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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스러운 삐에로가 사는 곳– 음악극 <클라운 타운>

감성동화 <클라운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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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안의 쇼 형식으로, 클라운들은 돌아가며 춤을 추고, 마술쇼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흥을 돋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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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불이 켜지면 빨간 코를 매단 사람들이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난다. 빨간 코를 달고 과장 된행동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그들의 얼굴은 익숙하지만, 그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정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진한 화장에 빨간 코를 달고 연기하는 그들의 이름은 ‘클라운’. 서커스 공연을 하기 전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하고 공연을 유연하게 만드는 이들을 뜻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광대나 삐에로 역시 클라운들이다. 음악극 <클라운 타운>은 그동안 얘기된 적 없는 클라운들의 진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클라운 타운>에 등장하는 클라운들은 한 마을에 모두 함께 모여 산다. 촌장 빠빠의 보호아래 클라운들은 달의 여신 루나를 숭배하며, 바깥 세상과는 단절된 채 그들만의 삶을 꾸려나간다. 빠빠는 클라운들이 바깥 세상으로 나가려는 것을 경계하고 막으려 하지만 어린 클라운 미미는 클라운 울타리 너머 세상을 궁금해한다. 더 큰 무대에서 공연하기를 꿈꾸며, 늘 지붕 위에 올라가던 미미는 결국 클라운 타운을 탈출한다.

 

어린 클라운들이 클라운 타운을 탈출하고, 어딘가 의심스러운 서커스 단장 말볼리오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된다. 말볼리오는 세상 물정 모르는 클라운들을 착취하고 괴롭히며 자신만의 울타리 안에 가둬 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클라운들은 자신들이 살던 클라운 타운을 그리워하게 되고, 클라운 타운을 향해 고된 여정을 시작한다.

 

<클라운 타운>은 극단 벼랑끝날다에서 직접 창작한 작품으로, 단원들은 모두 진짜 클라운들처럼 마임, 마술, 등의 여러 재주를 선보인다. 쇼 안의 쇼 형식으로, 클라운들은 돌아가며 춤을 추고, 마술쇼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흥을 돋군다. 하지만 그 쇼 안의 쇼가 어딘가 어설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완전히 클라운 쇼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가 촘촘히 짜여 있는 것도 아니라 극이 느슨하게 늘어진다. 쇼가 조금 더 매끄러웠다면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작품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에서 그리는 메시지도 모호하다. 바깥 세상에서 예상치 못한 시련을 겪은 클라운들이, 결국 클라운 타운으로 돌아오는 단순한 서사 구조는 어딘가 뻔하고 교훈적이다. 작품에서 담아낸 클라운 타운의 이미지는 폐쇄적이고, 답답한 공간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데, 유난히 클라운 타운을 부각시키는 명분이 부족하다. 어린 클라운들의 모험과 도전정신이 단순히 위험한 일로 치부시키는 느낌도 아쉬움을 남긴다. 왜 그들이 클라운 타운 바깥 세상을 동경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돌아오게 되었는지, 그들이 돌아오게 된 클라운 타운은 대체 어떤 의미를 지닌 곳인지 깊은 사유가 부족하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클라운들의 이야기에, 창작 작품이라 몇 가지 아쉽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빛나는 건 음악이다. 특히 달의 여신 루나로 등장하는 배우의 목소리와 클라운들이 다 함께 부르는 노래가 극의 분위기를 유연하게 이끌어준다.

 

새로운 형식과 시도가 돋보이는 음악극 <클라운 타운>은 12월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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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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