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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점 워터스톤스의 위기 탈출

디지털 시대 출판·콘텐츠 산업의 미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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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당시 워터스톤스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었다. 경기 불황과 온라인 서점에 밀려 시내 중심가의 각 매장은 막대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었다. 산업 전체적으로 소매업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큐레이션을 통한 추천은 비단 출판 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이를 바탕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1만 여개의 패션 브랜드를 모아놓은 사이트인 리스트(Lyst), 이탈리아 전자상거래의 스타로 등극한 육스(Yoox), 출시 후 18개월 만에 매월 250만 명의 사용자에게 신제품 소식을 전하고 있는 프로덕트 헌트(Product Hunt) 등 수많은 스타트업이 큐레이션을 사업전략으로 성공하고 있다.


나는 영국 최대의 서점 체인 워터스톤스(Waterstone’s)의 최고경영자 제임스 도운트(James Daunt)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2010년 당시 워터스톤스는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었다. 경기 불황과 온라인 서점에 밀려 시내 중심가의 각 매장은 막대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었다. 산업 전체적으로 소매업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낮은 가격과 각종 할인점, 인터넷의 공세 때문이었다. 도서 판매 시장은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했다. 아마존이 도서 판매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워낙에도 이윤이 적었던 곳이라 워터스톤스는 살아남기 위해 거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업계의 불황은 영국 출판계는 물론 작가, 독자 모두에게 하나의 재앙으로 다가왔다.


2011년 러시아 재벌에게 넘어간 후 워터스톤스는 도운트가 운영을 맡게 됐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서점 체인을 운영하던 인물이었다. 이후 도운트는 회사의 기본 전략을 다시 수립해 서점의 각 부분을 하나씩 바꿔나갔다. 그는 책의 규모나 가격에 있어서는 결코 아마존과 경쟁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개별적으로 책을 선별하라


고민 끝에 도운트는 워터스톤스가 가진 기존의 강점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먼저 특별한 기준 없이 책을 선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한 뒤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모든 책은 이 같은 검토 과정을 거쳐 진열됐고, 선별 규모 및 배치 방식은 트렌드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조정됐다. 또 예전에는 출판사 직원에게 일정 수수료를 주고 책의 선택을 맡겼다면 이제는 전문 인력을 별도로 고용했다. 또 모든 직원에게 책을 선택하고 진열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이후 개별적인 선별 방식이 보편화되면서 대량 구매 방식은 점차 줄어들었다. 필요 재고량은 이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보다 정확한 선별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매장 직원은 수동적으로 주문을 받는 위치에서 책임감을 가진 큐레이터로 변화됐다. 출판사 직원을 통해 책을 선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따라서 이제는 매장 직원이 서점 전면에 등장하게 됐다) 서점을 보다 흥미로운 곳으로 만들고 전문가의 판단을 근거로 선별하는 작업 방식을 택한 것. 이것이 바로 워터스톤스가 아마존 킨들 등장 이후 25퍼센트의 매출 급락 상황을 극복한 비결이다.


다시 말해, 전문 인력을 통한 큐레이션 작업 및 판매 활동, 발길을 끄는 서점 환경, 내가 원하는 책을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 이 세 가지를 조화롭게 적용함으로써 워터스톤스는 디지털 시대의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는 결국 공급과 집중이 중시되는 산업화 선택 모델에서 오프라인 매장과 직원들의 다양성과 전문성이 중시되는 큐레이션 선택 모델로 이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도운트는 임원 회의에서 판매 및 수익이 상당 수준 회복됐다 보고했다. 사업 역시 안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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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추천이 경쟁력


이것은 다시 한번 기계식 및 수동식 큐레이션 방식의 복잡 미묘한 관계를 설명해준다. 아마존은 알고리즘 추천 방식의 토대를 다졌다. 하지만 몇 년 후 워터스톤스는 다시금 전문 인력이 직접 선별하는 수동 방식을 이용해 사업 영역을 구축했다. 매우 열정적인 매장 직원들을 주축으로 명시적 큐레이션 및 고강도 큐레이션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아마존에 대항해 틈새시장을 뚫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마존은 당일 택배 서비스, 도심 사물함을 이용해 퇴근 후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든 보관 서비스, 택배 드론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며 아마존이 제공하는 물리적 편리함에 대해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 소비자는 워터스톤스의 큐레이션 역량과 이것을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


큐레이션 분야는 웹에서 성장했지만 그 효과는 이제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심지어 아마존조차 지난 2015년 말 시애틀에 오프라인 형태의 서점 아마존 북스(Amazon Books)를 내며 온?오프라인 방식의 균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마존은 앞으로 수백 곳에 이 같은 오프라인 서점 출점 계획을 갖고 있다.


 

 

큐레이션마이클 바스카 저/최윤영 역 | 예문아카이브
큐레이션은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덜어내는' 힘이자, '선별과 배치를 통해 시장이 원하는 것만 가려내는' 기술이다. 큐레이션은 이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사용되는 의미를 넘어서서, 패션과 인터넷을 비롯해 금융ㆍ유통ㆍ여행ㆍ음악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트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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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마이클 바스카

경제학 연구자, 작가, 저널리스트이자 디지털 퍼블리싱 콘텐츠 기업 카넬로(Canelo)의 발행인. 옥스퍼드 브룩스 국제 센터(Oxford Brookes International Centre) 연구원으로 영국문화원 ‘미래를 이끄는 젊은 창조 기업가’로 선정됐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여하는 ‘깁스상(Gibbs Prize)’을 받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디지털 시대 콘텐츠 산업의 미래와 해법을 다룬 《콘텐츠 머신(The Content Machine)》 이 있다.

큐레이션

<마이클 바스카> 저/<최윤영> 역16,2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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