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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당장 눈앞에서 아이가 목에 뭔가 걸려 질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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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이면 뇌세포가 죽기 시작해 뇌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긴 겁니다. 이럴 때 쓰는 응급처치법이 있습니다. 개발한 의사 선생님의 이름을 따서 하임리히(Heimlich) 방법이라고 합니다. (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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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 wikihow.com

 

두 살 배기 어린이가 구슬 모양의 장난감을 입에 넣었다 기도가 막혀 사망했습니다. 또 잘잘못을 따지느라 시끄럽습니다. 119의 연락을 받은 지역 병원에서 적절한 인력과 장비가 없어 더 큰 병원을 권유한 것이 진료 거부가 아니냐는 겁니다. 더 큰 병원을 찾아 가는 데 한 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에 아이는 뇌사 상태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기사만 보고 상황을 정확히 알기 어려우니 섣부른 말을 보태기보다 질문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건 사회적인 거고요. “당장 눈앞에서 아이가 목에 뭔가 걸려 질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건 개인적인 질문이겠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11킬로미터 떨어진 큰 병원까지 가는 데 왜 1시간이나 걸렸을까요? 뉴스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지요. 꽉 막힌 도로에서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고 내달리니 “모세의 기적처럼” 차들이 좌우로 갈라져 길을 내주는 장면입니다. 사실 서양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모습을 봅니다. 올해부턴가 우리나라에서도 응급차량에게 길을 내주는 것이 법제화된 걸로 압니다. 그런데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잘 지키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서양에서는 길을 비켜주지 않는 차량이 있으면 구급차가 직접 신고합니다. 운전하고 응급 조치하느라 언제 그런 일까지 하느냐고요? 기술을 활용하면 됩니다. 블랙박스나 자동 카메라를 장착하고 운전대에 붙은 버튼을 누르면 사진이 찍히도록 하는 겁니다. 아예 자동으로 전송과 신고까지 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분초를 다투어 병원에 도착해야 하는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사건이 일어난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응급차량이 적절한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지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을 보지요. 당장 눈앞에서 아이나 가족이 목에 뭔가 걸려 질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잘 놀던 아이가, 또는 떡을 맛있게 잡수시던 어르신이 갑자기 말을 못 하고, 기침은 물론 숨도 못 쉬고,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면 어떻게 하지요? 기도폐쇄라는 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어른인 경우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자신의 목을 가리키거나 감싸 쥐며 급박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빨리 119에 연락해야지요. 하지만 구급차가 아무리 빨리 와도 5분은 걸리잖아요. 기도가 완전히 막혀 산소 공급이 끊기면 3분이면 의식을 잃고, 5분이면 뇌세포가 죽기 시작해 뇌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구급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긴 겁니다. 이럴 때 쓰는 응급처치법이 있습니다. 개발한 의사 선생님의 이름을 따서 하임리히(Heimlich) 방법이라고 합니다. 물에 빠졌을 때 수영을 할 줄 알면 살고, 모르면 죽는 것처럼 하임리히 방법을 알아두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수영을 배우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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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 wikihow.com

 

우선 하임리히 방법은 나이가 1살 미만인 유아와 그 이상인 어린이와 성인에서 각기 다른 방법으로 시행합니다. 하지만 원리는 같습니다. 기도 입구를 뭔가가 막고 있으므로 기도에 있는 공기가 갑자기 밖으로 나오게 하여 물체를 밀어내는 겁니다. 1살이 넘은 어린이와 성인에서는 다음과 같이 “복부 밀어올리기” 방법을 씁니다(https://goo.gl/1pLQcK).

 

1) 우선 침착해야 합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삽니다.


2) 질식한 사람에게 구조법을 알고 있으며 지금부터 시작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안심을 시키자는 뜻도 있지만 환자의 협조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3) 환자 뒤로 가서 섭니다. 두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안정된 자세로 서야 합니다. 당황하여 대충 하다가 넘어지거나 비틀거리면 제대로 응급처치가 되지 않습니다.


4) 한 쪽 손으로 주먹을 쥔 다음 엄지손가락 쪽이 복부 중앙, 즉 환자의 배꼽 위와 오목가슴 사이에 놓이도록 합니다. 어느 쪽 손이든 상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숨쉴 때 가장 중요한 근육인 횡경막 바로 밑에 해당합니다.


5) 다른 손으로 주먹 쥔 손을 감싸 쥐고 환자의 복부를 등쪽으로 강하게 밀어 올립니다. 빠르고 강하게 5번 반복합니다. 방향은 환자의 등쪽, 위쪽입니다. 환자를 땅에서 들어올린다는 기분으로 하면 좋습니다.


6) 이물질이 튀어 나왔는지 입 속을 확인합니다.


7) 이물질이 나오지 않으면 이 과정을 한 번 더 반복합니다.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확신을 갖고 침착하게 반복하세요.


8) 그래도 나오지 않으면 유아들에게 하는 것처럼 등을 두드려주는 방법을 써봅니다. 아래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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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 wikihow.com


1살 미만인 유아는 어떻게 할까요? 이때는 아기 뒤에 서기도 어렵고, 양팔로 감싸 뒤로 당기기도 어렵습니다. 억지로 그렇게 하려다 오히려 흉부나 복부에 큰 손상을 입기 쉽습니다. 이때는 이렇게 하세요(https://goo.gl/GRKB25).


1) 우선 아기의 얼굴을 아래로 한 자세로 눕힙니다. 얼굴 아래 이불이나 담요 등이 있으면 숨이 막힐 수 있으므로 치우고, 얼굴을 약간 옆으로 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몸집이 작은 아기는 얼굴을 아래로 하여 부모의 허벅지나 팔 위에 놓고 머리 쪽이 약간 아래로 가도록 기울입니다. 다리를 잡고 거꾸로 들어서는 안 됩니다.


2) 손바닥 아랫부분(손목 바로 위)으로 아기의 견갑골(어깨뼈) 사이를 빠르고 강하게 5번 두드려줍니다. 당황한 나머지 너무 세게 때리면 다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기가 다칠 까봐 너무 약하게 때리면 효과가 없습니다. 적당히 세게 쳐주어야 합니다.


3) 이물질이 튀어 나왔는지 확인합니다.


4) 나오지 않으면 바로 눕힌 후 가슴 압박법을 써봅니다. 손가락을 한데 모아 흉골(가슴뼈) 아래 1/3 부위를 빠르고 강하게 5번 눌러줍니다. 역시 적당히 힘을 가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그림을 보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링크만 실었지만 꼭 눌러서 그림을 보세요. 질식 시 응급조치법을 개발한 하임리히 박사는 작년 12월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개발한 방법은 매년 수천 명의 목숨을 구해냅니다. 복부 밀어올리기, 가슴 압박법, 등 두드리기 중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는 논란이 있고, 국가에 따라 어떤 방법을 우선 시행할 것인지 원칙도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이든 배워두면 귀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구급차를 기다리고, 교통이 막히는 와중에 발만 동동 구르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우리는 안전이 미비하다고 국가와 사회를 탓하곤 합니다. 물론 정당한 요구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길도 있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습니다. 하임리히 방법과 심폐소생술, 그리고 지하철 역이나 공공장소에 갖추어진 제세동기(AED)의 사용법 정도는 모든 사람이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정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학교나 직장에서 쉽게 배울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아기를 키울 때는 사고가 가장 무섭습니다. 아무리 중한 병도 대처할 시간이 있지만 사고는 한 순간이니까요. 제가 예전에 이곳에 어린이 안전사고 방지에 대해 쓴 글도 다시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부모의 악몽 - 안전사고
어린이 사고: 멀티태스킹을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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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병철(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 대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소아과 전문의가 되었다. 2005년 영국 왕립소아과학회의 ‘베이직 스페셜리스트Basic Specialist’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며 번역가이자 출판인으로 살고 있다. 도서출판 꿈꿀자유 서울의학서적의 대표이기도 하다. 옮긴 책으로 《원전, 죽음의 유혹》《살인단백질 이야기》《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존스 홉킨스도 위험한 병원이었다》《제약회사들은 어떻게 우리 주머니를 털었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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