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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우 고은성

분장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는 고은성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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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어떤 로미오로 변신했을지, 그가 하고 싶다는 작품들을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지 함께 확인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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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2016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최근 3년간 그의 작품은 연극은 물론 오페라, 발레, 뮤지컬 등 수많은 장르로 변주되며 그 어느 때보다 빈번하게 세계의 무대에 올랐습니다. 국내 공연계도 마찬가지였는데요. 특히 12월에는 창작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 무대에 올라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40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러브스토리인 데다, 이미 프랑스에서 제작된 동명의 뮤지컬이 큰 사랑을 받은지라 국내 창작진이 원작의 깊은 감동과 함께 새로운 재미가 있는 무대를 만들어냈을지 궁금한데요. 특히 이 작품에 올해 <위키드>에서 피에로로 폭넓은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린 뒤, 다시 <인터뷰>의 맷 시니어로 폭넓은 연기 섭렵, ‘팬텀싱어’를 통해 숨은 끼까지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는 배우 고은성 씨가 참여한다기에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공연 연습과 방송 준비로 바쁜지 인터뷰 일정을 잡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개막을 사흘 앞두고 공연장 인근 한 카페에서 고은성 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세상에 더 이상의 새로움은 없다고 생각해요.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롭게 만들면 얼마나 새롭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로미오와 줄리엣>이 탄생할 것 같아요.”

 

새로운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모두가 궁금할 겁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도대체 어떻게 바뀌었는지 말입니다.


“사실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두 사람이 얼마나 사랑하느냐보다는 이 사랑을 가로막는 것이 무엇이냐는 거잖아요. 그것이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인가, 두 남녀가 그 장애물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가 중요한데, 저희 작품에는 그런 소재들이 흥미롭게 다뤄지고 있고, 좋은 음악이 더해져서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작품 안에 있는 장애물, 장치들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되나요?


“스포일러일 수 있는데, 원작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같은 인간이지만 저희 작품에서는 종족 자체가 달라졌어요. 무언가를 초월하는 사랑이라서 조금 더 무조건적인 사랑이 되지 않을까. 사랑에 빠지는 데는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사랑하는 거잖아요. 저희 작품에서 로미오도 줄리엣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많은 일들을 저지르게 돼요.” 

 

여러 인격을 드러내야 했던 <인터뷰>에 이어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창작뮤지컬이라 배우로서도 꽤 힘들었을 텐데요.


“힘들기는 한데 창작 작품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위키드>는 라이선스라서 정해진 라인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법칙 같은 게 있었다면 창작은 좀 더 자유롭거든요. 특히 <인터뷰>는 힘들었지만 굉장히 재밌었어요. 제 이미지는 <위키드>의 피에로와 더 맞지만, 개인적인 성향은 일반적이지 않은 편이라 <인터뷰> 같은 캐릭터를 만나면 에너지가 더 발휘되는 것 같아요.”

 

그러게요,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는 순한 소년 같은데 ‘베이글남’이라고 할까요? 체격은 소년이 아니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성격도 순할 것 같지는 않네요(웃음).  


“요즘 ‘베이글남’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는데, <위키드> 때 몸을 한창 키우다 <인터뷰>에서는 작가지망생이 팔뚝이 너무 두껍다고 해서 줄였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다시 건장함을 주문하셔서 물 만난 듯이 운동하고 있죠. 몸이 거의 돌연변이예요(웃음). 배우는 좋은 연기와 노래, 보이스를 전해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모도 캐릭터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격이 순하지는 않아요. 물론 제 안에 그런 면도 있겠지만 제 주관은 있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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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뮤지컬 무대에서 대사로서 노래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준과 평가가 있어서 힘들 것 같습니다.


“공연과 병행하는 것도 힘들고, 경연을 하는 것 자체가 저와는 안 맞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방송 출연을 사양했어요. 그런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 불어 버전을 우리나라 남자 중에서는 제가 가장 많이 들어보지 않았을까. 18살 때부터 10년 정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원곡이 가진 느낌은 다른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은 있었어요. 물론 그렇게 많이 노출되는 자리에서 노래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어요. ‘팬텀싱어’에서는 3~4분 안에 노래로만 모든 걸 보여줘야 하니까 같은 노래지만 뮤지컬 무대와는 느낌도 다르고요.”

 

방송 참여 이후 달라진 게 있나요?


“제 안의 변화가 크죠. 그동안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영어 노래를 많이 듣고 즐겨 불렀어요. 그냥 좋아서 계속 찾아 듣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 외국어를 배우기도 하고요. 그런데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상이는 이런 걸 높게 평가해줘서 <탄산소년단> 콘서트 때 잘 모르는데도 기타 쳐주고 같이 노래해줬지만, 요즘은 서로 공연하느라 바쁘고요. 그런데 ‘팬텀싱어’에 저 같은 사람들이 다 모였더라고요.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Aimer’를 얘기하면 바로 부를 정도니까요. 그렇게 즐기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노래를 준비하고 부르는 순간이 정말 재밌어요.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의 독특한 취미가 도움이 되는 게 어떤 노래를 선택하든 수월하고요.”

 

그러고 보면 고은성 씨에게는 많은 도전과 변화가 있었던 한 해가 아닐까 하는데, 2016년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재밌었어요. 재미없었던 순간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재밌을 것 같고요. ‘팬텀싱어’ 최종에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어떻게 되든 좋아요. 요즘에는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눈을 감을 때까지 소리에 미쳐 있거든요. 계속 고민하느라 잠이 잘 안 올 정도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달라져 있더라고요. 배우로서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고요. 어쨌든 저희는 무언가를 준비해서 보여드리는 직업이니까요.”

 

뮤지컬배우가 원래 꿈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당연히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 캐릭터도 있겠죠?


“일단 <노트르담 드 파리>의 그랭구와르 하고 싶어요.”

 

콰지모도 아니고요? <노트르담 드 파리>만 하면 되나요(웃음)?


“콰지모도는 욕심 없습니다(웃음). 하고 싶은 거 많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나중에 <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 <헤드윅>도 하고 싶고. 코믹연기, 여자연기 잘하거든요. <헤드윅> 때는 근육을 더 키워서 할 거예요. <머더발라드>의 탐도 하고 싶어요. 라민 카림루를 좋아하는데 최근에 웨스트엔드에서 탐을 했더라고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그 사람 뒤를 따라가기 위해서예요.”

 

배우로서 보면 이제 출발해서 막 뛰기 시작한 셈이잖아요. 많은 도전과 성취가 있었고, 또 더 많은 것을 꿈꿀 수 있는 시기인데, 앞으로 어떤 배우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나요?


“뛰기 시작한 지 5년이 됐고 그동안 열심히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출발선에 서기 위해 훈련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질리지 않는 배우, 매력 있는 배우, 돈이 아깝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희는 순간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순간을 가장 값지게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끊임없이 발전해야겠죠.”

 

마음껏 노래하고 연기하고... 2016년에는 재미없었던 순간이 없었다고 하니 고은성 씨는 올 한 해를 가장 알차고 행복하게 보낸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이 순간들이 2017년에는 또 새로운 길과 닿을 테고요. 얼굴이 밋밋해서 오히려 분장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는 고은성 씨. 창작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어떤 로미오로 변신했을지, 그가 하고 싶다는 작품들을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지 함께 확인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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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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