음악적 존재감을 얕보기는 어렵다. 당연 올해 그들의 앨범 <Villains>의 프로듀서는 마크 론슨이다. (임진모)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 'Rehab'
마크 론슨(Mark Ronson) - 'Uptown funk' (Feat. Bruno Mars)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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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다프트 펑크 옆에서 노래 부르던 그 가수' 혹은 '해피 부르던 그 가수' 정도로 각인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퍼렐 윌리엄스는 앞의 문구들로 수식하기엔 상당한 업적을 가진 프로듀서다. 채드 휴고(Chad Hugo)와 함께한 프로듀싱 팀 넵튠스(The Neptunes)부터 샤이 헤일리(Shay Haley)가 합류한 너드(N.E.R.D.)까지. 팀으로 활동한 그는 미니멀한 신시사이저 루프와 변칙적인 리듬을 이용한 작법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제이 지, 버스타 라임스, 어셔 등 많은 스타들의 주가 상승에 실질적인 요인을 제공했다. 넵튠스와 너드의 이름으로 발매된 작품들 또한 큰 성과를 기록, 시대의 사운드 메이커로 자리매김한 그는 대중에게 쉽게 먹힐만한 힙합과 펑크는 물론, 타율이 낮은 록까지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넵튠스의 음반 <The Neptunes Present... Clones>와 너드의 <Fly Or Die>에 수록된 록 넘버들은 장르의 융합을 넘어 '흑인의 록'이라는, 흐름의 도외에 해당하는 것이었기에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솔로 퍼렐 윌리엄스는 어떨까. 매끈하고 감칠맛 나는 사운드를 필두로 한 그는 'Blurred Lines'로 로빈 시크(Robin Thicke)를 차트 정상에 올려놓았고, 'Sing'으로 에드 시런(Ed Sheeran)에게 섹시함을 선물했다. 힙합 신의 떠오르는 왕,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에게 그래미를 선사한 'Alright'도 그의 작품이다. 이뿐이었을까. '프로듀서'에서 '가수'로의 이미지 변신도 성공적, 이미 다수의 히트곡에 피처링으로 이름을 올린 그는 애니메이션 <슈퍼배드>의 주제곡이자 바이럴 히트를 달성한 'Happy'로 전 세계를 춤추게 했다. 최근에는 영화 <히든 피겨스>의 음악 작업, 심지어는 아디다스와 동업관계를 맺고 패션계에서도 활동한다고 하니, 과연 퍼렐 윌리엄스 앞에 누가 '만능 엔터테이너'로 불릴 수 있을까. (이택용)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 'Boys'
에드 시런(Ed Sheeran) - 'Sing'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 'Al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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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아이엠(will.i.am)

 

윌아이엠의 프로듀싱에는 잠금장치가 없다. 그가 조타수를 잡은 미국의 인기 힙합 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를 보자. 팝적인 멜로디라인을 지닌 대중적 힙합곡으로 세간의 관심에 들어서더니 더 높은 등급으로 올라선 건 국내에도 익숙한 클럽튠의 'Boom boom pow'다. 예상치 못한 장르 선회도 놀라운데 새로 꺼내 든 무기로 자그마치 빌보드 1위를 12주간 이어가고 연이은 싱글로 장장 28주간 정상을 차지하니 당시 세계 음악의 흐름이 그를 타고 흐른 건 당연지사.

 

그뿐만 아니다. 피아노 선율만으로 짙은 첫인상을 남긴 존 레전드의 'Ordinary people'도, 심지어는 투애니원에게도, 싸이에게도 그의 표식이 남아있다. 강점은 트렌드를 읽는 눈이고 장점은 장르에 상관없이 강점을 녹이는 센스. 윌아이엠표 마크에 특기할 만한 새로움은 없지만 이질감 없이 대중의 입맛을 맞출 조미료는 확실하다. 몇 해 전 표절 논란과 부진한 성적의 솔로 활동으로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발걸음을 넓힌 스크린에서, 또 새로운 싱글 곡에서 기민한 촉감의 그는 계속 유영하고 있다. (박수진)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 - 'Boom boom pow'
에스텔(Estelle) - 'American boy'
존 레전드(John Legend) - 'Ordinary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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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페리(Linda Perry)

 

린다 페리라는 이름이 낯설다면 1990년대 초반 인기를 얻은 'What's up'의 주인공 포 넌 블론즈의 리더 혹은 핑크의 Get the party started',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Beautiful', 그웬 스테파니의 'What you waiting for?'의 작곡가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What's up'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밴드에 애착이 없었던 린다 페리는 팀을 해산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노래를 부르는 직접 생산자에서 작곡가와 프로듀서라는 간접적인 음악 생산자로 탈바꿈했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체구는 작지만 목소리가 큰 라틴 혈통의 린다 페리는 어렸을 때부터 다채로운 음악을 들으며 감수성을 키웠고 이 탄탄한 바탕은 다양한 가수들의 깐깐한 요구를 온전하게 흡수하며 팝계의 대표적인 여성 프로듀서로 우뚝 섰다. 포크를 기반으로 한 제임스 블런트와 쥬얼, 록 싱어 코트니 러브와 그웬 스테파니, 개빈 로스데일, 알앤비 가수 알리샤 키스와 비욘세의 동생 솔랜지 노울스, 아이돌 그룹 슈가베이브스와 블라크, 라틴 팝의 영웅 엔리케 이글레시아스까지 그의 매직 터치는 여러 스타일에 어울리는 맞춤형 제작으로 그 음반에 화려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여장부 린다 페리는 섬세한 프로듀서다. (소승근)

 

핑크(Pink) - 'Get the party started'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 - 'What you waiting for?'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 ? 'Cand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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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그리스 신화 속 미다스 왕이 21세기에 음악을 한다면 아마 카니예 웨스트 쯤 되지 않았을까. 음악, 패션,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에게 프로듀서라는 한정된 의미를 가진 타이틀은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일찍이 랩 대신 음악 작업 스태프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제이 지의 역작 <The Blueprint>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고 곡에서 선보인 독특한 샘플링 기법은 자신의 단독 앨범을 제작하면서 더욱 발전했다. 샤카 칸의 목소리를 가볍게 비틀어 담은 그의 첫 싱글 'Through the wire'에는 고전 소울을 재해석해 활용하는 그만의 작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성공적인 데뷔에 힘입어 상승한 유명세와 함께 작업량 또한 크게 늘었다. 자넷 잭슨부터 존 레전드, 비욘세, 비교적 최근에는 마돈나, 리한나, 위켄드까지 이름을 대면 알법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직, 간접적으로 참여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재기 넘치는 고속 샘플링, 내면의 자아를 표현하기 위한 보코더 활용,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 구성 등 앨범마다 선보이는 다양한 프로듀싱 방법은 그가 단순히 성공법칙에 머무르지 않는 제작자임을 보여준다. (노태양)

 

제이 지(Jay-Z) - 'Takeover'
커먼(Common) - 'Be (Intro)'
알리샤 키스(Alicia Keys) - 'You don't know my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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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인저 마우스(Danger Mouse)

 

비틀스의 '화이트 앨범' <The Beatles>와 제이 지의 <The Black Album>을 섞어 만든 2004년의 기작 <The Grey Album>, 이 한 장이 발단이었다. 팝과 록의 고전에서부터 힙합과 인디 록의 현황까지 꿰는 너른 스펙트럼과 이를 독특하게 조합해내는 독창성은 데인저 마우스에게 음악가와 음악 팬들의 신뢰를 단번에 가져다주었다. 2000년대 팝 신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데이먼 알반은 자신의 피조물, 고릴라즈를 위한 프로듀서로 데인저 마우스를 초청해 <Demon Days>라는 걸작을 만들어냈고, 구디 맙 이후 솔로 커리어를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씨로 그린은 다시 날스 바클리라는 2인조 그룹을 만들어 빈티지와 트렌드를 기민하게 오가는 소울 넘버 'Crazy'와 앨범 <St. Elsewhere>를 선보였으며, 개러지 록, 블루스 신에서 주목받고 있던 블랙 키스는 자신들의 컬러에 흥행성을 더한 싱글 'I got mine'을 레퍼토리에 추가하고서는 이후의 모든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겼다. 결과는? 차트 대박 혹은 그래미 수상. 그것도 아니라면 최소한 평론의 찬사. 데인저 마우스와 함께 한다면 손해볼 일은 결코 없다.

 

시장성으로 대표되는 팝의 법칙을 잘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레트로 사운드나 사이키델릭 컬러와 같은 마이너 영역의 문법을 능숙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늘 데인저 마우스의 터치가 닿은 작품들은 정석에서 살짝 벗어나 있지만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는, 무시 못 할 장점을 획득한다. 특히 몽환감을 듬뿍 선사하는 공간감 어린 믹싱은 데인저 마우스 표 프로듀싱에 방점을 찍는 주요한 장치. 블랙 키스 표 사이키델릭 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Turn Blue>나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펑크 록에 우주적인 색채를 입힌 <The Getaway>, 사운드 실험을 덧댄 아델의 <25>만을 위한 현대적인 가스펠 트랙 'River Lea', 제임스 머서와 함께 만든 자신의 그룹, 브로큰 벨스의 네오 사이키델리아-디스코 트랙 'After the disco'과 같은 곡들에서 프로듀서의 장기가 특히 잘 드러난다. 이외에도 포르투갈. 더 맨의 인디 팝, 마이클 키와누카의 몽롱한 리듬 앤 블루스, <Songs Of Innocence>라는 이름 아래 내보인 2010년대 U2의 유일한 사운드 모두 데인저 마우스의 손을 거쳤다. (이수호)

 

고릴라즈(Gorillaz) - 'Feel good inc.'
날스 바클리(Gnarls Barkely) - 'Crazy'
블랙 키스(The Black Keys) - 'Weight of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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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테더(Ryan Tedder)

 

원 리퍼블릭의 리더이자, 베니 블랑코와 함께 대세 프로듀서로 각광받는 라이언 테더. 아리아나 그란데, 아델, 마룬파이브, 비욘세 등 슈퍼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적인 프로듀서로 거듭난 그가 처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Apologize'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드 싱글로 발매되었을 당시 큰 반응 없었던 이 곡이, 다음 해 팀벌랜드를 만나 그야말로 대박을 친 것. 그 전에도 타투(t.A.T.u)나 힐러리 더프와도 작업하는 등 꾸준히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팀벌랜드의 발견을 기점으로 라이언 테더는 솔로 커리어 뿐만 아니라 밴드의 명성까지 획득했다. 최근엔 그의 관심이 이디엠으로 쏠렸는지, 제드, 알레소(Alesso)와의 협업 등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참여가 눈에 띈다. 팝 멜로디와 록 위주의 공간감 있는 사운드로 노래에 무게감을 선사해주는 센스 덕분에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는 라이언 테더. 이 정도면 (미국의) 국민 프로듀서가 아닐까. (정연경)

 

원 리퍼블릭(One republic) - 'Apologize' (Feat. Timbaland)
비욘세(Beyonce) - 'Halo'
마룬 파이브(Maroon 5) - 'Ma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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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앱워스(Paul Epworth)

 

아델, 존 레전드, 콜드플레이, 브루노 마스, U2, 심지어 폴 매카트니까지. 쟁쟁한 이들이 폴 앱워스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인다. 이 중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건 분명 아델이다. 'Rolling in the deep'을 시작으로 'Skyfall', 앨범 <25>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그래미 트로피까지 선사했다.

 

이 위치까지 오르게 한 큰 강점이 있다. 바로 록, 팝, 알앤비, 펑크(Funk), 힙합, 크로스오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도 특유의 소리빛깔을 잃지 않는 것. 그가 그리는 음악의 청사진은 상당히 말끔하다. 모든 것이 적소에 놓여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무엇 하나 모나지 않는다. 조화로운 사운드 밸런스나 쌓아올린 공간감 역시 멋지지만, 탄탄한 드럼 사운드가 발군이다. 사실 드럼뿐만 아니라 모든 악기들이 본연의 소리를 가장 '자연스럽게' 내고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기본기다. (강민정)

 

아델(Adele) - 'Rolling in the deep'
콜드플레이(Coldplay) - 'Magic'
FKA 트윅스(FKA Twigs) - 'Pendul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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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 블랑코(Benny Blanco)

 

1988년생 베니 블랑코의 이름이 업계에서 알려진 계기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6집 <Circus>다. 스무 살의 신인 프로듀서였던 그는 베테랑 닥터 루크(Dr. Luke)와 짝을 이뤄 음반에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콤비는 케샤의 'Tik tok', 케이티 페리의 'California gurls' 등을 히트 시키며 빠르게 지명도를 높였고, 닥터 루크와 결별 후에는 단독으로 마룬 파이브의 'Moves like Jagger', 'Payphone'을 차트에 올리며 역량을 입증했다.

 

리아나의 'Diamonds', 마룬 파이브의 'Maps', 저스틴 비버의 'Love yourself' 등이 그의 커리어를 대표한다. 최근에는 에드 시런의 <?> 앨범을 총괄 프로듀싱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알앤비와 밴드 음악, 댄스와 포크, 일렉트로니카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장르 이해도가 그의 원동력. 젊은 프로듀서답게 최신의 소리 동향을 파악하고 가수에 맞춰 도입하는 감각도 남다르다. 히트와 '힙'에 모두 민감한 이라면 그의 행보를 반드시 확인할 것. (정민재)

 

케이티 페리(Katy Perry) - 'Hot n cold'
에드 시런(Ed Sheeran) - 'Castle on the hill'
캐시미어 캣(Cashmere Cat) - 'Love incredible' (Feat. Camila Cab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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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스커(Jeff Bhasker)

 

힙합, 알앤비, 록, 팝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장르 혼합 시대' 최적의 프로듀서!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카니예 웨스트의 <808s & Heartbreak> 공동 제작을 시작으로 앨리샤 키스, 브루노 마스를 비롯한 블랙 뮤직 아티스트들의 작품에 참여했다. 이후 펀(Fun.)의 <Some Nights>를 계기로 테일러 스위프트, 케이티 페리 등 더욱 다양한 뮤지션과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팝과 록에서는 리듬 섹션을 강조함으로써 흑인 음악적 요소를 더하고, 힙합에서는 건반 악기로 팝 친화적인 감각을 칠함으로써 곡에 잠재된 매력을 유도해낸다.

 

그는 또한 레트로 음악을 세련된 포장지로 감싸 대중 앞에 선보이는 제작자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1970년대와 1980년대 장르가 담긴 두 앨범, 마크 론슨의 펑크(funk) 파티 음반 <Uptown Special>과 소프트 록, 브릿팝을 녹인 해리 스타일스의 <Harry Styles>가 있다. 가스펠 풍의 코러스와 리버브 효과로 라이브 홀과 같은 공간감을 형성하고, 현대적인 전자음을 부여해 분명 과거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멋을 느끼게 한다. 사운드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시대에 빛을 발하는 프로듀싱 스타일! (정효범)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 'All of the lights'
펀(Fun.) - 'We are young'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 'Sign of th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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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

 

“Mike will made it.” 미국의 힙합음악을 즐기다보면 마이크 윌 메이드 잇의 시그니처 사운드가 우릴 반기곤 한다. 힙합 대중화를 선도한 '트랩'의 대표 프로듀서인 그는 2007년 구치 메인의 믹스테이프 곡으로 데뷔해 퓨쳐, 투 체인즈, 릴 웨인 등 명명한 남부 래퍼들의 곡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스타 프로듀서 반열에 올랐다.

 

한정된 규격의 트랩 비트 안에서 캐치한 사운드를 계발하여 매력적인 사운드를 선사하는 그는 근래에도 비욘세의 'Formation'과 켄드릭 라마의 'Humble.'을 통하여 그의 녹록지 않은 내공을 증명하였다. 그에 대해 놓치지 말아야 할 점 중 하나는 마일리 사이러스의 히트송 'We can't stop'을 프로듀싱했다는 점이다. 팝 감성까지 겸비한 이 다재다능한 프로듀서는 트랩, 알앤비 장르를 넘나들며 그야말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현민형)

 

릴 웨인(Lil Wayne) - 'Love Me' (Feat. Drake & Future)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 'We can't stop'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 'HUM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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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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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하고 위대한 발명, '내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더 이상 자책할 필요가 없어졌다. 저자는 인류를 오늘로 이끈 힘이 도구나 불, 언어의 사용이 아니라 "내일 보자!"라는 인사 안에 있다고 주장한다. 다양한 학문적 근거를 바탕으로 '내일'의 발명이 가져 온 인류 진화의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인간의 노래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 세사르 바예호 시선집. 인간을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로 표현하고, 끊임없는 삶의 고통을 노래한 시 122편을 수록했다. "어쨌든, 오늘 나는 괴롭습니다. 오늘은 그저 괴로울 뿐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의 노래는, 여전히 우리들의 노래이기도 하다.

유토피아는 판타지가 아니다

과거 사람들이 그토록 꿈꾸던 모든 것은 이미 실현되었다. 그러나 당신이 여전히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주 15시간 노동. 보편적 기본소득. 이것은 더 이상 판타지가 아니다! 지그문트 바우만이 극찬한 참신하고 독창적인 시대적 비판과 담대한 미래지도.

우리가 바로 힙합이다!

힙합에 대한 편견은 이제 그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마음껏 털어놓는 주인공들을 통해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힙합 동화가 탄생했다. 아이들이 고민하는 문제를 있는 그대로 랩 속에 유쾌하게 담아낸, 주인공 ‘한눈팔기’와 개성 넘치는 친구들의 힙합 크루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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