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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얜 도대체 왜 이렇게 예민한 건가요?

『부모의 육아 습관이 예민한 아이를 키운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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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고민 없이 부모가 되었다. 안일하게 생각하다 막상 신생아와 대면한 순간부터 수 년째 좌절과 실패를 겪고 있다. 아주 가끔 ‘나 정도면 괜찮아’라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자주 부모로서 그리고 성인으로서 부족함을 느낀다. 책만으로 육아를 배우겠다 생각하는 건 어리석디 어리석으나, 육아 책 한 권 안 읽고 아이를 키우겠다는 것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한 주제에 대해서 여러 권을 모아 읽는 것은 성격 때문이라기보다는 직업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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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시점은 3월. 성인에게 3월은 열두 달 중 세 번째 달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아이에게 3월은 전환기다. 신학기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만 신학기가 있는 게 아니다. 유치원에도, 어린이집에도 신학기가 있다. 첫째 아이는 한국 나이로는 4살,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다소 예민한 편이라 처음엔 적응하느라 힘들었다. 세월이 흘러 조금 괜찮아졌다 싶을 즈음, 또 3월이 되고 말았다. 따르던 담임 선생님이 바뀌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 보다. 다시 힘들어 한다. 요즘 우리 가족의 일과는 아래와 같이 흘러간다.

 

아이는 늘 떼를 쓰며 일어난다. 듣기 싫은 음역대로 더 자겠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신기하게도 주말에는 훨씬 일찍 기분 좋게 일어나면서 말이다. 여하튼 어르고 달래서 식탁에 앉힌다. 빵과 요구르트를 내놓으면 어김 없이 먹지 않고 초콜렛을 찾는다. 정신 없이 등원 준비를 마치고 첫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준다. 어린이집 앞에서 운다. 어린이집 들어가기 싫다고. 다행히도 정작 어린이집 안에 들어가면 잘 지내는 듯하다. 하원 시간이 다가온다.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가면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울며 떼 쓰는 그 아이는 어디 갔을까.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더 놀다 가겠다고, 집에 가기 싫다고 우긴다.

 

집에 온 뒤도 문제다. 역시 저녁 식사는 편식으로 시작. 가끔은 충분하게 먹지만 대개 한두 숟가락, 자기가 먹고 싶은 것만 먹고는 그만 먹겠다며 안방으로 간다. 안방에는 TV가 있다. TV는 볼 수 없다고 말하면 조건반사로 울며 떼 쓰기 신공을 발휘한다. 어쩔 수 없이 TV를 틀어준다. TV를 충분히 봤다 싶을 때쯤 아이에게 몸 씻기를 권한다. 아이는 씻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머리 감을 때는 늘 운다. 양치도 마찬가지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는 대신 칫솔을 집어 넣고는 잘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불을 끈다. 아이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간간이 잠투정도 한다.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된다.

 

다소 과장이 섞인 묘사지만, 위에서 열거한 장면 중 단 하나도 겪지 않은 엄마 아빠는 없을 테다. 저 중에서 공감하는 장면이 많은 엄마 아빠라면 내 아이가 유독 예민한 게 아닐까 슬며시 걱정이 될 것이다. 『부모의 육아 습관이 예민한 아이를 키운다』는 이런 고민을 하는 엄마 아빠에게 유용한 책이다. 저자인 나타샤 대니얼스는 아동 상담 치료사로 15년 이상 직접 아이와 부모를 상담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외국 사례라 한국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아닐까, 하는 우려는 완전히 접어 두셔도 좋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만다와 존, 애슐리 등의 영어 이름을 영희와 철수, 도연 등으로 바꾸면 한국 저자가 썼다고 해도 믿을 만큼 책에 나오는 사례는 내 이야기 혹은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육아 이야기와 닮아 있다. 지구촌 어느 나라에서든 아이는 대체로 예민하고 그들의 행동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아기 아동의 마음은 그 방향을 읽기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시간 개념도 없고,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한 이해도 없다. 유아기 아동은 지금 이 순간을 살 뿐이다. 점심을 먹고 난 후 낮잠을 자야 한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을지 몰라도 항상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아이는 대부분 자기 활동에만 열중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새로운 활동으로 이행해야 할 때가 되면 충격을 받는다. (64쪽)


위에서 설명한 대로 유아기 아동은 변화를 싫어한다. 미국 아이도 한국 아이도 똑같다. 아이만이겠는가. 성인 중에서도 변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어쩌나. 세상은 변화무쌍하고 인간은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저자는 아이가 변화에 조금이라도 덜 두려워하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예측 가능한 일상을 꾸며 주고, 이를 기회가 날 때마다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직감적으로 내키는 대로 행동하며 일상을 전혀 아무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사는 부모는 아이의 불안을 악화시키기 쉽다. 대부분의 아이는 정해진 일상을 즐기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아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프롤로그에 썼듯, 아이가 예민한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데서 오는 불안감 말이다.

 

『부모의 예민한 습관이 예민한 아이를 키운다』는 아이가 불안을 느끼는 대표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서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책에 실린 장면은 식사 시간, 취침 시간, 배변 훈련, 목욕 시간, 놀이 시간 등등이다. 성인에게야 너무나 익숙한 활동이나 이 모든 게 아이에게는 예측하지 못하는 불안한 미래다. 각 장면마다 저자는 부모의 심리와 아이의 심리를 차례대로 묘사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실었다. 다른 육아서도 많이 취하는 구성인데, 이런 식의 기술을 읽음으로써 부모는 행동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아이의 심리도 함께 알 수 있어 답답함이 상당 부분 없어질 것이다. 특정한 상황에서만 예민한 아이라면, 발췌 독서를 함으로써 독서의 효율도 높일 수 있겠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부모에게 너무 높은 기준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실적인 처방을 내린다는 의미다. 가령 이런 대목이다.

 

식사 시간에 TV를 켜놓는 일은 ‘완벽한 부모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교과서 상에서는 절대적인 금기사항이다. 안타깝게도 보통 아이에게는 좋은 방법이 당신 아이에게는 좋은 방법이 아닐 때도 있다. 식사할 때 TV나 음악, 게임 등을 틀어준다면 불안한 생각에 집중되어 있는 주의를 분산시켜줄 수 있으므로, 아이는 식사를 더 잘할 수 있다. 일단 계속해서 식사를 성공적으로 하기 시작하면, 이후에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소를 점점 줄여갈 수 있다. (99쪽)

 

결론 부분에서 저자가 강조하듯, 아이에게는 회복력과 적응력이 있다. 식사 시간에 TV를 틀어주면 안 된다는 원칙만을 고수하기보다는 아이의 능력을 믿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원칙에서 살짝 비껴나갈 필요도 있다. 어쩌면 문제는 예민한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다. 책 제목이 시사하듯 예민한 부모가 원인일지 모른다. 책에서도 “성공적인 양육을 저해하는 또 다른 잠재적 장벽은 바로 부모 스스로가 느끼는 불안이다. (중략) 일부 극심한 불안을 보이는 부모의 경우 아이의 불안에 같이 휩싸여 불안해하는 아이를 키우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힘들어 한다(55쪽)”라고 쓴다. 만약 당신이 이런 부모라면? 『부모의 예민한 습관이 예민한 아이를 키운다』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더 읽는다면…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 저 | 코리아닷컴

국민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가 쓴 책. 육아서가 취하는 일반적인 구성처럼 이 책도 장면을 묘사하고, 아이의 심리를 설명해주며, 상황에 맞게 부모가 대처할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가 울며 떼를 쓸 때 부모도 화가 난다. 머리로는 화내지 말아야지, 조근조근 타일러야지, 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언성을 높이고 표현이 과격해진다. 이런 순간을 몇 번 겪은 엄마나 아빠는 앞으로는 욱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다음에 또 욱하고 만다. 저자는 이런 '욱'이 육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이라고 말한다. 욱하는 환경에 노출된 아이는 자라면서 자연스레 욱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박미라 저 | 휴(休)

여성과 남자 간 육아 분담이 상식인 시대다. 그러나 상식과 현실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맞벌이 부부에서조차 여성이 육아의 많은 몫을 담당한다. 요즘 시대 여성은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완벽하게 행동해야 한다. 선배 엄마가 후배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인 이 책은 아이가 생긴 뒤 모든 것이 달라져 당황스러운 엄마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저자는 후배 엄마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담담한 어조로 전한다. 서툴고 부족해도 괜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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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금주(서점 직원)

chyes@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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