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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발칙한 고전 뒤집기! –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

100분이 순식간에 흘러가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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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 시원한 B급 감성 폭탄 (2017.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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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 시원한 B급 감성 폭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인간의 양면성을 날카롭고 섬세하게 표현해낸 고전 걸작이다. 대중들에겐 <지킬 앤 하이드> 라는 뮤지컬로 더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뮤지컬,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컨텐츠로 재 생산되며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는 일본의 대표적인 코미디 작가 미타니 코키가 스티븐슨의 소설을 자신만의 색깔로 각색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다. 이 새로운 작품에서는 원작에서 느낄 수 있는 날카로운 심리 묘사도, ‘선’과 ‘악’의 치열한 대결구도도 없다. 대신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기발한 상상, 허를 찌르는 유머를 곳곳에 배치했다. 이를 통해 원작에서 느낄 수 없던 신선하고 재기발랄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의 주인공 지킬 박사 역시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한다. 허나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 발명이 될 수 있었던 이 신약개발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야기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신의 명성과 명예를 잃고 싶지 않던 지킬 박사는 사람들에게 신약 개발 실패 사실을 숨기기로 결심하고, 조수 풀과 함께 기발한(?) 계획을 세운다. 자신에게서 분리된 ‘악’ 하이드를 연기할 배우를 고용하여 사람들을 속이는 연극을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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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수소문 끝에 무명 배우 빅터를 섭외하고,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거절하던 빅터 역시 거액의 돈 앞에 제안을 수락하기로 한다. 사람들을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세 사람의 진지한 모습은 그 자체로도 폭소를 유발한다. 그러나 조금씩 합을 맞추며 완벽한 마무리를 하려던 그 순간, 지킬의 악혼녀 이브 댄버스가 연구실에 등장하면서 이 완벽한 계획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의 모든 인물들은 각자 통통 튀는 개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캐릭터들이 뿜어내는 조화가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를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각 인물들은 10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극을 이어나간다. 오직 박사의 실험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엉뚱하고 유쾌한 사건들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며 그 한계성 또한 말끔히 채워준다.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한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연극의 재미를 배로 만들어준다.

 

사실 이 연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차분하고 현명하고 젠틀한 지킬박사는, 자신의 명예를 잃고 싶지 않아 사람들을 속이려는 위선적이고 세속적인 모습을 보이고, 부끄럼 많고 기품 있던 이브는 내면에 감추어져 있던 욕정과 욕망을 드러내며 상반된 인격을 보여준다. 돈에 넘어가 이 일에 동참하게 된 빅터 역시 처음과 다른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는 웃음 안에서 또 다른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진짜 자신의 모습을 외면했던 이브가, 스스로의 자신이 만든 틀을 깨고 진짜 나를 만나는 모습은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결국 자신의 의지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음을, 그 절대적인 진리를 달라진 이브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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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웃음을 통해 한 여름밤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술과 눈물과 지킬 앤 하이드>는 8월 2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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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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