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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독자] 정지혜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달의 독자
정지혜 사적인서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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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가 한 달에 한 명의 독자를 만납니다. 기준은 따로 없고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네 번째 독자는 홍대 입구에 ‘사적인서점’을 연 정지혜 북디렉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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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29세)
북디렉터, 사적인서점 대표


북디렉터란 어떤 직업인가?


북디렉터라는 명칭은 스스로 붙인 것인데 창업 대신 창직을 한 셈이다. 작게는 어반라이크 독서회나 어쩌다 가게 ‘책맥토크’ 같은 저자와의 만남 행사 진행부터, 크게는 어쩌다 가게@망원 책방 B LOUNGE 같은 신간 서점을 만드는 일까지, 책과 사람의 만남을 만드는 다양한 일을 한다.

 

최근 홍대 앞에 ‘사적인서점’을 열었다. 일반 서점과는 달라 보인다.


홍대에 있는 서점 ‘땡스북스’에서 일하는 동안 손님뿐만 아니라 거래처 직원 분들이 오셔서 재밌게 읽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곤 했다. 내가 읽고 권해준 책들은 믿고 읽을 수 있다는 말이 나에겐 큰 보람이었다. 개인 SNS에 독서 기록을 남기고 있는데, 종종 반가운 댓글이 달렸다. 평소 책과 거리가 멀었는데 내 글을 통해 조금씩 책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좋더라. 그러다 보니 내 공간에서 손님들과 직접 소통하며 책의 재미를 전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사적인서점’은 책과 상담을 결합한 공간이다.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고객에게 알맞은 책 한 권을 선물하는 것이다. 우선 예약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적인서점’ 또는 ‘sajeokinbookshop’을 검색하면 소통할 수 있다.

 

평소 어떤 책(장르, 소재 등)을 즐겨 읽나?

 

소설과 에세이를 많이 읽지만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땡스북스에서 일할 땐 문화적 취향을 공유하는 20~30대 독자들을 대상으로 책을 소개하다 보니, 내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책을 좁고 깊게 읽었다. 이후 서울혁신파크 안에 위치한 비파크의 야외도서관 운영을 맡게 되면서, 책을 다루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이곳에선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책을 소개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 책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을지 궁리하는 지금이 괴로우면서도 즐겁다. 이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내가 읽지 않았을 좋은 책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언제 읽는 책이 가장 좋나?

 

잠들기 전까지 침대에 누워 읽는 책도 좋지만, 여유로운 오전의 침대맡 독서가 가장 좋다. 나의 아침은 보통의 직장인들에 비해 여유로운 편이라 이부자리도 정리하지 않은 채로 침대에 누워, 어젯밤 읽다 만 책을 다시 펴서 읽는다. 날씨와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놓고 자연빛 아래서 책을 읽는 아침. 매일 누려도 지겹지 않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책을 더 즐길까요?


내게 서점 교과서나 다름 없는 책 『서점은 죽지 않는다』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정열을 버리지 못하고 시작하게 된 작은 책방. 그런 서점이 전국에 1천 곳 생긴다면 세상은 바뀔 수도 있다.” 땡스북스, 북바이북, 위트 앤 시니컬처럼 책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어주는 책방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큐레이션으로 독자에게 믿을 만한 책을 권해주고, 저자와 독자가 가까이 소통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그런 책방들 말이다.

 

<채널예스>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여행』이다. 분명 내가 쓴 여행기가 아닌데, 같은 장소를 여행한 것도 아닌데,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간지러워 참을 수 없었다. ‘여행’이란 단어를 이토록 섬세하고 따뜻하고 정직하게 표현한 책을 나는 이제껏 읽어본 적이 없다.

 

사심을 담아 추천하는 두 번째 책은 내가 쓴 ‘미시마샤 책방 탐방기’가 실린『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다. 교토에 위치한 미시마샤 책방은 한국과 일본을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서점으로, '어떻게 해야 팔릴까’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독자가 기뻐할까’를 고민하는 명랑한 출판사 미시마샤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미시마샤의 창업부터 5년간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지만, 이 책의 독자를 출판사에서 일하는 분들로 한정 짓고 싶지 않다. 거창한 이상보다 매일의 즐거움을 쫓는 미시마샤의 이야기는 출판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을 테니까. 이 책의 일본어판 제목은 『계획과 무계획 사이』다. 무언가 시작하는 것을 머뭇거리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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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여행 김민철 저 | 북라이프
전작《모든 요일의 기록》을 통해 일상에서 아이디어의 씨앗을 키워가는 카피라이터만의 시각을 담백하고 진실된 문장으로 보여준 저자 김민철은《모든 요일의 여행》에서 ‘기록하는 여행자’가 되어 자기만의 여행을 직조해가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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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출판사 분투기 미시마 쿠니히로 저/윤희연 역 | 갈라파고스
사무실을 찾고, 사람을 구하고, 책을 내고, 자금이 간당간당해지기도 하고, 서점과 거래를 트기 위해 교섭하고, 창고를 찾는 등의 과정이 담긴 이 책은 출판사를 경영해본 사람은 공감할 것이고, 무언가를 시작해보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용기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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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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