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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어요

『마음의 일기』 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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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나에게 절실한 질문과 대답을 모은 책, 바로 저널(Journal) 워크북이다.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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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어요.”

 

몇 년 전, 술자리에서 들은 지인의 한마디가 이 책의 출발이 될 줄이야.

 

마흔 살에 안정된 교사직을 포기하고 사업을 시작한 그. 하지만 사업은 일 년도 버티지 못하고 억대의 빚만 남긴 채 쫄딱 망했다.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된 그는 술에 의지한 채 고통의 순간순간을 견뎌야 했다. 어느 날, A4 한 장을 꺼내놓고 그가 펜을 잡았다. 그리고 쓴 첫 문장. ‘나는 누구인가?’ 비장하게 물었지만 이내 허탈감이 밀려왔다. 그 다음 문장을 이어갈 수 없었던 것. 마흔 전에는 결코 묻지 않았던 그 질문이 왜 그 순간 찾아왔을까? 지난날을 회고하던 지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나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어요. 내가 왜 그런 도전을 했는지, 내 안에 어떤 열망이 있었던 건지….”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이라던 헤세의 말처럼 그는 늦게나마 자기만의 길을 찾고 싶었던 걸까? 지인의 고백은 나를 찌릿찌릿 감전시켰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리면서, 믿었던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평온했던 내 마음도 지진이 일었다. ‘나는 왜 이렇게 연약한가.’ 나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내가 언제 약하고 강한지 도대체 알 수 없었다. 한마디로 자기무지의 상태. 이런 빈약한 자기의식으로 어떻게 나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집단무의식의 발견자 칼 융은 “인간은 중년기에야 비로소 자아 찾기에 들어간다”고 했다. 프로이트와 헤어진 후 융 자신도 서른여섯에 진지하게 그 여정을 시작했다고. 인간은 일생에 두 번의 사춘기를 겪는다고 했던가. 한 번은 청소년기에, 다음은 중년을 앞에 둔 마흔 즈음에. 그렇다면 나도 아직 늦지 않았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마음의 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나에게 절실한 질문과 대답을 모은 책, 바로 저널(Journal) 워크북이다. 저널이란 쉽게 말해 일기를 말한다.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 나만의 비밀 창고. 이 창고에 나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털어놓는 글쓰기가 바로 저널 쓰기다. 이미 오래전부터 저널 쓰기는 그 치유적 효과를 인정받아 심리상담의 현장에서 자주 활용되는 치유기법의 하나이다.

 

문득 오래 전 문학치료 워크숍 수업이 생각났다. ‘어린 시절,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돌아가서 그때의 감정을 써보세요.’ 저널치료사의 주문에 따라 나는 열심히 썼다. 펜 끝으로 흘러나오던 나의 어린 시절, 해결되지 않은 상처, 알 수 없는 감정들…. 평소에는 몰랐던 내 감정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의 향기를 맡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듯 나 역시 잊고 지냈던 과거의 나 자신과 뜨겁게 마주했다.

 

그때 느낀 저널 쓰기의 감동을 『마음의 일기』에 고스란히 담고 싶었다. 출간 전, 예상 독자층을 상대로 미리 이 책을 체험해보게 했다. 이들의 이구동성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정리된 느낌이에요.”
“남들이 말하던 내가 사실과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나에게 상처만이 아니라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책을 만들면서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게 되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건, 나를 모른다면 남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나를 모른다면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내가 『마음의 일기』에서 수확한 가장 큰 열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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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성미옥(생각속의집 편집장)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을 알고 싶어 심리전문 출판사를 시작했다. 내친김에 치유자와 독자가 함께 만날 수 있는 ‘마음책방 서가는’까지 만들었다.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 혼자 느끼는 것보다 함께 느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걸 믿는 편집자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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